he...

 

 

햇살이 따가운 여름,
너는 지금 내 옆에 있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막 웃고있네.
웃는 모습이 오랜만인거 같아서
가슴이 좀 저릿하다.
더 자주, 많이 웃게 해줘야 되는데…

니 옆모습을 보면서 생각하니까
문득 아득해진다.
그 때, 그냥 포기했으면
우린 지금 어떻게 됐을까?
친구의 옛사랑,
동생의 짝사랑.
그렇게 건너고 건너서
서로 아는 사이로,
그냥 그렇게 남아있을까?

그 때,
너무 복잡하게 얽힌 우릴 보면서
'아무래도.. 우린 인연이 아닌가보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도 많이 썼는데...

하긴, 그 때 그렇게 포기했어도,
우린 지금 어찌 어찌해서 만나게 됐을거야.
인연은 복잡한 만큼,
또 그만큼 질기다는걸 이젠 알게 됐으니까...

나 때문에 이 세상에 미안한 사람,
불편한 사람이 더 많아진 너.
그래서 아직은 가끔만 웃는 너.
오늘 너를 보면서 난 생각해.
너를 웃게 해주려는 욕심때문에,
난 당분간 슬플 겨를도 없을거 같다고…
내 앞에서.. 많이 웃어줘.

 


she...

 


아이스크림이 한 방울 녹아흐를 때.
휴지를 꺼내려 가방을 찾아들면,
넌 어느새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고 있지.
쓱쓱..
내 손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아주는 너.

구름에서 나온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면
너는 어느 새 들고 있던 신문으로
내 눈 앞에 그늘을 만들고,
그리곤 정말 심각한 듯이 말하지.
"이런 날씨엔 썬크림 안 바르면 피부가 금방 팍 늙어버린대."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물며,
행복이 이런 맛일까 생각해.
이런 너를, 내가 그냥 놓으려고 했었구나…
앞으론 니 말만 들어야지.
내가 인연이 아니라 했을 때,
너는 그럴리 없다고 했으니까_
니 말이 맞았으니까.
앞으로 내 생각은 믿지도 말아야지.
니 말만 들어야지.

난 또 생각해.
아이스크림이 아무리 빨리 녹아 내려도,
이 여름에 햇살이 아무리 따가워도,
나는 니 사랑때문에 당분간은 늙지도 않을거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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