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
지금 너한테 내가..
내가 아주 조금이라도 남아있긴 할까?
더없이 명랑해보이는 널 보면서..
난 요즘 내 마음을 어떻게 길들여야 할지 몰라서..
혼자 많이 당황스러워.
니 웃음 소리가 귀에 거슬리고..
니 가벼운 발소리가 못견디게 밉더라고..
일부러 더 그러는 거겠지..
나를 의식해서 그런 거겠지..
여러번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도 써봤지만
곧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젓게돼..
그런건 아닌것 같아..
..그렇지?
넌 정말 너무 열심히.. 잘 살고 있잖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헤어지던 날 그렇게 많은 눈물을 흘려놓고..
이러다 정신이라도 잃으면 어떡하나 걱정될 만큼..
그렇게 펑펑 울어놓고..
너 어쩜.. 이렇게 금방 괜찮을 수가 있니?
한때 우리가 세상을 나누는 방법은 아주 간단한 이분법이었어..
너와 나...
그리고 다른 모든이들...
하지만 이젠..
너...
나...
그리고 다른 사람들...
갑자기 달라진 세상앞에서..
난 너무 어지럽다...
그 ♀...
니가 보낸 편지를 읽고 내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넌 어떤 표정을 보일까?
이런 편지를 쓴 저의가 뭐니?
그래.. 저의라고 말했어..
넌 무얼 바라고 이 편지를 쓴거니?
나는 니가 본대로 잘 지내고 있어..
큰소리로 웃을때..
사무실 안을 뛰어다닐때..
너를 완전히 의식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행동들이 다 연기인 것도 아니지..
나는.. 괜찮을 수 밖에 없어..
나는 니 말대로 많이 울었거든..
그런데.. 내가 니 앞에서 그렇게 눈물을 쏟는 동안..
너는 뭘 했었니?
너는 그 시간도 지겨워했잖아..
우는 나를 지겹게 쳐다보면서..
빨리 이 의식이 끝났으면.. 빨리 집에 갔으면..
나는 그런 널 보면서..
더이상 우리가 한편이길 포기했었어..
그러니 나는 괜찮을 수 밖에..
니가 괜찮지 않은건..
니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괜찮아지고 싶으면 너도 울어..
헤어지고야 더 아름다워지는 사랑..
니가 바라는게 그런거였다면..
지금이라도 포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