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 The Fa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런 판타지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던가? 난생 처음이다. 이런 영화를 경험해보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더 폴]은 절대적인 대상으로서 다른 무엇과 비교 불가능한 영역에 이제 막 놓인 것과 같다.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표현하는 시각적인 이미지라는 것이 영화적으로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것인지를 이 영화처럼 뛰어난 영상미로 구현한 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특출나다. 많은 영화에서 아름답고 빼어난 자연풍광들을 접해 왔건만 아무리 뛰어났다 해도 단연코 [더 폴]정도는 못된다. 

CG 없는 판타지 영화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여기 CG 없는 판타지 영화가 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영화에 대한 정보를 좀더 찾아보면서 영화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특히 '타셈 싱'이란 감독과 제작과정에 대해서 말이다. 혀를 내두를 만한 열정과 고집으로 혁신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미리 알고 있었기에 기대치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실망도 없었다. 사뭇 높은 기대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면면에서 만족으로 가슴을 채워주었다. 다만 스크린으로 보지 못한 것이 마냥 후회스러울 뿐이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통해서 '이야기' 그 자체의 매력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사실과 허구, 현실과 환상, 상처와 치유가 모두 이야기 안에 담겨 있다. 분명한 경계를 넘나들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의 흐름에 마음이 움직인다.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가 처한 지금의 상황은 그야말로 불행과 절망적이다. 몸을 다쳤고 실연도 당한 탓에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따분한 병원생활 속에서 귀엽고 천진한 어린소녀 알렉산드리아를 알게 되고 로이는 자신이 지은 이야기를 조금씩 들려준다. 이야기를 해주게 된 속셈은 따로 있었지만 말이다.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시각적인 '미적 체험'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시선을 압도하는 선명하고 강렬한 풍광들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런 말도 안되는 그림 같은 곳이 실재하다니. 구경한 것만으로 다행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니까.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보면 알게 된다. 이것이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독창적인 새로운 영상 측면에서 완성도 높은 영화라 생각한다.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가 주는 마력을 느끼실 수 있으실 터.  

내 감정과 정서가 반영되는 내 이야기이지만 내 입에서 음성이 되어 떠난 순간, 창작된 이야기는 혼자만의 소유가 될 수 없는 운명에 처한다. 누군가가 이미 귀담아들었다면 말이다. 그렇기에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리라. 감각적인 볼거리와 따뜻함이 공존하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론 편들어주고 싶은 영화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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