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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 버몬트 숲속에서 만난 비밀의 화원 ㅣ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엔 미처 몰랐다. 자연이 아름다운 사실을 말이다. 자연을 보면서 깊은 감동과 감격에 젖어본 기억이 별로 없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위대함은 어떤 미사여구로도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을. 그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정답이겠지.
타샤 튜더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거의 없었지만 이 책으로 인해 가장 많이 그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동화작가, 삽화가 못지않게 원예가로도 명성이 높다는 것을 입증하듯 그녀의 삶은 정원을 가꾸는 생활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하루하루 꽃과 나무를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그녀. 오랜 시간을 함께 나누며 사랑하는 대상들로 인해 얻은 소박한 즐거움을 맛보는 삶의 충만감을, 그녀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에 실린 타샤의 정원 사진들을 구경하며 진실한 풍요로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그곳에 있었다.
솔직히 30만 평이란 크기가 사실 얼마나 큰지도 가늠되지 않지만 그 거대한 공간 어느 한 곳도 타샤의 정성과 생각이 미치지 않은 곳은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 시간이 멈춘 듯 고풍스런 옛모습을 복원하여 간직한 타샤의 여러 부분들이 부러웠다. 자연주의를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허황되고 거창한 것에 시선을 빼앗겨 자연이 주는 작지만 큰 에너지를 느끼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현대인들도 많겠지. 이름 모를 꽃과 나무의 싱그러움에 마음의 안정감을 누리게 하고, 계절이 변함에 따라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생동하는 자연의 생생함을 보여주었다.
더 좋은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 배우기에 힘쓰고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는 태도는 본받을 만하고 생각한다. 타샤 튜더가 꽃과 나무를 얼마나 진심으로 아끼며 사랑하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를 표현한, 자신을 말해주는 대상을 발견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잔잔하고 차분하게 자연을 예찬한다. 그리고 그녀처럼 깊고 오래된 흔들리지 않는 애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