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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과학 SE (2disc) - 일반케이스
미셸 공드리 감독,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전 작품이었던 '이터널 선샤인'을 정말 좋아하기에 감독이 연출한 새로운 작품인 '수면의 과학'도 보고싶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감상에 임했다. 이번엔 각본까지 쓰셨군. 작품은 작가를 드러내는 법. 자연스레 감독 자신의 모습이 많이 투영된 듯하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색다른 영상을 보는 재미가 있다. 여러 형식이 혼재된 영상의 기발함이 인상깊었다. 자고로 상상이 남달라야 이런 영화를 쓰거나 찍는 게 가능할 것 같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소년의 모습을 버리지 못한, 스테판이 옆집에 사는 스테파니에 대한 사랑을 키우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수면을 하면 꿈이라는 매체를 경험하게 된다. 꿈은 거창하지가 않다. 지나간 기억들, 맘에 들지 않는 현실들,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커다란 한 공간 안에서 자리한 채 결코 알 수 없는 방법으로 꿈을 움직인다. 꿈은 어떻게 움직이는 것일까. 사뭇 궁금해진다. 스테판이 현실과 꿈 사이를 들락날락 거리는 모습이나 이야기가 현실과 꿈을 교모하게 잇는 방식이나 화면의 전환을 보는 재미가 이 영화에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 귀여운 상상력이 만든 스테판의 발명품들은 기실 감독의 발명품일 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가지고 있는 소년의 이미지와 배역이 잘 어울렸다. 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붕 떠있는 모습을 한 유약한 소년 스테판과 스테파니는 어떤 관계로 발전되었을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스테판의 꿈속에서는 스테판과 스테파니는 함께한 행복한 모습이다. 우회적으로 해피엔딩을 암시하고 있는 듯 했지만, 꿈이 아무리 현실처럼 느껴졌다 하더라도 꿈은 여전히 꿈일 뿐이다. 잠이 깨면 꿈은 사라지는 법 아닌가. 개인적으로 로맨스에 몰입 보다는 독특한 영상 기법에 더 깊은 인상을 받으며 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