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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마크 로렌스 감독, 드류 배리모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80년대 잘나갔던 '팝'의 멤버였던 알렉스. 과거의 그는.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한결같이 지속되는 인기란 없는 법이고, 여전히 다행스럽게도 알렉스는 노래는 부르며 지낸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인기있는 그때의 가수는 아니라는 점과 그래도 삶은 계속되기에 행사 뛰는 가수가 되었다는 처지 정도? 그러던 그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더없이 좋은 재기의 기회가 찾아오고, 무슨 일이 있어도 노래 한 곡을 만들어야 한다. 작곡도 손에서 놓은 지가 오래라, 시작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기회가 기회인지라 포기가 되는 것도 아니고. 또 작사는 어떻게 하나. 도움의 손길이 간절할 때, 화분에 물 주러 온 소피의 입에서 자연스레 툭 뱉어놓은 말은 모두 노랫말이 될 법하다.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 두 사람의 출연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고픈 마음을 생기게 했다.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휴 그랜트는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골반을 이용한 엉덩이 튕김질은 보는 이를 피식 웃게 만든다. 재밌고 신난 노래도 좋았고, 노래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인지라 대부분의 노래가 좋은 편이다. 당연 주제곡도 좋았고. (이제는 너무 많이 들어서 조금 지겨워졌지만.) 알렉스와 소피의 사랑은 노래가 만들어지는 시기와 동일하다. 노래가 만들어지면서 사랑이 시작되고, 노래가 완성되면 사랑도 완성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전형적이고 예상 가능하지만 그래도 직접 보면 실망보다는 재밌었다고 말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결말을 안다고 해서 재미없는 영화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은 부당하다.

티격태격 했지만 오해는 풀리고 결국은 사랑에 이르는 두 사람의 과정이나 노래를 만들면서 부딪치게 되는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좋은 노래 한 곡이 탄생되기까지. 완성이란 끝이 있다는 변치 않는 사실이 있기에 그런 것들이 있어도 될 만한 것이 되는 것은 아닐까. 배우가 직접 노래를 불러서 OST가 더 사랑받는 이유도 있겠지만, 주제곡은 정말 노래 자체의 멜로디나 가사가 괜찮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몰이를 했었던 것 같다. 휴 그랜트를 괜찮게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괜찮게 보실 영화. 그의 씰룩거리며 흔들어대는 둔부의 움직임은 다시 생각해봐도 재밌고 퍽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