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 티타의 사랑과 요리에 대한 열정을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은 다른 이야기들과 비슷한 듯하지만 겹치지 않는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다른 이야기들이 탄생한다. 같은 것을 보고 이야기하지만 다를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 다른 문화권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책은 종종 색다름을 주곤 한다.

주인공 티타의 이야기.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이상한 전통으로 인해 어머니를 책임져야 하는 막내딸 티타는 결혼할 수 없는 몸이다. 허나 운명은 티타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페드로와 사랑에 빠지는 티타. 느끼는 감정을 음식을 빗대서 묘사하는 면이 간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인상깊었다. 그래도 가장 깊게 공감가고 기억에 남는 내용이라면 단연 '성냥갑' 이야기다. 영혼을 살찌우는 자신만의 불꽃. 글을 읽으면서 내 가슴속, 불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영혼이 흔들릴 만큼 깊숙히 내재된 자신도 모르던 열정을 토하게 만드는 그 무엇을 꼭 만나야한다. 너무 늦지않게 말이다. 티타의 사랑과 요리는 경계가 없는 것 같다. 같지만 다르게 표현될 뿐. 그녀의 전부는 사랑을 닮은 요리, 요리를 닮은 사랑이었다.

읽을 때는 좋게 읽었는데 글로 쓰려니까 저주받은 표현력, 이게 문제다. 이상하리만치 머릿속이 깨끗하다. 쓸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마음이 콩밭에 있어서 그런지 원.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생각한 만큼 기대한 만큼 재미있게 본 소설이다. 영화는 별로 안 궁금하다. 원작을 능가하는 영화는 드문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