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영화> 로저 에버트 지음, 최보은·윤철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각권 20,000원

<씨네21>에 실렸던 기사를 빌리자면 로저 에버트는 “대한민국 영화담당 기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참고하는 외국 평론가”다. 영화담당 시절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난해한 문장을 구사하는 다른 매체에 비해 그의 글이 상대적으로 ‘쉬운’ 영어라는 게 이유 가운데 하나. 하지만 진짜 에버트의 매력은 명료하고 일반관객보다 딱 반 걸음 정도 앞서가는 감각이다. 할리우드 영화계에 정착한 ‘두 엄지손가락을 올린다’는 표현(Two Thumbs Up)은 에버트가 진 시스켈과 함께 1975년부터 진행한 TV 프로그램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1997년부터 에버트가 <시카고 선 타임스>에 격재로 연재한 시리즈 가운데 100편을 골라 엮었다. 2003년 나왔던 번역본에선 빠져있던 작품 10편도 새로 담겼다. 로베르 브레송,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부터 <스타워즈>, 까지 그가 ‘주관적’으로 고른 작품 가운데는, 절반 가까이가 흑백영화인 데다 제목도 생소한 작품도 있다. 하지만 장담한다. 영화내용에 더해진 풍부한 제작현장의 뒷이야기까지 읽다보면 당신은 분명, 이 영화들이 보고싶어 견디지 못하리라.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181096.htm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