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SE (dts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송해성 감독, 이나영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우행시 원작 소설은 예전에 읽었던지라 내용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논 지가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퇴색할 즈음. 영화로 우행시가 만들어진다는 기사를 보고 일단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주인공은 누가 맡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일단 주인공들이 화려하다. 강동원 그리고 이나영. 비주얼로 먹고 들어가는 길쭉길쭉한 잘난 외모의 소유자들의 만남이라니. 일단 시선은 확실히 잡아둔다.

살인죄로 언제 죽게 될 지 모르는 가난하고 불우하게 살아온 윤수라는 젊은 사형수와 겉모습으로 보면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부유하고 화려하게 보이는 여자지만, 세 번의 거듭된 자살을 실패하고 살아 남은 유정이라는 인물이 있다. 두 사람은 많이 다르지만 또 많이 닮은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다. 목요일 교도소 만남의 방에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10시부터 1시까지 '진짜' 이야기를 한 사람들이 서로의 맘 속에 깊히 숨겨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하며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마음의 빗장은 어느새 다 풀려버리고 사라져버렸는데 행복한 시간은 항상 짧기만 하다.

소설은 소설대로 마음의 여운을 안겨 주었고, 영화는 영화대로 이미지로 가슴에 남았다. 영화가 소설과는 달리 주로 윤수와 유정 두 인물에게 포커스를 맞추었다는 점은 이해가 되면서도, 그래도 사형제 폐지에 관한 문제를 더 비중있게 다루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윤수는 남의 죄까지 다 뒤집어썼으니 사형를 당한 것은 당연히 억울한 법 집행이었지만, 정말로 사형제도에 대한 폐지를 논하려면 진짜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나, 사형이란 제도를 사용하지 않고 남을 죽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사형이란 제도는 어렵다. 없애야 하는 제도인지, 그래도 사회를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인지.

천천히 흘러가던 영화는 마지막에 한 번 울컥하게 해주었다. 울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눈물은 그렁그렁. 우행시 좋았다.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 만남의 시간은 짧았지만 서로에게 행복했던 두 남녀의 이야기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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