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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일 주일 - 제9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전수찬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어느덧 일 주일은 정말 금새 읽히는 이야기였다. '불륜'이라는 식상한 소재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렇게 식상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여진다. 정말 '불륜'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작가가 밝혔듯이 이 소설은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기연씨는 기연씨대로, 준태는 준태대로 각각의 생활 속에서 소통의 문제로 인해 괴로워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는 소통의 문제는 없는 듯하다.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되는 서로의 존재일 테니.
도덕적인 잣대로 보자면 '불륜'은 안 되는 것이겠지만, 이야기가 말하고 있는 건 '불륜'이 아니다. 짧은 일 주일이라는 시간 동안에 벌어지는 일상적인 에피소드 속에 감취어진 소설이 말하는 바는 그리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문체의 밀도가 조금 떨어지는 면은 나도 읽으면서 느꼈는데 감상평에서도 그런 지적이 있었다. 너무 가볍기만 하면 그 안에 담긴 주제 의식이 흐려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안전하지 못한 거 같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표현은 내 취향과 어울렸다.
작가가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들고 나올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