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의 소설은 이번이 두 번째다. 뜻하지 않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종류의 글이랄까. 사실 이런 내용을 좋아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았었다. 어쨌든 "자살"을 말하고 있는 이야기이니까. 표면상으로는 자살도우미와 그의 고객이었던 두 명의 여성과 또 다른 두 명의 남자 K와 C가 나온다. 자살도우미 자살안내자인 작중화자가 참 신선했던 거 같다. 뭐, 지금에서야 뒤늦게 읽은 이야기라서 매우 뛰어난 획기적인 이야기라고는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소설이 태어난 1996년에 이 글을 보았다면 참 기발하고 독창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겠다. 소설이 시작과 끝에 회화가 등장하는데 <마라의 죽음>과<사르드나팔의 죽음>이라는 작품들이다.

두 작품 모두 죽음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다. 죽음의 역사. 역사 속의 죽음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끌어가고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면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고, 내 취양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이었는데도 작품이 진짜 말하는 바를 해설의 도움을 받아 다시 곱씹어 생각하면, 정말 쓰긴 잘 쓴 소설같다.

김영하의 글은 좀 차별성이 있는 거 같다. 책을 읽다보면, 비슷비슷한 글도 많은데 작가 특유의 날카로움을 발견했다고 할까. 조금 이해하기에 그리고 읽어내기에 버거운 부분도 몇몇 있었지만 작가로부터 새로운 시선을 빌어, 새롭게 '죽음' 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어떻게 보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죽음의 문제를 풀어간 작가의 서술의 힘, 설정이 독특한 작품이었으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