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 생태주의 작가 최성각의 독서잡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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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군데 게재한 글들을 묶어서 낸 글이다. 그래서인지 <달려라 냇물>에 실렸던 것들과 겹치는 부분도 더러 있다. 환경운동하는 사람답게 환경에 관한 책들이 많고, 그래서 지금 시대에 대한 안타까운 우려들도 많이 담겨있다. 특히, MB정부의 4대강에 대한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오죽할까!!   

그렇다고 환경에 대한 책의 서평만으로 꾸려져 있진 않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삶의 자세에 관한 책들도 많이 보인다. 그 스스로 책은 자신의 담요고 모닥불이고 때로는 몽둥이였다고 했듯, 위로도 되고 가슴을 따뜻하게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바르게 살도록 끊임없이 자극하는 책들에 관한 얘기들도 많다.  

환경운동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작가는 책을 사랑한다는 것이 삶을 사랑한다는 말에 다름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은 후나 읽기 전이나 달라짐이 없다면 읽지 않느니만 못하다'를 말처럼 책이 내 삶과 어떻게든 이어지길 나도 바란다. 책 한 권에 내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위인이 못되는 관계로, 이렇게 짬짬히 읽는 독서를 통해서라도 내 삶이 조금씩을 달라지길 기원한다.  

몇몇 읽고 싶은 책들에 책장을 접어두긴 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나를 운디드 니에 묻어주오>라는 책은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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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롭고 예민한 내 아이, 어떻게 키울까? - 민감한 아이를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아주 특별한 자녀교육법
일레인 아론 지음, 안진희 옮김, 김한규 감수 / 이마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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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다. 내가 고민하는 지점과 닿아있는 부분이어서였을 것이다. 작년에 놀이치료를 하면서 우리 아들이 민감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됐고, 목차를 보니 빡빡하게 들어차 있는 소제목들이 굉장히 실용적이면서 현실적인 제안일 것 같았다. 예상대로다. 저자도 민감한 사람이면서 민감한 아이들 두고 있기 때문에 끝없이 절절이 조언해주고 싶었을 것 같다. 500여 페이지가 되는 책을 보고 있자면 그 진심이 느껴질 정도다.   

민감성이라는 기질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아이의 행동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그 때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 작년에 받았던 놀이치료 선생님이 한 말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나는 더 확신이 생겼고 유용했다.  

올해로 호군은 어린이집 생활이 벌써 6년차. 4, 5세 경부터 선생님이 "제호는 여리고 좀 예민한 것 같아요" 라고 얘기할 때만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 기질의 차이를 고려해서 양육도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는 깊게 고민해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심지어 당시에 유행하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식의 '생각하기 의자'나 '타임아웃제'같은 것들도 해보곤 했는데 그 때만해도 나는 내가 감정적이지 않게 이성적으로  꽤 잘 양육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TV에서 보여준대로 단호하게 말하고, 그 뒤에는 애정어린 포옹과 사랑의 표현.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그런 방식이 여린 우리 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잘못된 예로. ^^ 

나랑 우리 호군는 약간 민감한 기질을 갖고 있는 것 같고, 아빠랑 둘째는 좀 덜한 듯 하다. 나도 호군도 작은 변화나 차이를 쉽게 알아채고, 영화나 음악이나 주변의 일들을 감정적으로 매우 깊이 느낀다. 이런 특성들은 공유하지만 내가 자신감에 차 있는 편이고,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편이고, 새로운 것들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면 호는 음악발표회같은 무대에서 울거나(2-4세), 놀란 표정으로 청중석을 보며 눈동자만 굴리고 서 있거나(5세), 심하게 긴장해있는 모습들(6세)을 보였다. 연습할 때는 제일 잘해서 중간에 떡 하니 세워줬다는데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그랬다. 장난감이나 과자를 고르래도 한참을 고민한다. 결국 내 입에서 "그냥 니가 좋아하는 거 고르면 되잖아. 빨리 좀 골라!"라고 소리지르게 만들만큼 한참 시간을 보낸다. 새로운 환경이나 새로운 것들에는 무척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처음 보는 음식을 덥석 맛보는 일은 좀처럼 없다. 이런 모습들은 날 답답하게 했고, 인내를 요구했는데 이런 특징들이 민감한 아이들의 전형적인 특성들이란다. 이런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처리하고 고려해야 할 정보의 내용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가 이런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엄마가 너무 힘들다면 이 책이 조금은 위로가 될 거고 또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방법도 가르쳐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 책의 모토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거다. "평범함을 뛰어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기꺼이 평범함을 뛰어넘어야한다." 순간순간 참기 힘들고 답답하겠지만 힘들게 여기지 않으련다. 사실, 민감하지 않다고해서 어찌 아이를 키우는게 쉽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반대로, 우리 아이를 민감하기만 한 아이라고 라벨붙이지도 않으련다. 그런 면에서도 이 책은 민감한 아이를 가진 부모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한번 읽어봄직하다.(이럴 경우엔 빌려서?^^)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아이에게 다가가려는 노력만으로도 나는 나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칭찬하는 중이다. 나도 민감한 편이라 쉬이 피로해지기 때문에 내게 해주는 이런 다독임도 아주 중요하다.   

*근데 본문에서는 내내 senstive, senstivity를 민감한, 민감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놓곤, 정작 제목에선 '예민한'이라고 번역한 이유는 멀까?   

예민하다: (형용사)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민감하다 : (형용사) 느낌이나 반응이 날카롭고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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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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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주문을 한 책이었다. 책을 같이 짓고 엮은 이에 대한 대한 믿음과 기대가 있기도 했지만, 그만큼 '진보집권'에 대해서 절실한 마음이었고 희망을 찾고 싶었다. 지난 2년은 정말 그지같아서 일상적인 짜증마저도 무감각해 질 지경이었으니까.  

사실 나는 두 개의 정당에 당원으로 소속되어 있다. 원래는 민노당원이었는데, 진보신당으로 쪼개겨나갈때 그냥 주저앉아 있었다. 당강령을 보면 진보신당 쪽으로 내 성향이 조금 더 기울긴 하지만, 사실 탈퇴하고 재가입하고 할 정도로 의욕적이진 않았다고나 할까. 그렇게 지지부진한 상태로 몇 년을 지내다가 작년에 지방선거를 하고 나서는 민노당을 탈퇴하고 진보신당에 가입하려고 했다. 노회찬을 지지하고 싶었달까, 미안함을 이렇게라도 갚아보려는 맘에서였을까. 아무튼 탈퇴든 가입이든 일단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더라도 팩스를 보내야 처리가 된다고 했다. 근데, 게을러터진 내가 탈퇴&가입 신청서를 인쇄해서는 그 즉시로 팩스로 처리했을리는 만무하고, 역시나 책상에 일 주일, 이 주일 뒹굴어 다니다가 그냥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웃긴 건 팩스를 안 보내니 탈퇴는 안 되던데, 가입은 되더라는 것. ^^ 그래서 어쩌다보니 두 정당에 가입해 있는 꼴이 됐다. 이런 모습이 왠지 줏대없는 사람처럼 보여 스스로도 좀 민망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렇게 나같은 사람에게는 민노당이든 진보신당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다. 그들에겐 하나로 갈 수 없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지언정 나에겐 그렇게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는다는 거다. 아니 그것보다는 연대해서 풀어야 할 숙제들이 훨씬 많이 보인거다. 비록 당원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 당비 내는 것으로 땡!인 그런 소극적인 당원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진보 쪽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러니 당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바라볼 이유가 있는 거다. 차이가 아닌 같은 점에 집중하기.  

오늘 '오마이뉴스'를 보니 책에서 했던 이야기들이 실제적으로도 활발하게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부디 좋은 결실을 맺기를.  

물론, '집권'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렇게 또 다시 허무하게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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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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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를 읽으면서 "존재의 세가지 비밀"의 아이들이 조금 겹쳤다. 자기 앞에 놓인 생을 너무도 냉정하게 파악하고, 그러면서 그냥 그대로 앞으로 내달리는 모습. 그래서 슬펐다. 엉엉.....로자 아줌마에게 가 닿은 애정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모를 보면서 맘이 아프다.  

또 하나, 이 책은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것인데 그래서 책 내용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런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당연히 일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한 그의 해명은 죽기 전에 그가 직접 쓴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이라는 짧은 글에 담겨 있다. 자기 등짝에 붙여진 '어떠 어떠한 작가'라는 꼬리표가 너무 싫었다는 그. 그래서 그 틀안에서 더 이상 무언가를 쓰고 싶지 않았다는 그. 어디 작가뿐이랴. 이제까지 살아온 나말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인식되고 싶은 욕구인들 누군든 없으랴. 여러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작품으로 평가되는 작가인 경우에야 더 심하겠지.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그런 틀안에서가 아닌 순수한 창작의 열정으로 써보고 싶은 욕구, 이전의 나라는 타이틀을 없애고 써보고 싶은 욕구인들 누구에게나 있는 것 아닐까. 동일한 사람이 쓴 작품을 다른 이름으로 출간했을 때 비평가들이 '예리하게도' 그 두 작품을 동일인이 썼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리라는 걸 그렇게 확신했다는데, 그런 장난기와 조롱이 무척 맘에 들었다.  

다시, 그로 칼랭을 집어 들었다가, 아니... 책을 읽고 난 내 감정도 좀 숙성시키자.싶 어서 잠시 쉴란다. 여운이 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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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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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마리 앙뚜와네트의 '마지막 길'을 읽었다. 눈물이 났다. 한 나라의 왕비였다가 저잣거리의 구경꾼으로 전락해버린 여자. 기요틴의 계단을 올라가면서도 한 인간으로서의 당당하고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고 싶었던 그의 심정이 너무 절절하게 이해가 되는 거다.  

어릴 적 만화책으로, 만화영화로 꽤 많이 나왔던 이야기들인데, 난 어떨땐 동년배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공유하는 그런 경험을 아예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도 그런 경우. 하여, 내가 갖고 있던 그녀에 대한 이해라고는 '빵을 달라' '빵없으면 고기나 우유를 먹으면 되지'라는 오만방자하고 낭비벽에 빠진 현실감없는 프랑스의 어느 왕비의 이미지 정도였다. 사실, 많은 글들이 그런 에피소드들에 기대어 재미위주로 그녀의 이미지를 부당?하게 왜곡시킨 것도 일정부분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츠바이크는 마리 앙뚜와네트들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적인 의미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조연으로서가 아니라, 마리 앙뚜와네트를 주연으로 해서 한 인간을 삶을 조명한다. 저자 후기에서 그 스스로 말하듯, 이 책은 여기저기서 넘쳐나던 너무나 과장되고 저자의 의도대로 편협하게 치우친 마리 앙뚜와네트의 이야기들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인간에 집중한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역사라면 겁먹을만 하지만, 인간에 대해서라면 누구나 편하게 읽어봄직 하지 않는가? 

말하자면, 왕비의 자리에 마땅치 않은 평범한 기질로 태어난 아이가 환경의 영향으로 어떻게 이렇게 큰 비극으로 치닫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어머니, 남편 또 그녀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녀가 어떻게 성장하고, 변하가는지. 사실, 시련이 닥치고서야 그녀는 성숙한다. 기요틴에서 목숨을 잃던 해가 38세가 되던 해라면.... 아, 그녀는 정말 얼마나 파란만장한 삶을 산 것인가.     

그래서 트리아농에서 흥청망청 철없이 즐기기만 해대며 진정어린 조언자들을 물리치던 그 때만 빼놓고는 내심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군중심리, 대중이라는 익명성에 숨겨져서 함께 행동해버리는 인민의 악마적인 힘을 보면서 씁쓸했다. 왕과 왕비까지 모두 기요틴으로 사라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혁명가들도 결국엔 같은 길을 가게 되니까.   

마리 앙투와네트를 편들게 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재능에 또 한번 감탄. 츠바이크의 글은 항상 별 다섯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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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4-24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어볼까하고 검색한 후
리뷰를 살펴보다가 북큭콤님의 리뷰를 발견하게되었습니다.
쩜 반갑~^^

서른 여덟의 나이라니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도 꼭 읽어볼 것입니다 북큭콤님~

북극곰 2012-04-25 13:48   좋아요 0 | URL
아이고~ 메일 확인하러 갔다가 알라딘에 댓글이 떳단 소리에 와 봤습니다.
츠바이크가 쓴 책들 좋아해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는 사람 같습니다. 실망하지 않을실 거에요.

그나저나 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