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를 읽고 있다. 축약본과 영화로만 봤었던지라 완역본으로 읽으면서 이 작품을 새롭게 느끼고 있다. 영화에서 생략되었던 인물들에 대한 묘사와 빼어난 비유, 시대에 대한 웅변적이고도 열정적인 서술에 빨려들고 있는 중이다. 

















짧은 책이지만 빅토르 위고를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가난 때문에 빵을 훔친 죄로 감옥살이한 노인 얘기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이유 없이 거리에서 구타 당하는 매춘부를 보고 빅토르 위고가 나서서 목격자 진술을 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현실의 경험이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과 팡틴의 이야기로 살아난 것이다. 왕당파에서 공화파로 전향한 마리우스에게는 빅토르 위고 자신의 모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는 사형제도를 반대했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들을 옹호했고, 의무/무상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유럽이 연합해야 한다고 말했고, 흑인 노예를 반대했다고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서 서서 목소리를 높인, 파란만장하고 열정적인 이 작가를 조금 더 잘 알게 된 기분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왜 그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다시 손에 든 <레 미제라블>의 3권이 조금 더 흥미로워졌다. 


* 뒷날개를 보니 ...와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의 하나인 것 같은데'함께하는 여름'은 어떤 의미에    서 붙여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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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로 긴 회사생활을 마감했다. 희망퇴직. 근속연수를 보니 24.7개월. 꺅! @..@ 

생각할 시간을 길게 주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갑작스럽게 덜컥 사직서를 내버렸다. 며칠 머리 터지게 고민한다고 한 것 같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좀 어이없다. '나갈래'라는 맘을 한번 먹고 나니 다른 쪽으로 설득하는 사람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 같고 오히려 그들의 말에 반박할 이유들을 찾아내면서 내 결정을 합리화했던 것 같다. 


사실 우리집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그만두면 안 됐는데, 어쩐지 그런 결정을 내려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의 결정이라는 게 참 우습다.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건 이성적으로 하는 행위 같지만 지극히 감정적이고 찰나적인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도 나름 퇴사할 경우의 장점 단점 리스트를 쭉 써 봤었단 말이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니 그것조차 한쪽으로 쏠려서 해석한 것 같다는. ㅋ


'그만 둘까?'라고 물었다가 남편이 '그래도 다니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답하면 '대체 나는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하는 거야? 회사 사정이 지금 별로라니깐? 3년 후에 위로금도 없이 그만둬야 하면 어쩔 거야?'라고 따져놓고는 남편이 '그만 둬.'라고 하면 '그럼 앞으로 어쩔건데. 대책이 있어?'라고 신경질을 내면서 미친 x처럼 남편을 몰아붙였음. 어쩌라고. ㅋㅋㅋ


이제서야 말렸던 사람들의 말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회사가 몇년 전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데 그 때 심란하다고 글을 썼더니 다정한 서재친구님이 '아이들 뒷바라지 하는 거 재미없다'며 버티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도 다시 생각난다. 

 

하필이면 퇴사하자마자 맞은 아이들의 방학 때문에 이렇게 힘든 거겠지 싶었는데 개학을 하고도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도 나는 어쩐지 후회하고 있는 것 같다. 일을 좋아한 건지, 나만의 책상이 필요한 건지, 아이들의 문제(공부공부! 내신내신! 어휴)를 싹 잊고 싶은 건지, 어디론가 매일 단장하고 나가는 루틴이 필요한 건지 조금 헷갈리긴 하지만.  


일주일 정도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간식도 챙겨주고 좋더니만, 한 달이 지나고서는  돌아서면 밥, 간식, 청소 등등이 몰아치는 집에서의 일에 그만 질려버렸다. ㅠ.ㅠ 회사 다니면서도 안 한건 아닌데 왜 이런 일들이 더 힘들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손가락 관절염은 설마 석 달 동안 집안일을 하느라 생긴건 아니겠지? 무릎 관절보다도 먼저, 그리고 더 흔히 발생하는 노화현상이라고는 하더라만 그렇다고 내가 매일 쓸고닦고 반질반질한 집을 유지하는 스타일도 아닌데 말이다. 왜 하필이면 이런 시점에 나를 찾아와서 더 우울하게 만드는지. 


오래 일했으니 당분간은 좀 편히 쉬라고 하는데도 나도 참 나를 가만히 못 두는 스타일인가보다. 그렇다고 또 막 의지력을 갖고 뭘 실천하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 오락가락 양가적인 감정으로 보내고 있는 2022년의 봄날들이다. 이런 봄날 평일에 바깥 산책하는 게 회사 다니던 시절에 부러워하던 거 아니었나? 여기저기 도서관도 다녀보며 여유롭게 책 읽고 싶다던 것도 회사 다니던 시절에 부러워하던 거 아니었나? 사람 참 간사하다. 

(물론 이런 일들을 하고 다니지만 왜 행복감은 다르게 느껴질까. 대부분은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일상이라 그런 걸까? 뒤늦게 '슈츠'를 달리는 중인데 시즌 9.... @@.)


이러다 실업급여 받는 기간 끝나고 나면 뭐든 하겠다고 나설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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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4-1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습니다. 24년 7개월 근무하신거에요??

북극곰 2022-04-11 19:56   좋아요 0 | URL
엄청나죠? 저도 제가 그렇게 오래 다닐 줄 몰랐다는....
때 맞춰 아이가 고등학교를 들어가는 바람에 고딩부모. 정말 극한 직업이네요. 아호...

유부만두 2022-04-11 20:17   좋아요 0 | URL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어요! 전 직장 다니시는 분들, 그 규칙적인 생활을 존경합니다. (꾸벅 인사) 근데 고등 아이 때문에 늦잠은 못 즐기시겠군요. ㅎㅎ

북극곰 2022-04-11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보내고 또 꿀잠을 잡니다 .. 이렇게 늦게 일어나면 하루가 슝 지나가서 저녁나절이 되면 막 마음이 바빠지고 그러더라고요. 정신 좀 차려야겟어요 ㅎㅎ
 

또 이웃 님의 서재에서 보고 따라해 보기 

이 책 읽고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라면 다 샀다.... 


새삼스럽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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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7-07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2000년 노암 촘스키랑, 연암 박지원, 오주석선생의 책들요. 저도 저 책들 이후에 줄기차게 첫 책의 저자분들 책은 사 댔다는..... ㅎㅎ

북극곰 2021-07-07 16:1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은 2000년부터 시작하셨군요! 와, 이제 알라딘하고도 20년 지기.
다들 징하게들 눌러 앉아서 책을 읽어요. 알라딘에서 상 줘야 해~~
 

번역 기획을 해보려고 보던 책이 출간되었길래 궁금했다. 그런데 그 책이 리뷰 대회를 한다길래 이래저래 잘 되었다 싶어서 사서 읽어보았지. 그렇게 적립금에 흑심을 갖고 아주 뜸했던 서재에 돌아왔다. 구매할 일이 생기면 아직도 알라딘에서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일이 훨씬 많아져서 구매도 뜸했다. 책이나 서재를 둘러보러 늘 들락거리기는 했지만 한번 서재를 돌아보기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 지옥이라서 매번 들러보지는 않았지만. 한참 동안 못 본 리뷰를 읽기도 하고, 이 친구에서 저 친구로 건너가서 또 읽고 하다 보면 시간은 순삭이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로 남아 있어서 현타가 오는 지라.  


간만에 와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읽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좋다. 그대로 있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둘러보다 보니 그간 텅 비었던 보관함에 또 책들이 하나둘 담기기 시작한다. 외국 소설 쪽의 레퍼런스와 같은 분들이 마구 칭찬하는 소설을 안 담을 수가 없었다. 오만 원 받은 걸로 바로 플렉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먼지만 쌓여가는 <스페인 내전>을 읽어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그러긴 어렵겠지? 소설 책 3권이 째려보고 있는데 그 두꺼운 <스페인 내전>을 읽어내진 못할 것 같아. 


딸아이에게 엄마가 적립금 받아서 바로 책을 샀다고 좋아했더니, 엄마처럼 책 많이 보는 사람은 정말 드문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알려줬지, 야, 알라딘에 득시글득시글해. 엄마는 읽는 축에도 못 낀단다.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책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권하고, 꾀고 하는 댓글들을 읽으니 웃음이 난다. 친정에 돌아온 듯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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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4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집 같은 그 기분! 저도 압니다. ㅎㅎ

북극곰 2021-06-04 17:08   좋아요 0 | URL
헤헤... 바람돌이 님도 계셔서 기쁜 것도 아시죠!
 

어제는 회사에서 집까지 걸어갔다. 딱 한시간이 걸렸고, 그랬는데도 5,500보 밖에 안됐다. 생각보다 힘들진 않아서 어제를 시작으로 매일 걸어서 퇴근을 해볼까했는데, 가는 길이 크고 작은 대로변인지라 신호등도 건너고 붕붕거리는 차들도 피해야 해서 걷는 재미가 적다. 아예 올림픽 공원을 실컷 돌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까? 그러면 너무 늦어서 애들 밥해주기가 애매하겠지. 이노무 밥! '운동하고 7시 반까지 집에 갈게.(=그 때까지 밥해 놔.)'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고요?!  

요가를 하든 걷든, 운동하는 몸이 되려고 노력하는 참이다. 몸이 튼튼해야 마음도 튼튼하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 허약한 몸이 되는게 두렵다

 

도서관까지 막히고 나니 집에 있던 책들을 뒤진다. 언제가는 읽을 예정이었던 책이나, 읽다가 포기했던 책들을. <사람, 장소, 환대>를 읽었다. 늘 편한 글만 읽다가 문장 하나하나를 꼽씹으며 읽으려니 힘들어져서 그냥 뒀던 책인데 드디어 읽었다.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아서 연결지어 이번엔 꼭 정성스럽게 후기를 써봐야지, 라고 마음 먹었는데 또 '읽었음'이라는 말 밖에 못 남기게 생겼네.

 

내 책표지와 달라서 다른 책 같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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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0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시간 걸으면 대충 6천보내외쯤 되더라구요. 요즘은 코로나가 아니라 너무 더워서 도저히 못걷겠습니다.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데 더위먹어서 쓰러질것같아요. 쓰러져도 마스크 쓴채로는 안 쓰러지고 싶어요. ㅎㅎ

북극곰 2020-09-10 11:03   좋아요 0 | URL
ㅋㅋ 아직 덥나요? 요즘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해서 그래도 살만한 것 같아요. 여름에는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걸어도, 왠만하면 땀이 안 나는 저도 입가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더라고요.
만보는 되리라 했는데 생각보다 집이 가까워서 놀랬어요.

2020-09-10 0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20-09-10 11:10   좋아요 1 | URL
그렇겠죠? 가족끼리 어딜가면 너네끼리 올라갔다와, 나는 여기서 쉬고 있을게... 이런 저질체력의 소유자라라 극복이 필요해요. ^^
트랜님은 어릴 적부터 혼자서도 잘해요! 스타일이셨군요~! 요즘엔 애들이 하루종일 집에 있어서 아침도 점심을 알아서 챙겨먹으니, 저녁까지 그러라고 하기엔 왠지 미안해요. 이것도 병인가.. ㅎㅎ

알라딘엔 책만 읽는 사람들이 아니라 운동도 가열차게 하시는 몇몇 이웃분들이 있어서 자극받습니다. 오늘도 걸어가려고 운동화를 신고 왔어요. 이제 구두 따위는........ 사지 않아요.

2020-09-29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