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의 이 책을.

책을 덮고 무츠키의 모습을 그려봤다. 곤과 쇼쿄도 매력적이지만

무츠키같은 사람이 내겐 더없이 근사하게 다가온다. 현실에 없을 법해서일것 같다.

그녀의 감성을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정말 사람들이 좋아할만하다, 고 탄복하게 됐다.

마음에 와 닿고 깊은 울림과 함께 영롱하게 빛을 내는 문장,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더욱이 그것이 촌철살인의 아포리즘이 아니라 일상에서 빚어낸 깃털처럼 가볍고 쉬운 단어들의 하모니로 이뤄진 것이라면.

다소 심드렁하게만 대했던 그녀의 작품들이 문득 궁금해졌다.

 

p.s. 삿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일찌감치 주문해뒀지만,

배달되어 온 책은 한 댓수(16p)가 인쇄가 안 된 파본이었다.

반품교환신청하고 책을 기다리다 책은 받아보지도 못하고 삿포로로 날아갔다.

기내에서 읽은 책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생각보다 좀 지루해 반 정도 읽다가 포기.

차라리 윤대녕의 <눈의 여행자>를 가져갈 걸 그랬다.

그게 오히려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에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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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7-02-0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부분이 참 좋았어요. 오오, 무츠키 ㅠㅠ; 험험. 요즘 나오는 작가의 책은 사지도 않게 되었지만. ;;;;

플로라 2007-02-0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도 무츠키! ㅠ.ㅠ 전 몇 권 보지도 않았는데, 도쿄타워 이후론 더욱...;;;;

플레져 2007-02-05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에서 빚어낸 깃털을 쓰는,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해요.
에쿠니의 책 중에 가반 빛나지요.

플로라 2007-02-06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의 에쿠니 가오리 예찬도 제가 이 책을 장바구니에 집어넣은 이유 중 하나에요. 땡스투를 드렸어야 했는데 깜빡, 했어요. 저도 읽어본 건 몇개 안되지만 에쿠니 책 중에 가장 좋았어요.^^
 

아, 1월에 나의 샤핑 욕구를 뒤흔든 사건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홍대 앞 한 구두가게의 반액세일!

B양이 점심 먹고나서 한번 가보자, 라고 할 땐

가비야운 마음으로 구경이나 할 생각이었으나...

찌질한 하루하루 야근과 주말근무에 시달리는 나 자신에게

선물공세를 한다, 라는 어림반푼어치 없는 명분으로 구두샤핑에 매진을 했으니....ㅜ.ㅜ

가방과 보석엔 도통 관심이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이거이 지대로 반액세일충동구매...송치라는 말에...ㅜ.ㅜ


무려 9cm나 되는 브라운색 펌프스. 매장에선 편하게 또각거리며 신고 다녔지만 막상 길거리로 나서면...차원이 달라질거 같다는....^^;;


앞코가 느무 맘에 들어 질러버린 빨간애나멜 플랫. 청바지나 검은색 레깅스와 함께 매치하믄 딱!

어무이가 이렇게 사들여버린 나의 구두들을 보고 한마디.

이멜다가 따로 없다고....ㅜ.ㅜ

딸래미의 구두 허영을 모르는 것도 아니믄서...

"두고두고 신을거라공~" 하면서 나도 응수....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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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7-02-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는 브라운 펌프스가 탐이 납니다요.. 호옹 호옹~

플로라 2007-02-05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운 펌프스도 앞코가 멋지게 빠졌죠... 저거이 많이들 탐내더라구요...ㅋㅋ

moonnight 2007-02-0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 저는 빨간구두가 탐나요. >.< 플로라님 구두장을 한 번 구경해보고 싶습네다요. ^^

플로라 2007-02-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빨간구두 귀엽죠? ㅋㅋ 전 구두장은 없고 박스만 방구석에 쌓아놓고...^^;;;

플레져 2007-02-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멋쟁이의 완성은 구두래요.
역쉬 플로라님~ ^^
브라운 펌프스는 그림의 떡.
이제 더이상 9cm 힐은 못 신어요...덜덜...

플로라 2007-02-0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전 멋쟁인 아니구 그냥 구두로 떨궈내지 못한 허영이나마나 채우는 정도...ㅎㅎ 저도 과감하게 맘 먹고 9cm힐 질렀으나 과연 얼만 신고 다닐진 의문이에요...^^;;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눈의 고장으로의 짧은 외유.
오겡끼데스까를 외치진 못했지만 따스한 가스등과 호젓한 운하가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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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4 0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7-02-0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네 그런소리 많이 듣습니다.^^;; 추울 때 먹는 아이스크림이야말로 제맛이죠~^^ 친구랑 눈 위에 올려놓고 찍은 사진에요...ㅎㅎ

이리스 2007-02-05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우오~ 정말 즐거운 여행이셨던 듯.. 부럽습니다.
전 아직도 더운 =.= 호주로 갑니다.

플로라 2007-02-05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 구두님 오랜만입니다~^^ 반가운 댓글... 전 따사로운 호주로의 출장이 마냥 부러워지는뎁쇼~ㅋㅋㅋ

moonnight 2007-02-0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너무 예쁘네요. 눈쌓인 지붕과 길이 영화같습니다. ^^

플로라 2007-02-0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정말 영화같은 풍경이 쫘악 펼쳐지던데요? ㅎㅎㅎ
 

2007년의 첫달은

1. 동생의 결혼, 동생의 요청으로 신혼여행 플래너로 변신.

10박 11일 이탈랴, 스위스, 프랑스  다섯 도시를 도는 알찬 일정 만들어주느라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호텔예약사이트, 할인항공권 사이트, 유럽여행사이트 돌아다니며

가격대비 괜찮은 호텔과 동선, 도쿄환승 스케줄과 야간열차 예약페이퍼까지 만들어 제공. 

결혼선물로 디카까지 안겨주심. 아무래도 나, 너무 멋진 누나 아닌가? ^^;;

 

2. 여전히 분주한 일상.

지난해에 이어 매주 지방 출장

공주, 청주, 광주......어쩌면 여기에 전주와 정동진이 가세할지도.

지자체와 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지방출장은 필수가 되어버린지 오래.

문제는 출장을 다녀오면 일이 밀려 계속 주말에도 일을 해야한다는 것.

그 악순환이 올해도 계속될까, 조금 두렵다. ㅜ.ㅜ

 

3. 설국으로의 여행.

언제나 그렇지만 쫓기듯 일을 마감하고

지난해 거의 쓰지 못한 휴가를 몰아서 삿포로와 오타루로 여행을 다녀왔다.

으스스, 뼈속까지 스며드는 알싸하고 청량한 겨울의 대기와 밤의 밑바닥이 하얗게 변해버린 설국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며 돌아왔다.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처럼 텐구산에 올라 "오겡끼데스까?"를 외치진 못했지만

오타루는 따스한 빛을 발하는 가스등과 눈덮힌 운하만으로도 충분히 근사한 곳이었다.   

달콤한 몽블랑 케이크와 뜨겁고 향긋한 수프카레 덕분에 홋카이도의 맛을 근사하게 기억하게 된 것도 이번 여행의 행복한 수브니어.

다만, 도착한 날 갑자기 내린 폭설로 삿포로공항 들어가지 못하고 3시간이나 떨어진 하코다테로 회항,

결국 천신만고끝에 삿포로에 도착해 어이없이 하루가 가버린 것도 이번 여행의 특별한 기억이 될 것 같다.

 

그간, 바쁘고 여유가 없단 서재를 거의 방치했는데

이젠 짬짬이라도 서재질을 할 것이다.

읽은 책이 사실 별로 없어 너무 민망하지만,

더욱이 리뷰를 쓴지 너무 오래되어 서재라는 게 조금 부끄럽지만,

거의 신상잡기로 흐르는 페파가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즐찾에서 빼지 않고 허접한 페파라도 보러 와주시는 분들이 있어

조심스레 근황을 두런두런...

암튼, 플로라는 서교동 한 귀퉁이에서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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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3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7-02-0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플로라님은 정말 멋진 누나세요. 그 바쁘신 와중에 동생 신혼여행까지 꼼꼼히 챙겨주시다니. 훌쩍 겨울여행도 다녀오셨군요. 부럽습니다. 두근두근 ^^ 플로라님의 행복한 여행기 기대할께요.

플로라 2007-02-0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저도 그러길 바랬으나....ㅋㅋ

달밤님, 님도 건강히 잘 지내시죠? ^^ 흐흐 저 신혼여행 플래너로 직종전환을 할까 심각하게 고민을...ㅋㅋ 제가 짜준 일정이 딱 좋았다고 칭찬해주더군요....^^ 훌쩍 다녀온 겨울여행, 겨울 지대로 느끼려 다녀왔는데 서울이 더 춥더라구요...ㅋㅋ 사진으로라도 간략히 여행기 올릴게요~^^
 

눈보라가 몰아쳐 놀란 가슴으로 맞이한 지난 주말,

작년부터 오매불망 원하던 헤어커팅. 당췌 미용실 갈 시간이 없다는 건 내 사전에 첨 있는 일이었다지. 암튼 지저분한 머리를 잘라 뱅스타일로 만들어버렸고(쫌 안어울린다...ㅠ.ㅠ),

B 커플과 소금양과 부암동 에스프레스 하우스에 갔다가 회사에 회의하러 들렀다(실장님이 토욜밖에 시간 안된다고 토욜 오후에 회의하기로 결정. 뭐, 다 보스맘이지 ㅡ.ㅡ).

야근이 많은 디자인회사들은 이런 주택들을 개조해 사무실로 쓰곤 하는데,

우리 회사도 워낙 모범적인 디자인회사다보니....ㅡ.ㅡ

원래 이 집이 좀 고풍스런 저택 느낌은 나지만 눈이 쏟아진 후, 이런 느낌일줄은 몰랐다.

많이 춥고 청소하기엔 너무 넓고, 화장실마저 운동장같다.

더욱이 내가 있는 방은 창문조차 없는 희한한 구조다(대신 통창이라 전망은 무척 좋다).

그치만 이렇게 눈 오고 난 뒤의 특별한 뷰를 갖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네. 다시 보게 됐어.



 p.s. 1월이 되어도 야근은 끝이 없어라.

건너편 책상서 쿨쿨 자고 있는 팀원을 깨워 조폭떡볶이를 먹으러 출동할 예정.

오늘은 거의 미친 일정 소화하느라 낮에는 패닉상태+유체이탈할 뻔 했다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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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0 0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7-01-1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새벽 한시가 넘었는데도 퇴근을 못하시고 떡볶이를 먹으러 가신다고요?
잠은 도대체 언제 주무세요.흑흑흑

moonnight 2007-01-1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궁. 정말 수고많으시네요. ㅜㅜ; 근데 눈덮인 회사 넘 이뻐욧. 저정도니 일전에 탤런트가 무슨 촬영왔었다 그러셨죠. +_+; 참참. 저도 벼르고벼르던 헤어커팅 앤 뽀그리파마했답니당. 헤헷 ^^;

paviana 2007-01-1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좀전에 은행갔다 오다가 저 집앞을 지나갔어요.긴가민가해서 다시 들어와 보니 맞네요. 저 특이한 간판 보니 알겠어요.

플로라 2007-01-11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눈이와서 정말 평소랑 달라보이더라구요. 아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전신마사지 받으러 갈거예요. 종합비타민도 빼먹지 않고 먹어주고...정말 힘든 주에요. 음... 저 전망으로 위로를 받는건 아주 드믄 일이지만, 가끔씩은 아 좋다, 라고 내밷게 될때가 있어요.^^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조용히 응원해주시고 보듬어주시는 댓글 감사합니다~^^

파비님, 오늘은 이시간까지 노가다 하다(경제체험프로그램 블라블라~ 전시 오픈작업) 겨우 페파에 댓글달러 들어왔어요. 잠은 이제 집에가서 자야죠...ㅜ.ㅜ 암튼 연초부터 고되네요...아, 특이한 간판 때문에 알아보셨구나..ㅎㅎ 파비님 정말 가까운데 계시네요. 동네주민인거 알았지만, 언제한번 따뜻한 차라도 한잔^^ 차 한잔 할 시간은 마련할 수 있어요.ㅎㅎ

달밤님, 맞아요, 가끔씩 촬영하러 오곤 하는데... 눈오니 저렇게 운치가 생기네요. 앗 달밤님도 새로이 머리하셨더니 보고싶어요^^ 궁금!! 예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