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의 이 책을.
책을 덮고 무츠키의 모습을 그려봤다. 곤과 쇼쿄도 매력적이지만
무츠키같은 사람이 내겐 더없이 근사하게 다가온다. 현실에 없을 법해서일것 같다.
그녀의 감성을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정말 사람들이 좋아할만하다, 고 탄복하게 됐다.
마음에 와 닿고 깊은 울림과 함께 영롱하게 빛을 내는 문장,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더욱이 그것이 촌철살인의 아포리즘이 아니라 일상에서 빚어낸 깃털처럼 가볍고 쉬운 단어들의 하모니로 이뤄진 것이라면.
다소 심드렁하게만 대했던 그녀의 작품들이 문득 궁금해졌다.
p.s. 삿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일찌감치 주문해뒀지만,
배달되어 온 책은 한 댓수(16p)가 인쇄가 안 된 파본이었다.
반품교환신청하고 책을 기다리다 책은 받아보지도 못하고 삿포로로 날아갔다.
기내에서 읽은 책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생각보다 좀 지루해 반 정도 읽다가 포기.
차라리 윤대녕의 <눈의 여행자>를 가져갈 걸 그랬다.
그게 오히려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에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