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울 회사의 연휴는 지난 토요일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월요일,

추석연휴를 맞이하야 해외로 날라버린 Mr. On이 팽겨쳐버린 원고를

부랴부랴 다른 사람에게 청탁(으으, 이 이야기 하려면 또 열받으니 그냥 넘어가고...ㅡ.ㅡ)해야했기에

잠시 출근을 했다.

엄마, 아빠께 드릴 추석 선물 사갖구 집에 와서 오늘까지 쭉 룰라룰라~

그 사이사이 새로 오픈한 강남 딘타이펑도 방문해주고(마침 약속이 강남역서 있었다)

대중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는 소금양이 알바로 뛴 연주회 포스터, 의 고물(공짜표..ㅋㅋ)에 나도 묻어가서

서초동 모차르트 홀에서 열린 <쇼팽의 밤>이란 연주회도 봤고,

와우북페에서 건진 책들도 읽으면서(<나카노네 고만물상>, 읽고 있다. 아, 이거 완전 멋진 소설~^^)

추석연휴용 영화들 쫘악 봐주고....

눈물 한바가지 흘러가며, 강동원의 사랑함다에 꺼이꺼이 목이 매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멀리 영등포까지 원정가서 H와 함께 본 <라디오 스타>,

오늘은 추석을 맞이하여 포항서 올라온 친구와 <타짜>를....

내일은 하루종일 차례음식 해야하고, 마지막 날은 B 커플과 소금양과 함께 비원나들이로 마무리.

바쁘다, 바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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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0-0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구만요. ^^ '타짜'는 좀 보고파요. 난 오늘 밤에 차로 내려갈 생각에 머리가 지끈지끈

플로라 2006-10-0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짜 강추!! 이렇게 쌈빡한 웰메이드 무비, 참 오랜만이에요. 꼭 보시길... 추석 잘 쇠고 오삼~^^
 
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뭐, 이렇게 귀여운 소설이 다 있담.

의뭉스런 부엉이와 살랑거리는 하트, 반짝이는 별들이 수놓아진 산뜻한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짐작을 했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 속으로 몇번이나 환호성을 질렀는지 모른다!

아아, 이거 너무 귀엽잖아~

일란성 쌍둥이와 서른 다섯의 프로 도둑인 '나'.

도쿄 교외 주택가에 집을 털러 갔다가 지붕에서 벼락을 맞고 떨어져 깨어보니 온몸에 부상을 입은 나.

국토가 더러워질까봐라는 황당한 이유로 나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자기들의 아버지가 되어달라며 간호하는 쌍둥이(쌍둥이 부모는 각자의 애인과 사랑의 도피 중, 헉, 그래서 아버지가 필요했다나?  ㅡ.ㅡ).

이들이 엮어가는 허무맹랑하면서도 유쾌한 에피소드들.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라는 미야베 미유키의 이 소설에 빨려들어 그저께는 내려야할 지하철역을 지나쳐
약속시간을 한참이나 늦어버렸다. 덕분에 어이없어하는 친구의 얼굴과 툴툴거림으로 잠시 곤란했지만, 뭐 그런 거 괜찮다고.

추리 소설같은 전개방식으로 자꾸만 뒷장면이 궁금해지면서 읽어가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쌍둥이 타다시와 사토시의 엉뚱하고 천연덕스러운 캐릭터 , 사이사이 나와 쌍둥이의 따뜻한 부자애를 느끼게하는 뭉클함까지 정말 재미와 감동을 두루두루 갖춘 수작이라고 할까?

암튼, 읽는 내내 헤실헤실 미소가 피어올라 간만에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미야베 미유키의 추리 소설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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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0-0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미야베미유키의 다른 책들과는 ( 적어도 제가 읽어본) 아주 달라요.같은 스타일을 기대하고 보신다면 실망하실까봐 ^^

이 책 영화화 했을때 프로도둑역 누가 했는지 아세요? 왜, 그 예전에 료코랑 부부로 나왔던 사진가, 혹은 쉘위 댄스에서 가발쓰고 춤추던 머리 까진 그 남자. 에요. 책 보기 전에 띠지의 그 배우 사진을 봐버려서, 읽는내내 그 배우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지요 ^^;

플로라 2006-10-04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절한 하이드님~^^ 이거 영화화 됐어요? 아아 너무 재밌겠다! 다케나카 나오토 아저씨가 도둑역을 맡았구나..히힛 너무 잘 어울리는데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의 이누도 잇신 감독이 이 작품들보다 먼저 만든

<금발의 초원>이라는 영화를 봤다.

두 전작의 예기치 않은 성공 때문에 이 영화도 개봉을 했지 싶다.

이누도 잇신의 영화라면 늘 그렇듯이.... 소수자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진지한 시선, 가슴 속으로 조금씩 스며드는 세상에 대한 긍정, 투명하고 해맑은 미소를 짓는 주인공들 때문에 더 심장이 요동치는 순간이 있었다. 

견디기 힘든 시련과 슬픔이 오히려 버팀목처럼 되어버리고마는 건 누구나 비슷한 것일까?

현실과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장면들과 그야말로 푸른 빛을 발하는 두 주인공 배우들 덕분에 

열아홉 소녀와 여든살 할아버지(영화에선 줄곧 청년의 모습만 등장하지만...)의 사랑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온다. 

아래는 <씨네 21>에 실린 평.    

-------

18살의 나리스(이케와키 지즈루)는 치매노인의 수발을 드는 가사 도우미를 직업으로 택하면서 80살 노인 닛포리(이세야 유스케)를 만나게 된다. 닛포리의 까다로운 성품에 대해 익히 들어 긴장한 나리스를 그는 수줍은 미소로 응대한다. 닛포리는 현재 자신의 20대에 머물러 있는 중인데, 나리스를 그가 흠모해 마지않았던 ‘마돈나’- 이 영화에서 마돈나는 특정 가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라는 의미-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마돈나가 밥을 차려주고 빨래를 해주며 자신의 집을 매일 방문한다는 사실에 매우 감격하며 행복감에 젖는다. 하지만 그의 마돈나 나리스는 피를 나누지 않은 의붓동생 마루오에 대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 상심에 젖는다. 자신을 ‘마돈나’로 여기는 닛포리와 자신을 누나로밖에 여기지 않는 마루오 사이에서 나리스는 행복하지만 슬프고, 함께 있지만 외롭다.

심장판막증이라는 지병 때문에 사랑, 학업, 전쟁, 그 어떤 것도 닛포리 노인의 삶을 관통할 수 없었다. 그 스스로 작성한 삶의 연대기는 오로지 ‘심장 아직도 멈추지 않았음’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의 팔십년 인생은 심장의 물리적인 박동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정서적 자극을 거부하는 데만 오로지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삶을 잊게 해준 치매는 오히려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사랑을 감춰두기만 하던 나리스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구애하는 닛포리를 보면서 자신이 불행이 무서워 행복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80대 노인 속에서 살아난 20대 청년을 보면서 18살 소녀는 자신 속에 살고 있는 노인을 발견하는 셈이다.

‘금발의 초원’은 닛포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풍경이다. 거의 전 생애를 집안에서 보내야 했던 그는 상상 속에서 배를 타고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나는데, 그 배가 도착하는 바다가 바로 노을로 물든 ‘금발의 초원’이다. 닛포리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바다와 배는 점차 나리스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어쩌면 사랑은 타인의 판타지를 공유하고자 하는 데서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남자로 사랑했던 마루오가 친구 마키코와 연애를 시작하자 큰 상심에 빠진 나리스는 닛포리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마루오와 마키코는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동정이라며 그녀를 만류한다. 나리스가 닛포리에게 ‘동정’(同情)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때 ‘동정’은 단순히 불쌍히 여긴다는 뜻이 아닌, 타인의 마음과 같아진다(同)는 의미를 내포한다. 나리스는 사랑을 잃고 방황하면서 삶의 기억을 잃은, 또 실제로 심장병 때문에 자신의 생을 잃어버린 닛포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리스가 닛포리의 마음과 통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닛포리는 스스로 작성한 연표를 보고 자신이 꿈과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금발의 초원>은 80살 노인 속에 살고 있는 20대 청년의 내면을 시각화하기 위해 한번도 노인 닛포리를 보여주지 않는다. 닛포리는 영화 속에서 20대의 이세야 유스케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임권택 감독의 <축제>도 치매를 다루면서 점점 어린애로 돌아가 노인의 모습을 형상화했었다. 그러나 그 작품에서 치매노인이 ‘효’라는 가치(?) 자신의 설 곳을 찾았다면 이 작품은 사랑과 꿈속에 닛포리를 세워둔다. 전자가 가족과 전통을 중시하는 세대와 문화의 반영이라면, 후자는 개인과 현재를 중시하는 세대와 문화를 투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누도 잇신은 80대 노인 속에 숨어 있는 ‘순정’의 판타지를 포착해내지만 그것을 절대화하지는 않는다. 시종일관 닛포리를 ‘영감탱이’라고 불렀던 옆집 꼬마가 그를 더이상 노인으로 보지 않게 된 것은 그 판타지에 현실이 개입하는 순간이라는 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닛포리는 현실과 이상 둘 중 무엇을 향해 비상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이미 만났던 두편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누도 잇신은 이 영화에서도 민감한 문제들을 다루되 어떤 시각과 태도를 견지할 것인가에 대해서 절대로 설교하지 않는, 특유의 재기발랄한 연출력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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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9-29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독특하지만 스토리도 역시...그렇군요.
이누도 잇신, 이 떠오르지 않아 (검색하면 될터인데 그마저 귀차니즘...ㅠㅠ)
오늘 좀 헷갈렸어요. 유레루 감독이 그인줄 알았거든요 ㅎㅎ

하루(春) 2006-09-29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제...>에 나왔던 여배우 같네요. 첫번째.
스폰지하우스에서 하나 보군요.

플로라 2006-09-30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제목의 의미가 쉽게 다가오진 않죠? 유레루는 74년생 여자 감독이래요....세상엔 느무 천재들이 많은듯...^^

하루님, 맞아요. <조제...>에서 조제로 나왔던 그 배우에요. 스폰지 단관 개봉이라고 합디다. 하루님도 보시와요~^^

moonnight 2006-10-0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너무 보고 싶어요. >.< 제가 사는 곳에도 조만간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기쁘답니다. 우우. 플로라님의 멋진 리뷰를 읽으니 가슴이 막 두근거리는군요. 이누도 잇신. 삶의 조그만 틈들을 날카롭고도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진 거 같아요. 이 영화가 조제나 메종보다 더 먼저 나왔단 건 첨 알았네요. 잘 읽었습니다. ^^

2006-10-01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10-02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제가 리뷰를 느무 허접하게 쓰긴 했지만 달밤님이라면 분명 좋아할 영화라 사료됩니다요~^^ 재밌게 보세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산으로 고고!

어제 예매가 시작되어 10월 14-15일 주말 이틀간 볼 수 있는 표를 공략,

총 4편의 영화를 예매했다.

<남쪽으로 가는 길> : 폴란드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짧지만 특별한 여정이 펼쳐진다. 수도사였던 29살의 야쿱은 뇌종양 판단을 받고 생애 처음으로 바다를 보러 떠난다. 바르샤바의 윤락여성이던 21살의 율리아는 에이즈에 걸린 채 절망 속에 정처 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우연히, 혹은 필연으로 만난 그들은 너무나 다른 세상에서 살아왔지만, 둘은 얼마 남지 않은 생에 대한 절망, 후회, 슬픔 등을 공유하며 점차 하나가 되어간다.
 이들이 바다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은 인생을 거치며 겪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은 어리석고 무지하거나, 타인에 무관심하며, 주어진 생을 감사할 줄 모른다.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우리가 행해온 수많은 잘못들을 생의 마지막에서야 되돌아 보는 듯한, 그러나 절망의 끝에도 희망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슬픈 서정시와 같은 영화이다.

<여름 궁전>: 중국의 재능 있고 야심 찬 감독 중 제일 눈에 띄는 로우 예의 신작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이 영화는 1987년부터 2001년까지 정치적 격변을 겪는 남녀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전작 <자줏빛 나비>에서 그랬듯이 이 영화에서도 로우 예는 등장인물들의 격한 심리적, 육체적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해 거의 들고찍기로 일관하며, 그들의 사랑과 좌절과 퇴폐에 동참하려는 카메라의 에너지를 드러내려 애쓴다. 관객을 탈진할 듯한 심리적 극점 상태에 몰고 가는 이 영화가 결국 남겨주는 여진은 뭐라 형언하기 힘든, 모든 것이 장렬하게 타버리고 만 재의 흔적을 본 듯한 기분이다. 주인공들의 격렬한 청춘의 에너지는 제대로 종착지를 정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소진된다. 대개의 청춘이 그렇다고 하겠지만 이들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환경의 급변은 누구나 쉽게 악수를 청하며 위로를 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은 아니다. 로우 예의 스타일은 아름답다, 슬프다, 허무하다 따위의 말로 요약될 수 없는 극한 상태의 감정을 채색하는 쪽으로 치닫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론가 몸이 실려 움직이는 듯한 기분을 주는 이 영화는 인적 없는 바닷가에서 뭘 해야 좋을지 모를 심정이 되는 단독자의 상태로 관객을 데려다 놓는다. 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한 시대의 청춘의 격한 초상으로 꽤 인상적인 영화가 창조된 것이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인생> :무기력한 인생을 되는 대로 살아가던 청년 쇼우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고모가 죽었으니 뒤처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쓰레기로 가득한 그녀의 집을 정리하면서 쇼우는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친척의 인생을 궁금해 한다. 가와지리 마츠코는 목소리가 예쁜 고등학교 교사였고, 남성에게 몸을 파는 밤의 여인이었고, 야쿠자의 여자이자 살인자였다.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버린 여자의 일생. 그런데 노래와 안무와 특수효과의 다층적인 조합이 영상을 이끈다. 반짝인다는 표현이 소박할 정도로 화려한 짜임새와 모두가 멀리했던 여인의 파란만장한 일생이 만나, 즐거우면서도 슬픈 이중적인 감정을 만든다. 이는 영화가 끝날 무렵 그녀의 인생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설득력이 있다. 적절한 리듬으로 영화적 재미를 이끌어내는 나카지마 감독의 연출과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변신을 보여준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빛과 그늘, 화려함과 청초함이 공존하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은 배우 나카타니 미키와 감독과 제작사에게 올해의 눈부신 성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빨간버스> : 지금까지 대개 문화혁명 시기를 다룬 중국영화에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는 ‘나쁜 과거’였다. <빨간 버스>는 일단, 그 통념을 깨트린다. 문화혁명 시기에서 현재까지 아우르며 전개되는 한 여인의 일대기를 다룬 이 영화는 좋은 의미에서 사적이며, 긍정적이고, 향수에 차있으며, 영화 속에 곧잘 나오는 흘러간 노랫가락이 암시하는 것처럼 공동체에 대한 낙관에 기초한 선의로 가득하다. 이 영화에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구분도 없고 좋았던 사랑은 사라졌지만 지금이 그렇다고 꼭 불행한 것도 아니다. 우여곡절을 겪는 인생의 복판에 선 여주인공을 연기하는 장 징추는 특히 40여 년의 세월을 거치는 꽤 야심적인 히로인 이미지에 썩 어울린다. 장쯔이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은 가벼운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그녀의 매력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삶의 낙관을 잃지 않는 이 영화의 전체적인 정서적 톤이 위선적으로 보이지 않는 주된 원천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인생>과 <빨간버스>가 기대된다. <마츠코>는 감독과 배우에 대한 신뢰때문에, <빨간버스>는 문화혁명시기를 색다르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아무도 모른다>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하나>가 무척 보고싶었는데 그건 평일에 하니 아쉽게도 패스. 흑... 곧 극장에서 상영하겠지. 부디꼭 해다오!!

그리고, 17일날엔 올해의 공로상 수상자인 유덕화가 온단다. 부산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괜히 흥분이 된다는....ㅎㅎ

암튼 13일날 밤 부산으로 출발! 영화의 바다에 퐁당~ 빠질 준비 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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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9-2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랑 가세요? ^^

플로라 2006-09-2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원 동기 친구들끼리 가요. 지난해에도 같이 갔던 친구들이죠. ㅎㅎ

하이드 2006-09-2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방금 페이퍼테이너 초대권 두장이랑 50% 할인권 한장 받았어요~ 플로라님 페이퍼보고 가고팠는데, ^^

부산영화제, 이번에는 어쩔까 싶네요.

플로라 2006-09-2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테이너 가보삼~^^ 좀 멀지만 요즘같은 때 가면 나들이겸 괜찮은 거 같아요. 소마미술관까지 커버가 되니까 더...ㅎ
부산영화제 핑계대고 바다보고 영화도 보고...빡빡한 일상에 쉼표 좀 찍어줘야죠...^^

moonnight 2006-09-2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예매전쟁에 밀려서 미리찍어놨던 영화는 대부분 이미 매진이더라구요. ㅠㅠ; 차선책들을 예매해놓긴 했는데 남포동에서 해운대까지 왔다리갔다리 해야할 판이라 고민중예요. 남쪽으로 가는 길도 보고팠는데 놓친 작품. 플로라님 부러버요. -_ㅠ

blowup 2006-09-2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는 분명히 극장 상영할 거예요. 이제는 갈 엄두도 안 나는데. 가는 분 보면 부러워요.

플로라 2006-09-27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남포동서 해운대 느무 멀어서 지치던데... 전 다 해운대에서만 보려구요.. 사실 예매전쟁은 친구가 인터넷과 전화로 용을 써서 무사히 치뤘다지요....^^;;; 만일 시간 되면 부산에서 뵈어요~^^ 맛있는 커피라도 한잔~^^

나무님, 나무님의 용기백배 격려에 아쉬움을 털고... ㅎㅎ 저도 내년엔 어케될지 모르고(동행 친구들이 다 시집을 간다거나, 제가 귀찮아지거나...등등) 갈 수 있을때 간다,는 마음으로 추진했어요..^^;

플레져 2006-09-27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말로 부러워요. 미리 예매해놓고 두근두근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과 즐거움이 참말 부러워요. 빨간버스, 제목이 참 좋은걸요 ㅎㅎ

플로라 2006-09-28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설렘과 즐거움 때문에 자꾸만 일을 저지르고말지요...ㅎㅎ 매번 약발이 오래안가니 문제지만요...^^; 재밌게 보구 후기올릴게요~^^

2006-09-28 0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28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09-28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지금은 괜찮아요. 오후에 나와 팀장님 송별회도 하고, 낼 회의준비도 하고... 아파도 할건 해야하는 직딩...ㅜ.ㅜ
 

토요일, 올림픽공원 쪽에서 옛 회사동료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이 3시. 아침시간에 늦잠을 자도 꽤 여유가 있을 것 같아

종이인간처럼 깡마른 신입디자이너 치즈군(아가미 음반 디자인한 그 청년)과 B양, 그리고 실장님, 나

이렇게 넷이 올림픽공원 한켠에서 열리고 있는 디자인하우스 30주년 기념 페이퍼 테이너 전시를 보고

결혼식장에 가기로 했다.

지난 토요일 한낮은 거의 여름처럼 쨍쨍하고 더웠던터라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부터 페이퍼 테이너까지 걸어가는데 좀 힘들었다.

소마미술관이 보이고 커피빈이 공원 한가운데에서 생뚱 맞게 우리를 맞아주는 시점에서 저멀리 페이퍼 테이너가 보인다.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종이로 만든 신전.

뭐, 다 좋지만 입장료가 느무 비싸다. 성인이 만원. 물론 소마미술관도 함께 관람할 수 있지만...

페이퍼 테이너 부스에 마련된 각 작품들이 다 기업을 이미지화한 프로젝트다보니 지원도 심심찮게 받았을텐데, 가격이 조금 착했더라면 만족도가 더 높아졌을 것 같다.

그리고 이 페이퍼 테이너 안에서 전시 중인 <여자를 밝힌다> 전도 나쁘지 않더라. 조금 식상한 주제이긴 했지만 꽤 완성도 있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전시를 다 보고 중앙 통로로 나가니 노천카페가 있다. 앉아서 커피와 베이글 먹고 전시 얘기도 나누고...커피맛이 괜찮았다. 파란 잔디밭을 앞마당삼아 잠시 청명한 하늘도 바라보고....


   전시장 사진을 조금 찍어봤는데, 여기 올린거 말고 괜찮은 작품들 많다(사진편집하기 귀찮아 다 가로버전 만 이용한 한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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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9-25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운 주말 ㅜㅜ 난 포도따고 왔는데, 가족동반 회사모임에서 흑흑흑

플로라 2006-09-25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햇살 아래서 포도따고 하이드님도 멋진 주말이었을 듯 한데유~^^

2006-09-25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09-25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네 제 꺼에요. 그날 결혼식이라 신경을 좀...ㅎ 내일 화이삼!!! 저의 기를 모아드릴게요~^^

2006-09-25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