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은 경주에서 가족들과 맞이했다.

28일 종무식이 끝나고 다음날 출근, 나와 디자인 3팀만 출근해 최종교정과 필름확인작업을 했고,

그날 저녁엔 잠깐 들르신 실장님과 일 때문에 언쟁을 높이다 2006년을 마지막 업무를 아주 우울하게 마감했다(실장님이 나가고 갑자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내 방에서 울고 말았다. 대밋).

2006년이 상당히 심란하게 마감될 뻔 했으나,

엄마의 선견지명인지 새해를 경주에서 맞이하자는 엄마가 깜짝 계획이 있었던터라

그냥 다 털어버리고 토요일 오후에 경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포항에서 공부하고 있는 W 와 만나기로 하고 장장 4시간 넘게 차를 타고 포항에 도착.

W가 건네는 위로주와 모듬회로 씁쓸한 기억과 아쉬움을 달래며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31일은 하루종일 경주와 감포를 오가며...

모처럼 부모님께 효도하고 생색내며 보냈다는...ㅎㅎ

경주 힐튼호텔 일식당 겐지에 예약하고 함께 모처럼 정겨운 식사를 했다.

생선 물도 좋고 이것저것 메뉴 구성이 좋아 정말 효도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1월 1일.

빵빵한 포부도 설레임도 없지만, 새해가 시작되었고 짧은 연휴를 보내고 어제 시무식을 하고

나는 내 자리로 돌아왔다.

지난 12월 내내 무엇에 쫓긴 것처럼 매일매일 보냈더니

미처 2007년을 생각할 여력조차 없었다.

이제부터 차근차근 생각하고 정리해봐야할 것 같다.    

Anyway, happy new year~

 

살짝 친분이 있는 조우영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이다.

귀여운 돼지처럼 올 한해를 알차고 풍성하게 보내라면서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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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7-01-0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엔 님께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

moonnight 2007-01-0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한 해 너무 수고많으셨어요. 플로라님 페이퍼를 읽으니 저희 부모님께 넘 죄송해요. 연휴 내내 혼자 쏘다니고 흑 ㅠㅠ; 저도 새해엔 플로라님처럼 착한 딸이 되어볼래요. (과연;) 불끈!

paviana 2007-01-0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전에 회사앞을 어슬러거리다 플로랄 고양이라는 새로 생긴 카페를 봤어요. 님이 생각났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건강하시고요.^^

플로라 2007-01-0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네 야클님두요~ 조만간 좋은 소식 들려주세요~^^

달밤님, 그 얘긴 울 보스한테 들어야하는데...ㅜ.ㅜ 암튼, 언제나 힘내라 따뜻하게 북돋워주시는 님 덕분에 많은 힘을 얻곤해요.^^ 저 그렇게 한번 크게 생색내고 오래오래 가요..^^;;

파비님, 플로랄 고양이는 어디에요? 혹시 할머니분식쪽인가요? 파비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좋은일 가득하시길~^^
 

빛의 속도로 지나간 3일간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인천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상황이 나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놀고 온 후의 온갖 할 일들이 쓰나미폭풍처럼 몰아쳐

어제 출근한 뒤 아직까지 집에 못간 상태다. 

아침에 세수만 잠깐 했고 밤샘용 추리닝 복장 그대로, 점심은 앉은 자리에서 B가 사다준 김밥으로 때웠다.

정말 추레한 모습으로 책상에 앉아 일을 하면서 타이페이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나, 거기 있었던 거 맞아?

올해가 가기 전엔 다 끝나겠지. 이 지긋지긋한 일들.

어서 추리닝 모드에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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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7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12-2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네. 이제 겨우 한숨 돌리고 집에 가려구요. 물론 갔다 다시와야해요. 옷만 갈아입고...ㅠ.ㅠ 지긋지긋한 일, 고지가 보여요. 새해엔 일복은 좀 살살~ㅎㅎ 그나저나 캐논 400D라서 렌즈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ㅎㅎ
 

나는 기꺼이 고시생모드를 감수하고 있다.

추리닝에 포니테일로 질끈 묶어버린 머리, 책상 앞에 딱 붙어버린듯한 자세로.

살인적인 이번주 스케줄을 감내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 라고 위무하며.

이번주 안에 격월간 서울시 홍보매체 신년호를 마감해야하고(정확히는 오늘 목요일까지!),

다음주 진행되는 웹진 특집들 원고청탁과 인터뷰 질문지도 만들어 보내야하고,

팀원이 진행하고 있는 1월에 시작되는 체험프로그램 서포트도 해야한다.

내일, 크리스마스 이스케이프를 위해

환전도 해야하고,

머리도 잘라야하고(현재 상태론 도저히 그 꼴을 하고 나가는건 치명적인 국가망신을 불러올 수 있으니까.)

신발도 한 켤레 사야하고(편한 단화를 사야하는데, 당췌 홍대 앞으로도 뭐 사러 나갈 여유가 안생긴다)

가는 곳의 정보들도 찾아봐야한다. 금요일은 새벽부터 청주로 출장을 가니까.

아침에 회의가 두 개나 잡혀있어 살짝 걱정인데,

점심 시간을 이용해 은행과 쇼핑과 머리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까?

흠.... 묘안을 찾아야 해.

 

이번주가 시작되기 전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정말 열심히 달려야지 생각했다. 

달콤한 성탄절 탈출을 감행하기 위해 기꺼이 그 정도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했다.

에너자이져가 아니지만 달리면서 지치지 않고 즐거이 일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부여.

몸이 근질근질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질러버린 탈출계획.

시의적절하게 잘 했다, 싶다.

아마 그런 돌출 이벤트(나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없었으면 나의 이 야릇한 연말은 무척이나 건조하고 팍팍하고 우울했을 것 같다. 말도 안되게 폭주하는 업무량에 눌려 아마 누렇게 떠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기꺼이 이 탈출에 응해준 벗에게 감사한다.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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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2-2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그남자 그여자.에 나오는 그여자.의 츄리닝모드가 떠오르는군요. 흐흐

2006-12-21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12-2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정말 숨막히는 스케쥴. ;; 성공적인 크리스마스 이스케잎을 위해. 힘내셔요. 아자! ^^

플로라 2006-12-21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오늘도 추리닝모드로 변신했어요. 아, 꽃단장하고 놀러가고파~ㅎㅎ
달밤님, 오늘밤만 새면....ㅠ.ㅠ 저도 성공적인 탈출을 기도하고 있어요. 감솨~^^

2006-12-22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 초반 자료서치 작업과 마지막에 윤문하고 교정보고 인터뷰 정리하는 일만 했지만,

올 여름 내내 우리팀에서 기획하고 진행했던 디자인리서치 작업이

올해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 그래픽 분야에서 수상을 했다(안그래도 12월 19일자 J일보에 광고가 나왔다).

나야 뭐 아주 미미하게 이 작업에 참여했지만,

예기치 않은 수상을 하고서

어쨌든 꽤 흐뭇했고, 또 업계 사람들 만날 때마다 자랑을 하고 다녔더랬다.

안그래도 지난달 월간 디자인에서 인터뷰를 할때도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띄우며 자랑질 엄청 해댔지만..

그래서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를 주관하는 디자인지에서

시상식을 한다고 내일, 아니 벌써 오늘이군. 남산 하얏트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실장님과 디자이너와 같이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내심 기뻤다규.

처음엔 그다지 기여도가 높지도 않은 내가 갈 자리가 아니라고 손사래쳤지만,

요즘 연일 피곤에 쩐 모습이 불쌍했는지,

남산 맑은 공기라도 쐬게 해주고 싶으셨는지,

어쨌든 실장님이 설파한 우리팀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일이었으니까 현재 팀장인 내가 참석해야한다는 요지의 변을 듣고, 거기 다녀오느라 시간이 없을거 같아 미리 할 일들까지 한꺼번에 쳐내면서 오늘 하루 열심히 달렸더랬다.

그런데.

저녁 9시가 다되어서

이 행사를 주최하는 IDAS측(삼성 리움 홍라희 여사가 대표로 있단다. 근데 이런 쪼잔한 행태는 뭔감? ㅡ.ㅡ)에서 대표 한 사람만 오란다고 다시 전화가 왔다.

헹...김 빠지네...

너무 오랜만에 남산 간다고 좋아했더니만, 아니 실은 하얏트 가서 디너 먹을 생각이 더 컸지만(이, 이건...인지상정이라고 생각....ㅠ.ㅠ),

왠지 초장에 너무 김치국 마시고 있었단 느낌....뻘쭘...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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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12-2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쪼잔하군요..신라에서 하고 다 부르지, 갑자기 하얏트 매출 올려주는게 배가 아팠나요..
전 오늘 보나세라 가는데 전혀 흥이 안나고 있어요.초극강 우울상태라..ㅜ.ㅜ
그저 음식이 맛있어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업되길 바랄뿐이에요.

플로라 2006-12-2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작 실무에서 고생한 사람 대신 홍라희 관장하고 사진찍을 대표들만 부른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웃기더라구요. 그나저나 파비님 무슨 일 있으세요? 초극강 우울...연말인데, 기운내세요~ 맛있는 음식 드시면서 떨쳐버리시고요~^^
 

<우금티 예술제> 라는 동학관련 지역축제 때문에 지난 주말을 공주에서 보냈다.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까지, 동학 최후 격전지인 우금티로 가는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공주와 부여 일대를 헤집고 다녔다.

금요일 밤에 도착해 금강 부근 모텔에 짐을 풀고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를 따라 동선을 짜고, 현장에 오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인터뷰지를 만들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사진가와 컨셉을 잡고....

행사 마지막 장소가 우금티라는 곳이었는데, 거의 산 중턱길이라 있어서 본의 아니게 등산도 했다.

추모제가 진행되는 동안엔 너무 추워 얼어죽는 줄 알았다. ㅜ.ㅜ

 이 책은 내년 3월에나 나올텐데, 지금부터 사람들 닥달해 글 내놓으라고 아우성을 쳐야하니...

녹록치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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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12-1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들어보는 지명인데 귀에 쏙 들어오네요.
사진, 참 좋아요. 추운데 고생하셨어요. 토닥토닥 ^^

2006-12-17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8 0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8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8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8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12-19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어흑, 겨울출장은 언제나 유난히 춥고 힘들었던 기억만 나네요. ^^;; 아, 이젠 정말 출장은 노땡큐, 하고 싶어요. 저도 어쩔 수없는 도시새인가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