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지나간 3일간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인천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상황이 나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놀고 온 후의 온갖 할 일들이 쓰나미폭풍처럼 몰아쳐
어제 출근한 뒤 아직까지 집에 못간 상태다.
아침에 세수만 잠깐 했고 밤샘용 추리닝 복장 그대로, 점심은 앉은 자리에서 B가 사다준 김밥으로 때웠다.
정말 추레한 모습으로 책상에 앉아 일을 하면서 타이페이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나, 거기 있었던 거 맞아?
올해가 가기 전엔 다 끝나겠지. 이 지긋지긋한 일들.
어서 추리닝 모드에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