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두 군데가 동시에 불이 나갔다.
    화장실과 또 다른 한 곳. 

    원래의 담당자가 부재중이라, 성격 급한 나는 후다닥 DC마트에 갔다왔다.
    솔직히, 형광등 같은거 어디서 파는지 몰라, '거기 가면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갔더랬다.
    넓은데다 웬 물건들이 많은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몰라 헤매고 있을 때,
    웬일로 친절하게도 직원 한 명이 다가와 물었다. 

    "뭐 찾으세요?" 

    "아, 전구요." 

    잘 알려주길래 내심 좋았다. 그런데에 가면 먼저 물어보기 전에는 손님에게 관심도 안 가지니까. 

    막상, 전구 있는 곳에 도착하니, 또 다른 문제에 부딪혔다.
    어느게 흰색 전구인지 모르겠는 거다...-_-
    내 기억에...'주광색'이 형광등 색이었던 것 같은데..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언제 왔는지 아까의 그 직원이 다가와 손가락으로 콕 집으면서까지 말해줬다. 

    "이게, 지금 천장에 있는 형광등처럼 흰색이구요, 이건 주황색이에요. 이건 빨간색이구요~" 

     그렇게 말하고 왔을 때 처럼 바람같이 휙- 사라졌다. ㅡ_ㅡ;;
     그래서 나는 그 말만 철썩같이 믿고(의외로 순진하다...) 그걸 두 개 집어 계산하고 부리나케 왔다.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는데다가, 날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전구를 갈아 끼우려는데....이런, 니미럴...
     주확색이잖아!!!!!!!!!!!! (아, 혈압...) 

    결국, 나는 나를 찾는 사람들과의 일 중 일부를 해결 하자마자, 다시 DC 마트로 향했다.
    아, 놔, 바빠 죽겠구만, 이게 뭐하는 시츄에이숀! 

    영수증과 함께 문제의 그 전구들을 카운터에 주며 항의했다.
    직원이 잘못 알려줘서 바꾸러 왔다고. 카운터 남직원은, 

    "주광색이라고 써 있는게 흰색이에요." 

    윽, 그 직원이 쓸데없는 친절을 베풀지 않았으면, 내 생각대로 처음부터 그걸 샀을텐데...
    잘못된 친절은, 친절이 아니다. 

     누가 길을 물어봐도, 확실히 모르면 안 가르쳐주고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은 것처럼. 괜히 잘못 알려줬다 욕만 바가지로 먹는다. 

    그 직원이 같은 실수를 안 하기를 바란다. 쩝... 

 

    머피의 법칙이라고, 항상 바쁠 때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생긴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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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0-03-2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이길로 쭉...가시면 됩니다...해서 갔는데...
막다른 골목이 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되는거죠.ㅡㅡ^
날은 엄청 춥고 비는 오고...뭐 그러면 완전 짜증나겠죠.
토닥토닥...고생하셨어용...

L.SHIN 2010-03-23 14: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길 잘못 알려주면 안 알려준 것 보다 못 하다니까요.
저도 찬 바람 맞으며 그ㅡ거리를! 두번이나 왕복...-_-

마노아 2010-03-2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주광색이란 단어를 처음 알았어요! 엘신님은 고생했는데 덕분에 하나 배웠어요.^^;;

L.SHIN 2010-03-23 14:06   좋아요 0 | URL
그런데 발음이 '주황색'과 비슷해서 매번...헷갈려요...^^;

마녀고양이 2010-03-23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불꺼진대로 얼마동안 버팁니다. 엘신님처럼 동작이 빠르지 않아서.. ㅎㅎ
후다닥 하는걸 보니,, 엘신님 살은 안 찌시겠네~

L.SHIN 2010-03-23 14:0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제 개인적인 장소였으면 안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공적인 장소였고, 다른 사람들 불편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주의라.

마녀고양이 2010-03-23 14:25   좋아요 0 | URL
음... 엘신님과 결혼하는 분은 편할지 힘들지 잘 모르겠네요. (생각 중~)

개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회사 퇴근해서 청소해주는 남편이 젤 싫어요.
회사에서 힘들어서 발뻗고 어퍼져있고 싶은데, 신랑이 청소하면 나도 해야 하잖아요.
둘다 어퍼져서 집안이 쓰레기통이 되도록 놔두는 편이 살기는 편하더라구요. ㅎㅎ

L.SHIN 2010-03-23 18:25   좋아요 0 | URL
제가 결혼할 일은 없겠지만...
한다 해도, 둘 다 안할 겁니다. 그건...집 관리인이 해야하지 않을까요...^^;

무스탕 2010-03-2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주광색이라는 말이 있네요? 첨들어 봅니다.
그러게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하잖아요 ^^
(너무나 크게 확대해석을.;;;)

L.SHIN 2010-03-23 18:26   좋아요 0 | URL
하지만 이름을 너무 헷갈리게 만들었어요. '주광색'이라니, 그냥 '흰색' 이러면 안 되나..ㅡ.,ㅡ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적절한 표현 같은데요.ㅋㅋ

후애(厚愛) 2010-03-24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주방에 전구가 나가서 옆지기가 전구 사이즈를 알아보려고 매니저 사무실에 들렀는데 아파트 관리하는 아저씨가 이거 새로 샀는데 좋다고 무료를 주는 걸 가지고 왔어요. 그런데 노란 불빛이에요.ㅜ.ㅜ
이번 주에 마트 가서 새로 사려고요.^^ 노란 불빛이 눈을 아프게 하네요..

L.SHIN 2010-03-24 10:44   좋아요 0 | URL
카페도 아니고...노란색은 눈이 피곤하죠...^^;
전구는 이외로 갈아끼우기 쉬워서 좋아요. 몇 W인지, 몇 V전력인지 등등 기존 전구에 써 있는 걸
똑같은 걸 사오면 되니까.^^

sweetrain 2010-03-24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혼자 산지 오래되긴 했구나 실감한게...
이제 혼자 벽에 못도 잘박고 전구도 잘 갈아요.;;;
웬만한건 혼자 잘 고칩니다.
(울 아버지도 거의 맥가이버 수준이셨고 저는 그런 아버지를 좋아했더랬지요.^^)
어쩌면 무식하게 힘이 세서 그럴수도 있지만.;;

L.SHIN 2010-03-24 11:03   좋아요 0 | URL
혼자 뭐든지 잘 할 수 있는 건 좋은 겁니다.
그만큼 나의 아는 힘이 강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