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공금을 내가 대신 받아야 했다.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 사람이 왔다.
    나는 잘못 알고 처음엔 22만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5만원짜리 신사임당 여사를 5장 들고 있는게 아닌가.
    즉, 그는 처음부터 정확한 금액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가 거슬러 주려고 만원짜리 세종대왕님 3장을 들고 있을 때 조차도
    모른척 아무 말 안 했던 것이다.
    게다가 뻔뻔스럽게도 잔돈을 줄 때까지 기다리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번뜩! 예리한 직감님이 내려오사, 

    '다시 한 번 확인해봐. 22만원이 아닐걸~' 

    나는 순진하게도 하마터면 그에게 내 쌩돈 3명의 세종대왕님을 넘겨줄뻔 했다. 

    "아, 25만원이네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 때서야 그는 아무 말 없이 가는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영수증 안 받아가요?" 

    속으로는 그가 알면서도 돈을 적게 내려고 했다는 것이 괘씸했지만,
    공사를 구분해야 한다라는 주의인 내 입에서는 저 말만 튀어나오더라. -_- 

    보내고 난 뒤, 생각할수록 괘씸했고 한심스러웠다. 

    고작 3만원에 양심을 팔 수 있다니.
    참, 값어치 없는 인간이구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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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2-10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적은 금액에도 양심을 충준히 팔수 있겠던걸요~.ㅠㅠ

L.SHIN 2010-02-10 11:26   좋아요 0 | URL
아니되요~ 아니되옵니다.
누구라도 존재의 값어치는 높아야만 합니다.ㅜ_ㅡ

마녀고양이 2010-02-1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만원이면, 떡볶이 15인분, 만두찜 10세트, 짜장면(직접 가서 먹을때) 10그릇, 아이스크림 700원짜리 슈퍼에서 90개 정도, 스파게티 4그릇, 피자헛 한판............ 아 배고파~

L.SHIN 2010-02-10 11:27   좋아요 0 | URL
인간은 떡볶이 15인분에 팔 수 있을 정도로 가치없는 생물이 아니잖아요.^^
저도 배고파요..ㅜ_ㅜ

마녀고양이 2010-02-10 11:59   좋아요 0 | URL
엘신님은 외계인치고 인간의 가치를 높이 사주시네여? 인간 개체의 한명으로서 ㄳㄳ... ㅋ; 방금 라면에 밥 말아먹어서 이젠 배 안 고파여~~

L.SHIN 2010-02-10 13:37   좋아요 0 | URL
뭐...인간을 좋아하니까요.(긁적, 쑥쓰럽게시리.. -_-)

후애(厚愛) 2010-02-10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만원이면 한국에서 책 세권정도는 살 수 있겠군요.-_-;(퍽퍽)
아 저도 배고파요~ (책인지 음식인지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2-10 12:00   좋아요 0 | URL
책 세권.. 그거 땡기네요.. ㅡㅡ;; (저두 퍽퍽)

L.SHIN 2010-02-10 13:37   좋아요 0 | URL
요즘엔, 책 두 권 밖에 못 사요...ㅜ_ㅡ
글구, 만화책이 권당 5,6천원 하는 거 보고...거품 물 뻔 했다는...;;

Mephistopheles 2010-02-10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무원이셨군요 엘신님.

L.SHIN 2010-02-10 21:12   좋아요 0 | URL
앙~? 어째서 '공금=공무원' 공식이 성립되는 겝니까? ㅡ.,ㅡ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절대 아니랍니다. (메롱)

Mephistopheles 2010-02-11 09:37   좋아요 0 | URL
음...아님 말고~ =3=3=3=3

메르헨 2010-02-1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보통 회사에선 다들 아는 얼굴이라...금액 착오 같다고 바로 말할듯...^^;;
나중에 좀 웃기는 상황이 되는거 보다는 말이죠.^^
뭐...남이라면...ㅎㅎㅎ

L.SHIN 2010-02-10 21:13   좋아요 0 | URL
음, 그게..'아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도 아닌 것이..;;; -_-
무튼, 그래요.ㅋ

무스탕 2010-02-1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만원이면 거금이죠. 1~2천원에 바닥 드러내는 인간들 널렸습니다.
삼만원의 기준이 떡볶이, 순대, 아이스크림, 스파게티, 책... 다양하네요. 전 뭘로 할까요?
요즘 삼만원이면.. 보통승용차 엔진오일을 갈겠군요. 며칠전에 갈았거든요 ^^

L.SHIN 2010-02-10 21:14   좋아요 0 | URL
헉, 그래요?
3만원에 엔진오일이라니...
그 사람의 비양심 때문에 제가 그 거금 3만원을 물뻔 했다니까요.ㅜ_ㅡ
재빨리 알아서 다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