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갔다가.-5
아침에 나갔다가 ... 라고 쓰고 싶으나,
아직 컴컴한 새벽 6시,
노란 머플러 입까지 끌어올리고
빨간 모자 귀까지 푹 내려쓰고
사자 장갑 양 손에 꼭 끼워주고
얼마나 껴입었는지 걸을 때마다 뒤뚱거리는 몸 끌고
언제나처럼 문을 열었을 때
사정없이 때려주시는 눈바람에,
그냥 들어가....?
아니야, 엄청난 비바람에도 신나서 좋다고 깔깔거리며
나간 내가 이 밀가루들에 기가 죽을 수야 없지.
눈에 발이 푹푹 빠지면서도 걸었다.
늘 걷던 길이었다.
"이 길이 맞아?" 하고 외치며 걸었다. -_-
내가 늘 가던 코스에서 약간 벗어나,
올 해 398살 되시는 커다란 나무님한테 가서 한 번 꽉 껴안아주고
"만수무강 하셔라!" 덕담 남기고 왔다.
400살 되시면 가서 정중히 여쭈어야겠다.
"젊은 모습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지..?"
또 잘 걷다가 어떤 아저씨들의 뒤를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다
탈 생각도 없던 버스 탈 뻔 했다. -_-
K군과 J군이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재밌어 보였다.
지구체험을 소홀히 하면 안되므로 난 외쳤다.
"내가 할래!"
마녀 빗자루로 열심히 쓸고 있는데 J군이 와서 빗자루 뺏으며
하지 말랜다. 아, 왜? ㅡ.,ㅡ^
눈들을 한쪽으로 몰아보니 히말라야 산맥이 눈 앞에 펼쳐졌다.
끝없이 내리는 눈을 보며 나는 혼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구를 통째로 튀겨먹으려고 밀가루 뿌리나보다.
나는, 목성이나 천왕성 등이 더 맛있을 것이라고 귀띰해줬다.
PS : 친절한 지구인님이 내가 10번째라고 해서 제목 수정..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