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무척이나 재밌게 본 만화 중 [아기와 나]가 있다.
어린 아기를 돌보는 초등학생 남자 아이의 일상생활 이모조모를
단편으로 보여주는 그 만화에서도 설날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설날에 새배돈을 주는데,
진이가 받은 하얀 봉투를 보고 질투하던 아기 신이에게도
하얀 봉투를 그 아빠가 주었다.
봉투를 받아들고 좋아하던 신이가 갑자기 세배..새배..(어랏, 어느게 맞더라? -_-)
하여간 돈을 갑자기 우적우적 씹어 먹으니까 진이가 기겁을 했었다.
알고보니까 아직 돈의 가치를 모르는 아기에게 준 것은 김이었다.
나는 '그거 참!' 하고 기발한 생각이라고 감탄했었다.
그래서 나도 주변 사람들한테 '봉투에 김을 넣어주자!' 하고
생각했었는데...누군가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가 맞을뻔 했다.
아, 왜? ㅡ_ㅡ
김, 맛있잖아.
『여담 1』
한국에서는 김을 큼지막하게 썰어서 주니까 좋다.
일본에서는 김을 꼬딱지만하게 썰어서 준다.
아, 놔~
김에다 밥을 싸먹야지, 밥에다 김을 싸먹으란 말이냐? =_=
『여담 2』
한국 편의점의 삼각 김밥 속의 반찬이 밥의 양에 비해 너무 적다.
그래도 김은 밥 전체를 다 싸주잖아.
일본 주먹밥은...반찬도 없는게 김도 꼬딱지만하다. ㅡ.,ㅡ
그래서 단무지 달라고 했다.
단무지...더럽게 짜다.
얼마전에 일본에서 손님이 와서 함께 술 한 잔 했는데,
요리 이야기 하다가 단무지 이야기가 나왔었다.
나도 모르게 한국식 발음 '다꽝' 으로 말하면서
단무지의 일본과 한국의 차이에 대해 연설하는데,
일본인이 못알아듣는거다.
사실, 일본식 발음 '다쿠앙'이라고 해야하는데...환경의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예전에, 일본 친구한테 영어 발음을 그 따위로(가타가나식) 하지 말라고
핀잔 준 주제에, 미국 친구한테서 편의점을 영어로 '콤비니' 라고 하면서
'영어인데 왜 못알아먹냐'고 한 적이 있었다.
한국말을 제일 잘 한다고 떠들고 다닌 주제에,
정작 필요할 때는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 요즘, 미쳐버리겠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