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의 자녀 중 첫째 아이가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소식에
    태어나 처음으로 아동화를 사러 나갔었다.
    사는 김에 둘째 아이의 구두도 같이 사러 금강제화점에 갔었다.
    오랜만에 가는 모 백화점의 1층은 여전히 구두 신발점으로 가득했는데 예전보다 더 정신없어 보였다.
    금강제화점은 역시나 성인용 구두밖에 없어서 다른 곳을 기웃거렸는데 운 좋게 랜드로바점 발견.
    인터넷에서 미리 봐두었던 디자인이 있어서 (사실은 돌아댕기는게 귀찮아서 =_=) 냉큼 사버렸다.

    첫째 아이에게 줄 리본이 달린 분홍색 구두. 걸을 때 어른 신발처럼 또각또각 소리나는걸 사달라고 주문까지
    하는 바람에 나는 손으로 구두를 잡고 걷는 시늉을 해보았다.
    미끄럼 방지 밑창 때문에 소리가 안 나는 것 같았지만, 뭐 어때. 원하던 분홍색은 맞잖아.(자기 합리화중)
    사이즈를 말했더니 직원이 가져오면서 신어 보라는 듯 내게 내밀었다.(습관인듯)
    뭐여, 나보고 이걸 신으라는 것이냐 ㅡ.,ㅡ
    내가 신으려면 신데렐라의 못된 언니들처럼 발 뒤꿈치를 잘라내야 할 것이오.

    그리고 둘째 아이에게 줄 검은색 신사화 구두를 샀다.
    랜드로바, 어찌나 멋대가리 없던지 신발 상자가 회사 로고도 없는 민무늬 흰색 상자였다.
    그 촌스런 박스를 포장할까 하다가 내일 당장 신는다길래, 그냥 겉면에 파란 매직으로 간단한 메세지 적는 것으로 끝.

    신발 배달은 S가 내일 아침 대신해주기로 했다. (이로써 내 할 일은 마침~)
    다행이도 집에 와서 분홍색 구두를 바닥에 대고 따각따각했더니 소리가 난다.
    (아무래도 그 여자아이의 주문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듯..-_-)

    아동화, 처음으로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아이들이 씩씩하고 건강하고 이쁘게 자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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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2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가 안난다면 그 탭댄스 슈즈 밑에 붙이는 조그마한 쇠붙이 하나 붙이면 잘 나지 않을까요..너무 소란스러울까?

L.SHIN 2008-03-02 21:33   좋아요 0 | URL
쇠붙이 보내주세요. 강력접착제로 붙여서 '매피님이 그러라고 했다'라고 책임전가 시키게 =_=

Mephistopheles 2008-03-02 23:17   좋아요 0 | URL
그럴러면 먼저 신발을 보내주셔야 겠죠..하지만 시간적으로 신발이 오고 가고 하면 페이퍼에 써 있는 날짜에 못 맞출 듯 싶습니다..^^ 에스님..흐흐

웽스북스 2008-03-02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들이 그렇더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또각또각까지 주문하다니, 대단해요 ㅋㅋㅋ

L.SHIN 2008-03-03 16:49   좋아요 0 | URL
저는 그렇게 대놓고 주문하는 것은 처음 봐서..조금 당황했답니다.^^;
어른 흉내 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나 봅니다.

도넛공주 2008-03-0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큰 투자하셨네요!

L.SHIN 2008-03-03 16:50   좋아요 0 | URL
음...투자라기보다는...내가 어릴 때 잘해주었던 H에 대한 간접 보상인 셈이죠.^^;

302moon 2008-03-03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는 할머니가 사주시는 운동화 넙죽 받아 신었던 거 같아요. 빛 번쩍번쩍하거나 소리 윙윙거리는 운동화 신은 친구들이 살짝 부럽기도 했는데-_-; 지금은 빈티지 스타일이나 마구 추상적 무늬를 선호하는 편. 대놓고 뭔가 얘기하는 건, 저희 조카들도 그렇던데요./

L.SHIN 2008-03-04 18:07   좋아요 0 | URL
좋아하는 스타일이란 것이 주기적으로 변하죠.
그 당시에는 '이런 스타일이 최고'라고 생각했었지만 말입니다.(웃음) 돌고 돌더라구요~
내가 먼저 '뭐 가지고 싶어?'라고 물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에 받는 '주문'은 기분이 다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