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재생기 】- 다시 보고 싶은 20세기
1995년, 어느 날, 따뜻했던 오후
저기 놀이터 근처에서 붕붕 하늘로 뛰어 오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남사당패의 묘기가 부럽지 않게 두 다리 八 자로 벌려 뛰어 올라 손바닥 하늘에 치고 내려오는 아이,
체조 선수 저리 가라 앞으로~뒤로~ 공중 제비하는 아이들의 신나 죽겠다는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재밌어 보여 슬그머니 다가가 구경해본다.
너무 방정 떨다 덤블링 스프링 사이로 다리 빠져 허우적대는 아이 때문에 웃음을 터트린다.
어디선가 흘러오는 달콤한 향, 시선을 돌려보니 할아버지 주위로 모여 달고나 먹는 아이들이 보인다.
납작하게 누른 달고나 덩이 위에 찍힌 모양 제대로 뜯어 덤 하나 더 얻으려고 필사적인 아이들,
나도 그 옆에 앉아 따라해 보지만 잘 안된다.
그 놈의 쓸데없는 오기심 발동, 한 번 두 번 세 번 연이어 시도해보지만 결과는 입 안에 가득해버린
달고나 실패작들.
재료라곤 오로지 흑설탕과 꼬딱지보다 적은 약간의 소다가루 뿐인데, 왜 그렇게 맛이 좋았던지.
바늘을 동원해서라도 왜 그렇게 달고나 모양을 오리고 싶었는지.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나는 S와 달고나를 직접 해 먹기로 했다.
예전에 마트 쇼핑 중 '달고나 만들기 세트'를 보고 사 온 N 덕분에 추억속에 젖어 부엌과 거실을 온통
달콤한 설탕 냄새로 가득 채운 즐거운 날이었다.
역시나 처음엔 다 태워먹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만 뽑아내더니 요령이라도 생긴걸까.
겨우 하나 제대로 만들어내고 둘이 신나서 자축했었다.
자, 여기 그 즐거웠던 흔적 -
1) 국자에 흑설탕 한 스푼 가득 넣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354120.jpg)
2) 맑은 모습이 될 때까지 잘 녹여주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354121.jpg)
3) 소다 살짝 넣어주기 (너무 많이 넣으면 써서 맛이 없다구~)
4) 자아~ 약한 불에서 잘 부풀려 보자구 (너무 저으면 기포가 생기면서 다 타버리니까 주의~)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354122.jpg)
5) 걸죽하게 좋은 색이 나왔을 때 탁~! 가볍게 털어주는 센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354123.jpg)
6) 으음~ 이번엔 어떤 녀석을 찍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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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래, 별을 따러 간 오징어 특공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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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아~ 조심 조심...아쿠, 미안~ 오징어 특공대 (냠냠 내가 먹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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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오홋, 완성~♡ (옛날에 이렇게 성공했다면 덤으로 하나 더 먹을 수 있었을텐데 말야~)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354127.jpg)
* 요령 : 완전히 굳기 전에 오려내야 성공하니까 잊지 말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