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 재출시
데이빗 핀처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인간의 죄는 끝이 없다. 먹고 놀고 싸움질하고 섹스하는 모든 것이 죄다. 신은 이 죄들을 다스리기 위해 계율을 정한다. 과식하지 말라. 남의 아내를 기웃질하지 말라. 이웃의 재물을 탐하지 말라. 그러나 사람은 죄를 이기는 욕망의 동물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지게 설계되어 있다.

 

<세븐>은 현대판 묵시록이다. 욕심이 지배하는 사회, 계명은 사라진 지 오래이고 죄다 눈과 귀가 멀어 감정대로 휘둘린다. 형사는 십자가를 매고 하나 하나 죄를 처단해가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스스로 죄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드디어 모든 죄를 처벌하고 천국의 문을 열려는 순간 아내가 토목살인된 채로 눈앞에 나타난다. 울부짖는다. 대체 내게 왜 이런 시련이? 눈을 질끈 감고 금기를 넘는다. 죽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가면 동서문화사 월드북 205
부아고베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가면>처럼 미스터리한 소설도 없다. 독자들은 대체 철가면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내내 궁금해하지만 7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이 끝날때까지 정체는 밝혀지지 않는다. 허탈해야 마땅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감정은 새로운 두근거림이다.

 

작가는 왜 철가면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실제 철, 사실은 밸벳으로 얼굴을 가린 죄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작가적 호기심을 가지고 숨은 사연을 캐내 소설로 완성시켰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지만 사실은 의인인 철가면은 호시탐탐 탈출기회를 노린다.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이어지다 결국 성공하게 되는데.

 

아마도 <철가면>을 완역 그대로 읽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주 짧게 요약한 어린이용 책을 접한게 대부분이다. 다행히(?) 나는 다이제스트판을 보지 않고 제대로 된 번역본을 읽었다.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극적인 장면도 종종 등장하니 참고 읽을만하다.

 

덧붙이는 말

 

<철가면>의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졌다. 타이거 마스크 같은 레슬링 만화는 물론이고 아이어맨처럼 헐리우드를 호령하는 영화까지. 따지고 보면 복면가광도 철가면의 현대판 노래자랑인 셈이다. 누구나 가면을 쓰고 싶어하고, 본래의 자신과는 다른 능력을 할휘하고 싶은 속내가 숨어 있기 때문에 철가면의 전설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빵꿋 2019-08-3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스포네

카이지 2019-09-01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혹시 제 글이 호기심을 유발했다면 완독 추천드립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핑크히비스커스 2024-05-29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다는 제대로 된 번역본은 어느 출판사 책인가요?
 
내 이름은 빨강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첫 문장부터 눈길을 잡아끌지 못하는 소설은 자격 미달이다. 지금도 <내 이름은 빨강>을 처음 읽었을 때의 놀라움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깊은 우물바다에서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회한어린 절규. 위대한 작가가 탄생하는 순간에 걸맞는 시작이었다.

 

<내 이름은 빨강>은 오르한 파묵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우리에게도 낯설지만 서구 문학계에서도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터키의 작가가 쓴 작품이라는 편견을 깬 쾌거였다. 그것도 현대 문학의 기법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정통성을 잊지 않고서.

 

자세히 읽어보면 정밀화를 글로 옮긴듯한 세세함이 전해진다. 작가가 한 단어 한 문장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이후 그는 다양한 글을 발표하며 필력을 과시했는데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빼어난다. 그럼에도 역시 최고는 <내 이름은 빨강>이다. 그야말로 불후의 명작이라 할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탐험
게빈 프란시스 지음, 김용수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는 야식을 입에 대지 않고 일주일에 세차례는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을 하고 술 담배는 일절 입에 대지 않으면 건강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문제는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이 극수수라는 사실. 이유는 가지가지지만 크게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자기 의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곧 사회생활을 하자면 몸이 좋은 쪽으로만 가기 어렵고 또 아무리 환경이 괜찮아도 수도승처럼 살 수는 없다는 말이다. 다 일리가 있다.

 

<인간 탐험>은 인체의 작동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인간의 몸이란 태어난 순간부터 소멸로 향하는 무기질에 불과하다. 사용기한이 끝나면 폐기처분되는 고철과 다름이 없다. 곧 한계가 명확한 기계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썩어 없어질 몸 함부로 굴리자는 측과 그럴수록 더욱 소중히 다루자는 주장으로 갈릴 수 있다. 저자는 둘 다 부질없는 생각이라고 일축한다. 인간의 몸이란 유기체여서, 다시 말해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신경을 더 쓰거나 덜 쓴다고 해서 더 좋아지거나 나빠지기 어렵다. 곧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따라서 몸에 대한 관심은 밸런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균형이 파괴되면 몸은 급속도로 노화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말

 

몸처럼 신비한 기관도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마음이다. 몸의 작동원리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변화무쌍한 감정의 노예가 되어 허덕인다. 과학적 지식의 부족탓이 크다. 몸의 변화가 마음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면 몸을 함부로 대할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스로 예민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남들이 지적해서야 깨닫는다. 대부분은 부인하겠지만.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감함의 어원이 상식Sense인 것을 보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도리어 감각적이고 예리하다고 보는 편이 좋다.

 

<센서티브>는 예민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이다. 지나치게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을 남발하거나 혹은 힐링 느낌만 강해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부류가 아니라 차분히 민감함의 장점을 서술하고 있다.

 

저자인 일자 새드는 우선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곧 굳이 민감하지 않는 사람이 센서티브한 척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 책에 소개된 체크리스트에서 민감한 사람으로 판명된다면 그 때부터 이 책의 조언을 따르면 된다.

 

사실 그 어드바이스는 대체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자연을 자주 접하고 몸을 움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단순히 대안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민감한 사람은 스스로를 부정하여 아닌척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다보면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생활이 불편해진다. 혹시 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기도 하고. 그러나 억지로 화려한 옷을 입고 늘 생활할 수 없는 것처럼 예민한 성격은 없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지워지지 않는 낙인가은 것이다. 차라리 자신을 받아들이고 센서티브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안에서 행복을 누리려고 시도하는 것이 더 넛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