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첫 문장부터 눈길을 잡아끌지 못하는 소설은 자격 미달이다. 지금도 <내 이름은 빨강>을 처음 읽었을 때의 놀라움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깊은 우물바다에서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회한어린 절규. 위대한 작가가 탄생하는 순간에 걸맞는 시작이었다.

 

<내 이름은 빨강>은 오르한 파묵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우리에게도 낯설지만 서구 문학계에서도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터키의 작가가 쓴 작품이라는 편견을 깬 쾌거였다. 그것도 현대 문학의 기법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정통성을 잊지 않고서.

 

자세히 읽어보면 정밀화를 글로 옮긴듯한 세세함이 전해진다. 작가가 한 단어 한 문장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이후 그는 다양한 글을 발표하며 필력을 과시했는데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빼어난다. 그럼에도 역시 최고는 <내 이름은 빨강>이다. 그야말로 불후의 명작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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