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사람은 소수다. 자신에게 닥치면 사정이 달라진다. 바로 응징하고 싶어진다. 문제는 결과가 의도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쌍방폭행을 떠올려 보라. 인터넷과 에스엔에스가 발달하면서 예전 같으면 뉴스거리도 되지도 못하는 사건들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지하철 객차 안에서 오줌을 싼다거나, 케이트엑스 안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햄버거를 먹는다거나, 편의점에서 껌이나 과자를 훔친 아이의 사진을 가게 앞에 붙이거나. 본인 생각에는 정의를 실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법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명예훼손이다. 아무리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해도 사전 동의없이 공공연하게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 영상이나 사진을 게재하는 건 불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고하면 된다. 굳이 동영상을 제공할 필요도 없다. 공권력은 이런 일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망신을 당해도 싸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모든 불의를 사적 보복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횡횡하는 사회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Fantastic old-fashioned 'RETURNS!'

잔나비 


나의 기쁨 나의 노래되어 거리를 나뒹구는 쉬운 마음 되어라_나의 기쁨 나의 노래


편견은 대부분 맞는 말로 판명된다. 평판이 쌓이고 쌓여 형성된 견고한 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예외도 있다. 정보 비대칭 탓이다. 곧 직접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하고 남의 말만 듣다가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내게는 잔나비가 그랬다. 그들이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의 내 반응은 도대체 누구지였다. 이후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 방송에서 보기는 어려워졌다. 그렇게 잊혀지는 줄 알았는데 문화방송에서 콘서트 녹화 분을 보여주었다. 이른바 집콕콘서트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시작한 지 약 10분 이후부터 보게 되었다.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 이토록 다재다능한 밴드가 있었나? 가사면 가사, 멜로디면 멜로디,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뭐 하나 나무랄 데 없었다. 마치 비틀스의 페퍼 상사 앨범 공연을 보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한 두 곡의 히트곡이 아니라 자신들의 음악을 스토리로 만들어 펼쳤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다면 밴드도 한국에서 성공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잔나비의 앞날은 더욱 무궁무진하다. 발라드, 락, 펑크. 하우스 등 못하는 장르가 없다. 그럼에도 특히 좋았던 건 가사다. 어떤 감정이길래 저런 말들을 뽑아내는지 감탄했다.


사진 출처 : 190831~190901 잔나비 단독콘서트, ..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엔 단순히 정보 차원이었다. 확진자 수는 공개되는데 진단 수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발견한 사이트는 감염률, 곧 진단 대비 확진비율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후 습관적으로 들락거렸다. 거의 매시간. 이유는 간단했다. 한 시간별로 확진자수가 떴기 때문이다. 전날과 비교하는 그래프가 있어 제발 어제보다는 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어제부터(3월 8일) 데이터 값이 바뀌었다. 일단 시간별 확진자수 확인이 어려워졌다. 누적 확진자수로 어림잡아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구성이 복잡해졌다. 대체 왜 이렇게 바꾸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깨달았다. 내가 왜 이렇게 집착하지? 사실 코로나 감염자 숫자가 확 늘고 줄었다고 해서 내게 미치는 영향이 있는가? 어차피 종식되기는 글렀으니 매일 조심할 수밖에 없는데. 달을 보라는데 그걸 가리키는 손가락만 빤히 계속 본 셈이다. 당장 사이트를 삭제했다.


주식 열풍이다. 조금 덜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을 벌고 못 벌고를 떠나 그들의 일상은 대게 비슷하다. 개장 시간에 맞춰 온라인 주식 시장에 들어가고 수시로 시세를 파악한다. 조금이라도 오르면 기분이 좋고 반대면 하루를 망친다. 나처럼 개인적인 이득이나 불이익이 없는 사람도 코로나 관련 사이트에 하루 열 번 이상 들락날락했는데 자기 돈이 걸려 있다면 오죽하겠는가? 진짜 누구 말처럼 묻어두고 절대 신경 쓰지 말고 십년 지나 까보는 게 더 큰 수익을 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신경 쓸 일은 줄어들 거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그런가? 계속 흘깃거리게 마련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주린이들의 슬픈 눈망울은 허공을 떠돌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로운 위기에 닥치면 가장 먼저 드는 기분은 두려움과 공포다. 시간이 서서히 지나면서 원인도 찾고 해결방법도 알아본다. 그리고 알게 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구나.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고통을 당한 지도 1년이 넘었다. 문제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심지어 과학자들조차.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백신 개발을 보라. 사실 특정 질병이 발발한 지 365일 안에 백신을 만들어내는 건 초인적인 일이다. 그만큼 전 인류가 괴롭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연 백신이 정답일까? 과학에 백퍼센트는 없다. 다만 치료확률이 높을 뿐이다. 에이, 그렇다면 안 맞고 말지? 부작용도 생기고 사망자도 나오는데.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 분들께는 살 처분을 권한다. 곧 자신이 죽어 없어져야 비로서 해소된다. 무슨 그런 끔찍한 말을 하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조류 인플루엔자나 아프리카돼지열병, 광우병은 어떻게 했는가? 죽여 없앴다. 병에 걸리지 않은 동물들조차 대규모로. 끔찍하지만 더 큰 규모의 집단발병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사람이라고 다르겠는가? 다만 살 처분을 할 수 없으니 대안으로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을 높이려는 것이다. 만약 백신이 정 싫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기는 하다. 코로나가 사라질 때까지 격리당하는 것이다. 영원히. 백신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을 쓰는 데는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이 책은 최근 읽은 도서들 가운데 으뜸이다. 특히 ‘7장, 팬데믹 시대,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침이나 다름없다. 다들 자기 차례가 오면 백신 맞으시고 평소 손 씻기, 거리두기, 마스크 끼기 꼭꼭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흑소 소설 대환장 웃음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고 앞으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늘 마스크를 쓰고 계셨다. _ <너무 잘 보여>중에서


가끔 기겁을 할 때가 있다.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너무 잘 보여서. 이를 테면 햇살 가득한 거실에 탄산수처럼 터지는 먼지들. 단지 우리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 늘 있던 것이었을 텐데.


비비씨 다큐를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겨울철 감기의 전파과정을 추적한 내용이었다. 초정밀 특수 카메라로 지하철을 관찰 해보니 객차 안은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침과 기침에서 나온 분비물들이 속사포처럼 공간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병에 걸리지 않는 게 더 신기할 정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너무 잘 보여>를 읽으면서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들과 달리 온갖 노폐물들이 보이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물론 괴롭겠지. 그러나 한편으론 때 이른 대비도 가능하지 않을까? 마지막 문장은 작가 또한 나와 같은 의견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이 소설은 가까운 미래에서 온 보고서가 아닐까? 게이고의 상상력에 또 한번 감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