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소 소설 대환장 웃음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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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늘 마스크를 쓰고 계셨다. _ <너무 잘 보여>중에서


가끔 기겁을 할 때가 있다.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너무 잘 보여서. 이를 테면 햇살 가득한 거실에 탄산수처럼 터지는 먼지들. 단지 우리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 늘 있던 것이었을 텐데.


비비씨 다큐를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겨울철 감기의 전파과정을 추적한 내용이었다. 초정밀 특수 카메라로 지하철을 관찰 해보니 객차 안은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침과 기침에서 나온 분비물들이 속사포처럼 공간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병에 걸리지 않는 게 더 신기할 정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너무 잘 보여>를 읽으면서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들과 달리 온갖 노폐물들이 보이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물론 괴롭겠지. 그러나 한편으론 때 이른 대비도 가능하지 않을까? 마지막 문장은 작가 또한 나와 같은 의견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이 소설은 가까운 미래에서 온 보고서가 아닐까? 게이고의 상상력에 또 한번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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