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모형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9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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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도, 운동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도, 장사해서 돈을 버는 것도, 회사에서 출세하는 것도 전부 누군가에게서 착취한 행복이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불행해지는 것이다."

 

일본의 오타구 문화는 유별나다. 방구석에 틀어박혀 얼굴 한번 비치지 않고도 잘도 세월을 보낸다. 우리같으면 미쳐 버리고 말 것 같은데 나름 창조적인 활동을 한다. 피규어 제작도 그 중 하나다.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선풍적이지만 한국은 조금 자랑하는 느낌이라면 일본은 철저하게 장인적인다. 곧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한 거다.

 

<수기모형>은 일본사회와 약간은 동떨어진 상황을 다룬 전작들과 달리 진짜 사회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에스 엠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다. 물론 주관적인 판단이다.

 

목이 잘려나간 코스프레 걸 모델. 그 여자를 죽인 것으로 의심되는 대학원 박사과정생이 중태에 빠진다. 사건이 미궁에 빠지려는 찰나 어김없이 모에가 등장한다. 특히 이번 소설에서는 초반부터 등장하여 맹활약한다. 급기야 모델일까지. 남성팬들의 환호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하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사이카와는 또 어떻게 깔끔하게 뒷마무리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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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저는 죽어야 한다
파올로 타비아니 외 감독, 지오반니 아르쿠리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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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쓴 소설의 제목은 <다이어트클럽>이다. 스티븐 킹의 단편(금연주식회사)에서 모티브를 잡아 썼다. 등장인물만 정해놓았을 뿐 대략적인 줄거리는 생각하지 않고 그날 그날 정해진 분량을 써나갔다. 힘들었다. 그럼에도 매일 정해진 시간 책상 앞에 앉아있는 훈련을 하는 셈치고 꾸역꾸역 자판을 두들겼나가던 어느날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내 의도와 상관없이 캐릭터들이 움직여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나갔다. 그 순간부터 내 손은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순식간에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나갔다. 진정한 창작의 기쁨을 맛 본 것이다.  

 

<시저는 죽어야 한다>는 마법같은 영화다.교도소를 배경으로 세익스피어의 시저 연극을 한다는 발상부터가 기발하다. 더욱 놀라운건 실제 재소자와 범죄자들이 출연한다는 것. 여기까지만 해도 과연 천재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을만한데 진짜는 따로 있었으니 어느 지점부터 인물들이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짜나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연출이 별도로 필요없는 펄떡거리는 대사들이 관객들을 극치의 카타르시스로 몰아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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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의 귀환 -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하는 이유
야스민 B. 카파이.퀸 버크 지음, 최윤희 옮김 / 디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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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열풍이다. 의무교육이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관심이란 예나 지금이나 대학입시에 맞추어져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다른 집 아이들에게 뒤쳐져서는 안돼. 그러나 정작 코딩을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코딩의 귀환>은 이런 궁금증을 가지 이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코딩은 필수 언어다.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다. 지금도 편리한데 뭐가 더 필요하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지금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지금과 같은 키보드 입력은 완전히 한물간 기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음성언어를 이용하여 집안의 전자기기를 제어하거나 더 나아가 자신의 컨디션까지 체크할 수 있게 된다. 코딩은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는 핵심 언어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과거 컴퓨터 언어를 조금이라도 배워본 사람이라면 코딩은 완전히 다른 체제임을 알 수 있다. 일상과 별개인 기계어에서 스크래치를 포함한 쉽고 재미있는 언어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리면 어릴수록 다시 말해 학습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 전에 부담없이 배우는 것이야말로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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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더 이상 없다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8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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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대전역을 지나 대구역에 섰다. 종착지인 부산역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곧 도착한다는 안도감과 더이상 열차에 머물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만약 끽연가였다면 잠시 객차를 벗어나 난간에 기대 담배라도 한 대 태우겠지만 담배를 태우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건 이미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며 페이지를 넘기는 수밖에.

 

살짝 당황한다. 화자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사키라는 난데없는 남자가 등장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게다가 모에의 입술까지 빼앗아 버린다. 이런 제길. 약혼자까지 있는 놈이. 이미 모에의 팬이 되어버린 많은 독자들이 분개하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지금은 더 이상 없다>는 밀실살해사건을 다루고 있다. 추리소설에서 흔히 쓰이는 설정이다. 히로시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색다르게 접근한다. 주인공이 변경되고 모에가 주도를 한다. 사이카와 교수 팬들은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야 뭐 모에만 나온다면 상관없다.

 

그건 그렇고 결말은? 직접 읽어보셔야죠. 범인을 알고 보는 스릴러 소설만큼 맥빠지는게 또 있을까요? 아무튼 사사키는 나쁜 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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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달리아 1 밀리언셀러 클럽 53
제임스 엘로이 지음, 이종인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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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해서 읽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신문에 실린 서평을 보고 선택할 수도 있고 우연히 읽은 책이 너무 좋아 같은 작가의 소설을 연달아 보거나 특정 장르를 정해두고 집중적으로 보거나 도서관에 들러 눈에 밟히는 대로 닥치는 대로 볼 수도 있다.

 

<블랙 달리아>는 일요일 밤 라디오 주파수를 이리저리 옮기다 우연히 책소개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내용에 반해 보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교통방송의 이게 뭐라고에 출연한 소설가 장강명이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 그가 쓴 <한국이 싫어서>도 읽었던 터라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내용의 비장함에 비해 말은 경쾌해 살짝 놀랐지만.

 

충격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지니는 생생함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작가 자신의 개인사까지 겹쳐져 읽는 내내 시쳇말로 '이거 실화냐?'라는 감탄을 하게 된다. 같은 작가의 <엘에이 컨피덴셜>이 잘 짜여진 스릴러 교과서 같다면 <블랙 달리아>는 거칠기 짝이 없는 다큐멘터리 필이 난다. 실제로 도입부에 등장하는 권투씬은 마치 직접 복싱경기를 보는 듯한 긴박감을 자아낸다. 스티븐 킹이 은유에 강하다면 엘로이는 묘사에 특화된 작가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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