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우쿠우 평촌
종류도 많고 가성비는 갑이지만
뷔페는 다양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언제 맨 처음에 갔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가 아니었을까? 아무튼 자주는 아니지만 일 년에 서너 차례는 부모님을 따라 가곤 했다. 도리어 성인이 되어서는 발걸음이 뜸해졌다. 내 돈 주고 사먹게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간혹 친척이나 주변 지인들의 초대가 있을 때만 가곤 했다. 일단 비싸기도 해서지만 다녀와서 늘 속이 불편했다. 아무래도 과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한하게 머릿속이 뷔페로 꽉 찰 때가 있다. 정작 가서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상상 속에서는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결국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을 땐 가게 되는데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다. 심하게 말하자면 토를 하는 일도 있었다. 소화기관이 견디지 못할 지경의 나이가 된 것이다. 7월에 보노보노 삼성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적어도 당분간은 가지 말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결심을 깨고 말았다. 코우지 티브이 때문이다. 일식 셰프가 다녀온 저렴한 쿠우쿠우 뷔페에 가고 싶어졌다. 마침 근처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시간도 5시 30분쯤으로 적당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렀다. 아직 좀 이른 때라 사람들이 별로 없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는 제대로라는 각오를 다지고 게살스프와 채소로 속을 달래고 차가운 초밥을 종류별로 즐기고 회도 몇 점 먹고 나서는 탕수육과 유산슬, 닭튀김같은 따뜻한 중국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서 우동을 따로 주문하여 먹고 피자와 감자튀김에 디저트로 와플과 커피를 마신 다음 아이스크림으로 식사를 마쳤다. 중간에 짬짬이 과일도 먹었다. 전체적인 소감은 가성비는 좋았지만 정성스런 음식은 아니었다. 우동, 짜장, 짬뽕, 참치 회를 빼고는 모두 만들어진 음식이라 이른바 온도감이 없었다. 특히 중국음식은 거의 수분이 빠져 있어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초밥도 회와 밥이 떠오면 다 분리될 정도로 감칠맛이 없었고 회도 싱싱하지는 않았다. 우동도 직접 삶아주기는 했지만 맛은 완전히 인스턴트였다. 그나마 맛있는 건 육회샐러드 정도.
웬만큼 배가 고프지 않고는 다시 찾게는 되지 않을 듯싶다. 그럼에도 서비스는 좋았다. 접시도 바로바로 치워주셨고 사소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응답해 주셨다. 평일 점심 16,900원 저녁은 주중주말 상관없이 20,900원. 참고로 저는 평일 저녁에 들렀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번에도 다 먹고 나서 똑같은 경로를 밟았을까요?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으시다구요. 네, 저도 그렇습니다.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