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반가사유상, 김홍도, 나무인형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이들이 많다. 이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즐겼기에 그 귀함을 몰랐다는 뜻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나들이도 그 중 하나다. 딱히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가벼운 소풍삼아 자주 찾곤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에 주눅 들어 그러지 못했지만. 2020년 8월 15일 날을 잡아 찾았다. 예약제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홈피에 들어가 보니 원하는 시간은 이미 다 예매가 완료되어 있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들락날락하는데 럭키 딱 2장이 취소되었다. 잽싸게 클릭. 이 선택이 얼마나 절묘했는지는 그 날 저녁 깨달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8월 16일부터 다시 전면 중단되었다. 15일을 제외한 연휴기간에 예약을 하신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처음 개장할 때 들르고 두 번째이니 꽤 오랜만이다.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이곳에 오면 반드시 보아야 하는 세 가지 나만의 보물이 있다. 첫 번째는 뭐니 뭐니 해도 반가사유상. 예전에는 그 앞에서 또 한참 줄을 서고 순례자처럼 한 바퀴 돌고는 바로 퇴장해야 했는데 인원제한 덕에 여유 있게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김홍도의 풍속화. 상설 전시가 아니라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생기지만 이번엔 특별전이라 무려 여섯 점이나 볼 수 있었다. 비록 가장 사랑하는 서당은 전시되지 않았지만 대표작인 씨름이나 무동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참고로 이 그림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다. 거대한 그림을 상상하셨다면 살짝 실망하실 수도. 마지막으로 세 번째 보석은 나목. 목공예 관에 가면 늘 나무인형들이 나를 반긴다. 이번에는 기증전으로 대체되었는데 역시 좋았다. 사실 다른 보물들에 비해 볼품이 없을 수도 있지만 나무가 주는 정겨움과 무덤의 동반자라는 스선함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볼 때마다 시선을 끌게 된다. 그렇다. 나목은 아이들의 노리개가 아니다. 관속에 함께 넣어 져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다.


덧붙이는 말 


만약 박물관이 불에 타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보물들을 죄다 두고 나와야 할 상황에서 단 하나만 챙길 수 있다면 그건 반가사유상이다. 무조건 이유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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