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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의 금융문맹 탈출
존 리 지음 / 베가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동전에는 양면이 있다. 한쪽 면만 있다면 그건 사기다. 어느 날 뜬금없이 주식 전도사가 나타났다. 물론 그동안에도 머리 좋다는 사람들이 주식 관련 글을 쓰거나 방송에 얼굴을 내밀기는 했지만 존 리는 남다르다. 일단 실적이 좋다. 그것도 월가에서. 때마침 정부는 주식이야말로 건전한 투자라고, 더 나아가 펀드마저 권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한동안 한 라디오 방송의 경제 프로그램을 즐겨 들었다. 나중에 보험사 홍보방송임을 알고 뜨악했다. 재무 설계 운운하며 결국은 보험 상품을 들게 유도하는 식이었다.
존 리의 말을 들어보면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예 무식한 종자다. 예금이나 적금에만 매달려 있는 이들도 부동산에만 올인하는 이들도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다. 오로지 주식만이 취고의 선이다. 과연 그럴까? 주식시장이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아무리 개미가 날고 기어봐야 대자본 손바닥 안이다. 동학개미운동 운운하는 소리는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입에 발린 소리다. 샀으면 팔지 말고 그냥 묻어두라구,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이삼십년 묵혀 둘 돈이라면 차라리 영꿀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는 게 이득이다. 적어도 집은 남으니까.
<존 리의 금융문맹 탈출>은 얄팍한 책이다. 주식 입문서로서도 매우 빈약하다.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일찍 시작해라, 무조건 장기투자해라. 주식을 사는 것 이야말로 기업의 소유주가 되는 길이다. 이런 사탕발림 말로 주식을 하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패착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어떤 형태든 본인의 자산이 현재 약 백억쯤 된다면 상관이 없다. 그것도 여유자금으로. 만약 그렇지 않다면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주식을 사고파는 짓은 당장 중단하라. 자본주의는 그리 견고한 체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