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문제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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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글은 빠짐없이 읽었다. 그러다보니 종종 데쟈부 현상이 일어난다. 곧 처음 읽는 책임에도 언젠가 한번 본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우리 집 문제>가 그랬다. 분명 읽은 기억이 없는데 이상하다. 왜 자꾸 장면이 떠오르지. 쉬운 문체, 스피디한 전개, 알 수 없는 슬픔과 웃음의 뒤범벅. 특히 <에리의 4월>은 마치 영화를 본 것처럼 생생하게 머릿속에 각인된다. 불현듯 알게 된 엄마, 아빠의 불화.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속에서는 열불이 난다. 친구를 만나 묻고 답하고 애써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소용이 없다. 천진난만하기만 한 남동생에 은근히 짜증이 나는데. 여기까지. 더 이상 얘기하면 결정적인 스포가 되니까. 한 가지 분명한 건 상상을 초월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히데오는 얼핏 보면 별 거 아닌 일상 같지만 그 속에서 삶의 진실을 뽑아내는 능력은 다른 작가를 압도한다. 마치 일본의 안톤 체홉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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