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이 비정규직 ? | 할 말은 하고 살자
2005.04.26

 

'신입사원'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한가인(극중 이미옥)에 대해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한마디 했는데, 한가인을 정규직화하라는 것이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나는 이미옥에게 할 말이 있다. 이미옥은 정규직화 싸움에 동참하라고.

꾸준히 보는 드라마가 아니지만 채널 돌리기에 걸려 보게 되는 때도 있는데, 그러다 우연히 내 눈과 귀에 보이고 들린 비정규직 노동자(계약직)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만 보기로 하자.

내가 알고 있는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그냥 아래와 같다고 하자).

엘케이에서 이미옥은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계약직으로 전환되어 5년을 근무했다. 그리고 최근에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업무 능력이나 경영 사정이 아니라 누군가의 개인적 감정 때문이다.

1. 우선 이미옥이 하고 있는 업무의 계속 존재 가능성을 보자. 그의 업무는 과거에도 계속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있게 될 것이다. 그 업무가 사라져야만 한다는 경영 사정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그 업무에 계약직을 사용해야 할 경영 합리성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왜냐하면, 이미옥이 나간 다음에 그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일을 계속해야 하니까.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도 계속 임금은 지급되어야 하니까.

 2. 이미 본 것처럼 그 업무에 계약직을 사용할 경영 합리성이 없다. 이미옥은 5년을 근무해왔고 누군가의 개인적 감정이 없었다면 계속 근무를 할 수가 있는, 즉 재계약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계약직이다. 따라서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서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이유(업무 능력, 경영상 이유 등)는 전혀 없다.

3. 또한 미루어 짐작컨대 그 동안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 제도는 형식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미옥이 계약기간에 즈음하여 특별히 재계약 여부에 대해 노심초사 고민한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자.

그 전에 한가지 더 볼 게 있다. 이미옥을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할 때 그의 자유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였을까 ? 회사 그만둘래 ? 계약직으로 일할래 ?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을까 ? 어쩔 수 없이 이미옥은 계약직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 대신 엘케이는 더 낮은 조건을 제시하였을 것이고 그래서 이윤을 더 늘렸을 것이다.  강요 속에서 이루어진 선택의 자유. 그 외 다른 가능성을 상상할 수 없다. 세계적 기업, 국내 최고의 기업이 경영이 어렵지만 그래서 싹 정리해고를 해야하지만 계약직으로라도 계속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그리했을 거라 볼만한 정황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다.

이미옥은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으로는 계약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업무는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고, 그는 5년 동안 계속 계약 갱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기대 가능성이 매우 크며, 그를 내보내고 새로 계약직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엘케이가 얻는 이익은 크다고 보지 않는다면, 계약기간은 그나 엘케이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는 계속 일할 업무가 있는데도 오로지 계약기간이 지났다고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 반해, 엘케이에는 계약직을 사용해야만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뒷받침할 만한 규정이나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엘케이는 해고 제한 규정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계약직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이미옥은 해고 제한이라는 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게 되는데 이 때 이미옥을 보호하지 않는 것은 해고 제한 규정을 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비추어 심히 부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옥에게 계약기간이 지났다고 하여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부당한 해고라고 본다. 결국 그는 정규직으로 있을 때 보장받았던 정년까지 계속 일할 수 있게 된다.  한발 양보하여 그를 계약직으로 보더라도, 역시 결론은 같다. 재계약을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최소한 1년은 더 근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싸우지 않고 그만 다니겠다고 한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임에는 맞으나 자기 권리를 찾으려는 노동자는 아니다. 드라마니 그런 걸 기대할 수도 없을 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래서 나는 그를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거나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주장에는 동조하지만, 자기를 옭아맨 사슬을 스스로 끊으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그와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은 솔직히 별로 없다. 흠....이제 나도 서시히 지쳐가는 것일까 ?

참, 공부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은 에릭(극중 강호)이 친구에게 이미옥의 문제를 상의할 때, 그 친구는 근로자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들어 2년이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데, 사실 이미옥의 문제에는 그 법이 거론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옥은 파견회사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사 파견회사 소속이더라도 2년 이상 근무한 경우 엘케이가 사용자가 되므로, 그렇다면 더 이상 파견법이 거론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모쪼록 그저 드라마 쳐다보면서 그나마 뭐라도 얻어가려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그런 대사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작가나 피디가 잘 모르면 누구한테라도 좀 물어나 봤으면 좋았을 걸...그리고 강호도 웬만하면 공부 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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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4-2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공부안한 나도 그정도는 알겠던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몰라도 너무 모르죠? 그...그런데 계약직도 몇 년 지나면 정규직이 되는거 아니었어요? ㅡㅡa

엔리꼬 2005-04-29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입장에선 그러겠죠...
물론 미래에 없어져야 할 성격의 업무가 아닌 것은 맞고, 이 일을 할 누군가에게 임금은 지불될 것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1년만 해도 숙달되는 잡무를 하기 위해 근속년수 늘어나는 고임금의 근로자를 지속적으로 고용하는 것은 경영합리화에 맞지 않다. 즉, 고등학교 갓 나온 서른 이전의 여성들이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이들이 50세까지 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동안 얼마나 월급은 오를 것이며, 능률은 얼마나 떨어질 것이냐?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인 물갈이는 어쩔 수 없는 경영상의 전략아닌가? 잘 나가는 삼성전자도 직원 평균 근무기간이 7년이라 하지 않느냐.. 회사 구조는 피라미드이며, 결국은 시간이 되면 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경영의 경자도 모르면서, 재정 구조도 모르면서 무조건적으로 정규직 채용하고 앞으로 미래를 보장하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음.. 이런 논리를 가지고 있을텐데.. 여기엔 어떻게 맞서야 하지요?
(아, 이 논리는 계약직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좀 핀트가 안맞죠..)

숨은아이 2005-04-29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용역회사에서 파견되는 형식으로 고용한 경우 2년 지나면 직접 고용을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회사에서 직접 계약직으로 고용한 경우에는 1년 이상 근속하면 꼭 정규직으로 채용하진 않더라도 정규직처럼 대우해야 할걸요. 자세한 건 옆지기에게 물어볼게요.
서림님/어려운 문제이고 저도 잘 모르지만 나름대로 제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경영합리화"라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회사란 사주와 종업원을 먹여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걸로 아는데,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경영합리화"란 도리어 회사가 종업원을 먹어버리는 방향을 의미하는 것처럼 되었어요. 조직원들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여 효율을 높이고 더 좋은 업무를 개발할 생각은 안 하고, 회사만이 살아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인 양, 종업원은 쓰다 버리는 나사쯤 되는 걸로 취급한다면, 우리가 왜 회사를 위해 몸바쳐야 하지요?
2.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회사 구조는 피라미드이며 결국은 시간이 되면 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경영의 경자도 모르고, 재정 구조도 모른다"고 비난한다면 과연 수천 수만에 이르는 사람들보다 그 조직 자체가 존속하는 것이 더 귀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을 수밖에 없군요.
3. 1년만 해도 숙달되는 잡무를 50세까지 시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그런데 왜 그 여성들은 똑같은 잡무만 해야 하지요? 저는 작은 회사에 단순 경리직으로 입사했다가 오랜 경험 끝에 그 회사의 살림 전체를 훌륭하게 지휘 조정하게 된 여성을 몇 알고 있습니다. 물론 큰 회사일수록 직원이 부속품처럼 되긴 하지만, 남성 기술직은 간부도 될 수 있는데 여성 사무직은 단순 업무에 묶어놓고 승진도 불가능하게 한 건 평등 원칙에 위배됩니다.

엔리꼬 2005-04-29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숨은아이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충분한 답변을 달아주셔서...
저도 현재 비정규직이며, 나름대로 공부도 병행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요즘은 사물을 두 가지 방향에서 같이 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생각은 상당히 좌편향이지만요. 제가 요즘 드는 생각은 '적을 알아야 나를 안다'입니다. 반대편의 논리와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을 많이 해본다면, 그에 대해 반박할 논리를 더욱 굳건히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올 때, '그래 맞어'라고 맞짱구 치는 것에 그치기보다는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어떻게 논리적으로 대비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제가 요즘 그렇게 나오다보니, '우익적 발언'이란 소리도 듣고 (물론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이 한 말이죠..흑흑) 있습니다.
아무튼 저의 요즘 슬로건은 '적을 알자'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경우에도 제 나름의 논리를 만들어보기 위해서 이런 식의 딴지를 만들어봤습니다...

숨은아이 2005-04-29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다지 튼실한 논리는 아니지요? 서림님 덕분에 저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러 가지 방향에서 볼 줄 알아야 생각이 더 잘 다듬어지겠지요. ^^
 

에릭 칼Eric Carle의 그림책 두 권, 살짝 구경하실래요?


<퉁명스러운 무당벌레(원제 : The Grouchy Ladybug)>는 원래 1977년 작품이고, 이번 2005년 3월에 몬테소리 씨엠에서 한국어판이 나왔어요.

개념 탄탄 그림책이라 해서, 화사하고 다채로운 그림과 반복되는 이야기를 통해 크기 비례와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모양이에요.

이 책의 중심은 바로 퉁명스러운 무당벌레의 하루를 입체적인 구성으로 보여주는 부분이지요.



이렇게 면의 크기가 점점 커져요.
가장 작은 면의 그림과 글을 볼까요.



그 다음 면은 이렇습니다.



이렇게 퉁명스러운 무당벌레는 점점 큰 동물을 만나요.

새로운 동물을 만날 때마다 노란 해는 점점 높이 떠오르고, 정오부터는 다시 땅을 향해 가라앉지요. 오른쪽 귀퉁이에 시계 보이시지요?



책머리에는 무당벌레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가...



무당벌레 만세! ^^



두 번째 책은 <수탉의 세상 구경(원제 : Rooster's Off to See the World)>. 1972년 작품이고, 2005년 4월에 몬테소리 씨엠에서 한국어판이 나왔어요.

이 책에는 수탉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 개구리 세 마리... 등등이 반복해서 등장해요. 숫자 개념을 깨우치도록 하는 책이지요.

이 책의 그림도 화사하고 다채로워요. 서로 다른 방향과 기법으로 붓질한 그림들을 오려 붙인 듯, 콜라주 느낌이 나요. 가장 화려한 수탉 그림과 붓질이 독특한 고양이 그림을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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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25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울보 2005-04-2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저도 오늘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고민중인데 이러시면,,

숨은아이 2005-04-25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흠...
울보님/ㅎㅎㅎ

urblue 2005-04-26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그림들 예쁜걸요. ^^

숨은아이 2005-04-2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수탉이 엄청 화려하지요? 무당벌레 그림도 예뻐요. ^^
 

학교 다닐 적엔 무슨 모꼬지(캠프나 엠티나 수련회)를 가면
밤에 화톳불을 피우고 놀곤 했다.
바람 불면 불꽃이 흩날리고 불똥이 튄다.
그때 불꽃이 실타래처럼 꼬이며 치솟는 것을 보면
꼭 사자 갈기가 휘날리는 모양 같다.
그래선지 북한에서는 그렇게 “타래져서 흩날리는 불길”을
불갈기”라고 한다.
참 실감 나는 표현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보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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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2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6사단이 불무리 부대였던가^^

숨은아이 2005-04-2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
 

일상다반사. 흔히 쓰는 말이다. 말뜻도 “흔히 있는 일, 예삿일”, 쓰임새만큼이나 흔한 뜻. ^^ 평소 말할 때도 자주 쓰고, 무슨 미술 전시회 제목에서도 봤다. 강풀이란 만화가는 조금 응용해 “일쌍다반사”란 제목으로 만화를 그리고.

“다반사”가 한자어인 줄은 짐작했지만, 그 한자가 茶飯事인 줄은 몰랐다. 일상에서 흔히 있는 일이란 뜻이니 많을 다(多)를 쓰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게 원래 불교 용어란다. “참선 수행을 하는 데는 유별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이 일상생활이 곧 선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란다. 그래서 차 다(茶), 밥 반(飯) 자를 써서 茶飯事다. 평소 생각 없이 쓰던 말에서 왠지 차향이 배어나는 듯하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을 보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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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2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차향기를 저까지 느낍니다(__)

숨은아이 2005-04-2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이미지가... 무지개를 뛰어넘는 돌고래인가요? 오호.
따우님, 오랜만에 서재 달인 적립금을 받아서 기분이 좋슴다. 호호. 따우님도 한 주 즐겁게 보내시기를!

숨은아이 2005-04-2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못됐어요. ):p

숨은아이 2005-04-2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흥흥!
새벽별님/하하, 저 방금 새벽별님 댓글을 "다(all)는 짐작했는데 반(half)은 생각 못했어요"로 읽었다는!

숨은아이 2005-04-2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고마워요. 근데 오늘 아침에 이상 징후가 생겨 그만 9999를 놓쳐버렸어요. 으흑.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 | 할 말은 하고 살자
2005.04.18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의 말같지도 않은 비정규 관련 노동법에 대해 아주 중요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1. 계약직 노동자를 쓰려면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쓰라는 것이다.
2.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동일노동에 대해서는 동일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3. 파견노동자를 쓸 대상 업무를 제한하라는 것이다.
4. 파견노동자도 노동3권을 제대로 보장할 방안을 만들라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의견이 아닐 수 없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계약직 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다. 합법적인 착취 제도인 파견제도의 운용 범위를 줄이라는 것도, 파견노동자가 노동3권을 누릴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의견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경총이나 정치권(민주노동당은 빼야겠다)이 그렇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인권이고 뭐고 이제 막가자는 거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기본적이고 보편적 인권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권고하는 일은 마땅히 국가위원회의 일이다. 그런데 인권위의 의견 제시가 월권이라고 하다니 ? 그럼 인권위가 뭘 하라는 것인지 답해보라.

의견 제시 시기가 좋지 않다니 ? 그럼 인권에 관한 것도 정치 논리에 따라 시기를 정해서 의견을 밝혀야 하는가 ? 인권도 상황 논리나 정치적 논리에 좌우될 수 있다는 매우 위험한 논리가 아직도 존재하다니, 이게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인가 ? 경제는 정치 논리에 얽매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지고지순의 가치인양 떠들어대던 이들이 왜 인권에 대해서는 그리 말하는가 ? 

인권위에 노동에 관한 전문가가 없다고 ? (노동부장관 김대환의 말이다)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서 어떤 것에 대해 의견을 말하지 못한다고 하는 말 자체가 정말 웃긴다. 그래서 그의 말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 배우지 못한 그것도 특히나 어쩔 수 없이 배우지 못하는 수많은 우리네 민초들은 아무말도 하지 말라 ? 그 따위 말을 아직도 하는 자가 한 나라의 장관이라니 ?

그래, 좋다. 그렇다면 김대환, 당신은 노동에 관한 전문가인가 ? 내가 보기에는 아닌데 ? 그리고 당신이 비정규노동자들이 법적, 제도적 칼날에 어떻게 처참히 당하는지 알기나 하는가 ? 그의 말을 듣고 열라 짜증난다. 그도 한 때는 진보적 학자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강단을 누볐을 것이고 그 때 정치인이나 공무원들한테 한 소리 들었을 것이다. 학자가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 때 그는 무슨 말을 했을까 ?

인권위(의 의견)가 당장 걷우치워야할 돌부리인데, 다만 지금은 그냥 지나친다고 말했단다. 기가 막히고 통탄할 일이다.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고 인권위(의 그 의견)가 돌부리라니 ?

기본적이고 보편적 인권에 대해 딴지를 거는 당신네들이야말로 돌부리가 아닌가 ? 아무리 바빠도 당장 뿌리를 뽑아버려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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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20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로드무비 2005-04-2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 가지는-막 가자는
제목에 오타났대요.
얼레리 꼴레리~~

물만두 2005-04-20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분 가라앉히시고... 숨은아이님 원래 그런 이들인데...

숨은아이 2005-04-20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헉, 그새 퍼가시고... ^^
로드무비님, 앗, 그렇군요. 고칠게요. 에고에고.
울보님, 옆지기 글입니다. 근데 읽다 보니 열받지 않습니까? ^^

물만두 2005-04-2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제가 울보님으로 보입니까^^;;;

숨은아이 2005-04-2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확인 차원에서... :-)

숨은아이 2005-04-2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이쁜 숫자를 잡아주셨네요~ ^ㅂ^/

비로그인 2005-04-2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세상을 위하여.. 동감임다!!

숨은아이 2005-04-2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반갑습니다. ^^

마태우스 2005-05-0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대환 말이죠,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장관 되더니 아주 이상하게 변질이 되어버렸더군요....

숨은아이 2005-05-0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학 교수였다고 들었어요. 책상 앞에서 보던 것과 장관이 된 뒤 보는 현실이 다른 모양이죠. 체험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