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박 3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병실로 들어가니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슬리퍼부터, 냉장고 가득 과일, 음료, 과자에, 식사까지.
샤워실도 따로 그리고 환자와 가족만 있을 수 있는.....
오...호...라 ~~~~~~
이게 1인실이구나.
각시가 그 전에 병원에 며칠 있게 되었을 때,
병실에 환자 숫자가 적을수록 좋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내가 정말 1인실에 들어왔단 말인가 ?
(간호사 말로는 DJ도 몸이 안좋을 때 이 병동 1인실에 있었단다)
빠르면 다음날 새벽에 바로 수술에 들어갈지도 모르니까,
첫날 저녁부터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한다는 것은 섭섭했다.
물론, 그런 섭섭함도 호강에 겨운 소리일 게다.
나 같은 사람이 언제 1인실에 감히 들어올 수나 있을까 생각하면 말이다.
다음날 수술을 위해 간호사와 의사가 몇번 드나들었다.
검사를 위해 드나든 의사와 수술에 참여하는 의사는 같은 질문을 했다.
아는 분이세요 ?
아니요.
좋은 일 하시는군요.
흠.....
그때 난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의사 선생님들은 헌혈도 안하신다면서요 ?
헌혈하면 온갖 부작용이 많은 걸 의사는 알기 때문이라던데요.
혹시 이번 수술도.....어쩌고....
그럴 리야 있겠는가만은, 나도 참 엉뚱하기는 해.
아무튼, 검사용으로 피도 뽑를 다시 한번 뽑았다.
항생제를 맞아야 하니까 항생제 반응 검사를 위한 주사도 맞았다.
근데, 다른 주사는 별론데 이건 좀 따끔하다. 눈물 찔끔...
찌를 때 아픈 게 아니라, 주사액이 들어가서 피부를 따끔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죽을 정도 ? 천만에. 따끔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다.
하지만, 주사 맞기 싫어하는 나는 코디에게 눈을 흘겼다
왜 아픈 주사가 있다고 미리 말해 주지 않았어요 ?
그러나, 그 따끔함은 십분 정도를 채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관장을 했다. 왜 하는지는 몰르지만 아무튼 했다
(생각해 보니 지금도 모르겠네. 대체 왜 한 걸까 ?)
다음으로 영양제 주사를 손등에 꽂았다.
여기서 참 신기한 걸 발견했다.
글쎄, 주사바늘이 쇠바늘이 아니라는 거다.
꽂을 때 보지를 못했지만,
나중에 물어 보니 연한 고무같은 것으로 되어 있어
몸이 움직일 때 혈관이 따라 움직이면 주사바늘도 같이 움직인단다.
햐 ~ 그렇구나.
영양제 주사바늘이 얼마나 큰지 아는 사람은 알 거다.
한 두시간 꽂혀 있을 때 그 이상한 느낌도 말이다.
그렇지만, 주사바늘이 다르니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그리고, 그 주사바늘을 통해 마취액도 들어가고,
항생제도 들어가고, 영양제도 들어가니 더 이상 주사 맞을 일은 없었다.
나처럼 주사맞기 싫어 하는 사람한테는 참 좋았다.
(다른 데도 다 그러는지 모른다. 하여간, 내 경험일 뿐이니까)
편하게 지내야 좋을 걸 뽑을 수 있다고 코디는 말했고,
어쨌든 좋은 일 한다는데 이 정도 배려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좋은 병실 비용도 모두 환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좋아라 할 수만도 없을 텐데.
(그러나, 왜 나를 그 좋은 1인실에 집어넣었는지는,
그 진짜 이유는 수술이 끝나고 나면 자연히 알게 된다)
어쨌든 이렇게 내 《화려한》 1인실 생활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