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제 서재에서 이벤트가 벌어진 시각, 저는 모임 사람들과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를 보았습니다.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고 보러 갔는데, 첫사랑, 예쁘고 완벽한 여주인공, 백혈병에 운명 같은 우연에... 뭐... 있을 것 다 있더군요. 게다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쳐? 저 시건방진 제목이라니. 중반 넘어서까지, 닭살 돋아서 미치겠네, 그래두 [몽중인]보다는 낫잖아 하며 견뎠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뻔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생각하는데도, 눈물이 흘렀답니다! 저만이 아니고, 다른 관객들도 훌쩍이더군요. --;;; 전 순전히, 고등학생 시절의 사쿠를 연기한, 촌스러운 소년의 소박하고도 진솔한, 그 표정 때문이었어요. 바로 얩니다. ^^




사쿠가 무균실 차단막에 혼인서약서를 갖다 대는 장면이 가장 좋았는데, 그 장면 사진을 찾지 못했네요. 꿩 대신 닭으로 이 사진을... 섬, 바다, 그리고 호주의 우룰루 풍광까지, 영화 속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영화의 원작인 가타야마 쿄히치의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2001년 4월, 일본에 처음 발간된 당시만 하더라도 주요 서평란에 한번도 소개되지 못한 채 자칫하면 그대로 서점의 책장에 묻혀버릴 운명이었다”고 합니다. 책은 안 읽었지만, 그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각본 감독은 [Go]를 연출했던 유키사다 이사오 Isao Yukisada. 어른이 된 사쿠타로는 오오사와 타카오 大澤たかお.

어른이 된 리츠코는 시바사키 코우 Kou Shibasaki.  [Go]와 [배틀 로얄]에도 나왔던 그 배우지요. 더 예뻐졌군요. ^^ 아래 사진.




아키(堊紀)는 나가사와 마사미 Masami Nagasawa. 그리고 이 영화의 진정한 백미, 고등학생 시절의 사쿠타로(朔太郞)는 모리야마 미라이 森山 未來 MIRAI MORIYAMA!


사쿠와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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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10-2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 사진을 잘 골랐다는 말씀이신가요? *.*

물만두 2004-10-30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해주세요. 님까지 원하시는 거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4-10-30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영화라는 말이군요. 그럼 보고 싶은 생각이 좀 드는데요.
그런데 숨은아이님, 저 늙었나봐요. 이렇게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별로 와닿지 않는 걸 보면... 예전에 화양연화를 보면서는 팍팍 와닿는 느낌이었는데 그러면서도 순간 얼굴 붉어지는 거예요. 와~ 내가 이제 정말 중년이 되나보다, 하구요... ^^

2004-10-30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4-10-3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님 서재에 남겼습니다. 제가 좀 늦었죠. 호호, 어제는 책을 선물하고 오늘은 받고, 좋으네요.
이안님 : 저도 슬프기는 했는데요, 정서에 안 맞아설랑 낯간지러워 혼났다니까요. ^^ 그런데 예쁜 경치가 많아서, 그럭저럭 볼만은 해요. 그리구, 저는 왜 촌스러운 남자애가 좋은 걸까요. --;

숨은아이 2004-11-0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 호호... 제가 일케 사진을 잘 찍으면 얼매나 좋겠습니까!
 

많이 배운 놈들은 역시 밥맛이야.. 2004/10/28 11:58

 

 

내 지론이다.

 

물론, 예외가 있다는 말을 꼭 뒤에 달아야 하지만.

 

 

대한민국이 어떠한가를 배워버린 놈들은,

 

대한민국에서 살아남는 법을 이미 알아 버렸다.

 

 

그래도 많이 배웠는데 뭐라도 다르겠지.

 

그런 희망섞인 기대가 낸들 왜 없었겠는가.

 

(지금은 그런 기대 하지 않는다) 

 

 

그래, 다르다.

 

확실히 다르다.

 

무엇이 다른가.

 

언제 어디로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할 지를 아는 게 다르다.

 

언제 어디서든지 자기의 변신을 합리화할 줄 아는 게 다르다.

 

그러고도 당당하고 뻔뻔함이 다르다.

 

 

정치판, 문학판, 사상판, 노동판, 어디서나.

 


   마주보며말하기 2004/10/28

이 글은 어디까지나
세상고민 다 해결할 사명을 안고 살았다고 자위하는 자,
그리고 그 "왕년"을 들먹이는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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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0-29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숨은아이 2004-10-29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말이 좀... 폭력적이죠? ^^

반딧불,, 2004-10-3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어찌 빠져나가는 지를 아는 이들 참 싫습니다
저도 양호합니다.
시원하군요.

릴케 현상 2004-10-30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외가 있다는 말을 뒤에 붙이는 게 오히려 너절한 각주이지 않을까요.
아니 오히려 정말 예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서 못 빠져나가는 사람은 가끔 있겠지만...

숨은아이 2004-10-3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도 그런 "배운 놈"이 되지 말아야 할 텐데요.
 

영화 [파업전야] 2004/10/26 18:58

 

 


 

 

 

90년 이었을 게다.

 

내가 다니던 학교 대강당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고, 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 난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를 보지 못했지.

 

이유 ? 딱정벌레들( ??? 아 ! 경찰)하고 치고 박고 싸우느라고. 영화 시작하자 마자 졸라 뛰어 올라오더만, 직격탄을 쏴대면서, 돌 던지고 쇠파이프 흔들며 떼거지로 몰려들더만. 그렇게 밖에서는 싸우고 대강당 안에서는 필림이 돌아갔었지. 전남대 같은 경우에는 헬기까지 동원되었고, 학교 담벼락을 불도저로 밀어버렸을 정도였고. 노조, 학교, 단체를 가리지 않았었지.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헌법 법전에나 있는 이야기고, 그 잘난 판사들은 수색영장, 압수영장을 남발해댔으며, 검찰은 그걸 들고 설쳐댔지. 그런 그들이 어쩌면 대법관이 되고, 헌재 재판관이 되었을 지도 몰라. 그런 그들이 말야. 그러니, 무조건 법전과 법원의 판결에 복종하는 것이 법치주의라는 말이 어쩌면 그들에게는 면피 수단이 아니냔 말야.

 

지금은 웬만한 영화는 만드는 족족 다 극장에서 볼 수 있지만, 그 때만 해도 내용이 불순하다고 해서(사실은 정치권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예 만드는 것 자체를 금지시켰지. 필름을 압수하려고 상영을 막으려고 지랄 발광을 했었지.

 

내용 ?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 파업에 이르는 이야기. 고등학교 사회과목 같은 데서 나오는 이야기지. 노동3권.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헌법 제33조 제1항 "모든 노동자는 노동3권을 가진다" 참 ! 그것은 헌법 법전에만 있는 얘기였지~ 깜박했군.

 

휘 휘 휘 휘파람~~~

누구나 아는 북한 가요.

그 노래 처음 대학가에 나올 때는 국가보안법 위반. 찬양고무죄. 그 노래가 왜 찬양고무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대. 한반도기 걸려고 하면 또 딱정벌레들이 들이닥쳤지. 역시 찬양고무죄. 지금은 버젓이 공중파 타고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손에 들고 다니지만 말야.

 

지금 맘껏 노래를 부르고, 맘껏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게 예전에는 불가능했지.

 

지나간 얘기는 이제 여기서 그만 두고.

 

그렇지만 이말은 꼭 하고 싶다.

 

영화나 음반 사전 검열 폐지를 위해 형사처벌을 감수하고 노력한 사람들. 그들이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자유를 감히 누리기나 했을까 ?

 

적어도 난,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누리는 자유가, 누군가의 엄청난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한번쯤이라도 기억해 주었으면 해. 그들이 보상받으려고 칭찬받으려고 그리 했을 리가 없지만 말야.

 

세상 참 좋아졌다. 내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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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0-27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 포스터 오랫만이네요. 저 뒤쪽의 아저씨가 프락치가 되어분 내용이 있던거였지요? 기억이 가물가물... 저 아저씨와 울 학교 선배가 정말 닮아서 우리 학교에서 알만한 사람들에겐 인기짱아, 글고 이건 딴 얘긴데요, 북한영화 상영할 당시 전경이 학내로 진입했는데 그 무식한 것들이 학교 도서관에 최루탄을 쏴버려서 세상일과는 담을 쌓고 공부만 하던 벌레들이 들고 일어나 결국 전경들이 밀렸다는 ...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었지요. ^^

릴케 현상 2004-10-27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업전야 감독은 나중에 동구권에 유학갔다 와서 '접속'을 만들었대죠? 파업전야 재밌었는데... 저는 편안하게 동아리 방에서 비디오로 봤습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4-10-2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파업전야를 위험 무릅써가며 봐야 했던 때가 있었지요. 지금은 전경들과 대치해야 하는 영화 상영이라는 게 기이한 일이 되었지만, 글쓰신 이 지적대로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란 걸 잊으면 안 되겠지요...

로드무비 2004-10-27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연대에 혼자 가서 봤어요.
줄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숨은아이 2004-10-2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도서관 철야농성 때 상영하는 걸 보지 않고 자버린 기억이... (^^)a. 많은 분이 고생해서 얻어낸, 요만큼 되는 표현의 자유를 누구보다 의기양양 누리고 있는 게 누군가 생각하면... 조금 속이 쓰립니다.

urblue 2004-10-27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명성만 듣고 볼 기회가 없었네요.

숨은아이 2004-10-2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소규모 영화제 같은 데서 아직도 가끔 하더라구요. / 이게 왜 "머무른 길에 돌아보다"에 있었지... 제 옆지기가 쓴 글입니다.

superfrog 2004-10-2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연대에 친구랑 둘이서 갔다가 줄 서 있던 다른 학교 선배들이 너넨 겁도 없이 둘이서 왔냐.. 어쩌냐.. 했다가 나중에 학교에서 상영할 때는 백골단이 학교에 난입하고-난입했다고 또 16층 꼭대기에서 한다고 해서 줄서서 올라가다가 다시 지하 학생식당에서 한다고 해서 또 내려가는 난리뻐꾸기를 하고;;-그 와중에 풍물패에서 단체로 보초를 선 지금 남편은 뒷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학원을 지키는 전사'라는 제목을 달고 대동제 때 전시되기도 했던 참.. 여러 추억이 얽힌 영화로군요..ㅎㅎㅎ

숨은아이 2004-10-27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금붕어님이 오셨네. 이 영화에 얽힌 추억을 많이들 가지고 계시는군요. 빙긋.
 

조선일보를 읽는 것은 미친 짓이다 2004/10/25 11:29

 

난, 조선일보를 따로 읽지 않는다(중앙, 동아, 무료 신문, 스포츠신문도 보지 않는다).

 

그런데, 읽을 가치도 없는 그 신문을 간접적으로 자주 볼 수밖에 없다. 하도 같잖은 기사를 써대니 그 기사를 인용하여 비판하는 글이 넘쳐나니 말이다. 그러니, 읽지도 않으면서 말하지 말라는 말을 내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선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열린우리당은 전교조의 주장을 대폭 받아들여 교사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예산 등 학교운영에 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갖게 하고, 교원을 신규임용할 때에는 교사회 멤버가 다수를 차지하는 교원인사위원회가 제청토록 했다"면서 "한마디로 사립학교의 운영권을 교사들에게 넘겨주겠다는 뜻이다. 말이 좋아 교사들에게 넘긴다는 것이지 실제는 전교조가 이 나라의 학교와 교육을 완전히 접수한다는 이야기"라고 했단다.

 

학교운영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지금과 같은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하는 지들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전교조를 졸라 싫어하는 자들로 하여금 감정적인 반발을 일으키게 해서 한 군데로 뭉치게 하려고 작정하지 않고서야 어찌 저런 글을 써댈까 ? 넘겨짚고 과장하고 입맛대로 소설쓰는 조선일보답다.

 

이어 "이제 이 나라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우리의 아들딸들은 조국의 부끄러운 모습만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6·25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명의 사람 목숨을 앗아간 김일성의 항일유격대 활동을 학습하고, 미국 등의 동맹국이 추악한 나라라는 교육을 받으면서 대한민국의 신국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끄러운 모습이 있다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제대로 봐야 한다. 누군가에 의해 숨겨진 것이기에 집중적으로 봐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짜 역사 교육이다. 지난 역사를 제멋대로 적어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조선일보 입장에서야 역사 바로알기가 두렵기는 할 게다. 김일성의 항일유격대 활동은 과장이냐 아니냐는 논쟁은 있을지언정, 활동 자체는 인정하는 게 정설 아닌가 ? 조선일보의 확실한 친일 행적에 비해 김일성의 꾸준한 항일 흔적이 부담스러우신가 ? 미국의 추악한 모습을 교육받지 말아야 한다 ? 아 ! 그들의 추악한 모습을 모른단 말인가 ? 아메리칸 인디언의 대량학살로부터 이라크 침략까지....그 사이에 벌어진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미국의 추악한 모습을 모른다고 ? 알고도 모른 척 하자고 ? 미국 등 ? 그 "등"에는 일본도 있겠지. 친일에서 숭미로...조선일보가 왜 "추악한" 동맹국의 진짜 모습을 배우지 말라고 하는지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할까 ?

 

조선일보가 이렇다.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늘 이렇다.

 

이런데도, 

 

"조선일보를 보는 것은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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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0-2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접수'요? 무슨 학교가 나이트고 전교조가 조폭이랍니까?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
아그들아, 떠라. 학교를 접수해버릴텡게~

로드무비 2004-10-27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좃선일보라, 이름만 들어도 버럭!

숨은아이 2004-10-2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확~ 진/우맘님이 접수해버리세요.
로드무비님, 아무래도 혈압에 안 좋아요. 그죠? ^^
 
나른한 오후 샘터만화세상 4
마정원 지음 / 샘터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이제 스물다섯 살인 젊은 작가가 무작정 튀는 감각과 비관주의(만화 동인지에 흔히 보이는)에 빠지지 않고, 한눈에도 짜임새가 제대로 짜인 듯한 그림(물론 저는 활자 감각에 비해 미감이 덜 발달했으므로 그냥 제 눈에 그렇게 보였단 이야기여요), 몸을 낮춘 시각, 공중에 떠다니는 자아가 아니라 자신이 발을 딛고 선 땅에서 소재를 구한 점에서,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만화 한 편을 극영화로 친다면, 아직은 스냅사진 같달까요. (정지된 사진 한 장으로도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저는 만화라 하면 일반적으로 “생동감 있는 대사와 역동적인 그림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로 봅니다.) 진실의 어느 한 측면을 인상적으로 전달하긴 했지만, 독자인 저를 “이야기”로 빨아들이진 못했어요. 이 책에 실린 세 단편은, 뒷부분에 나오는 “우리 이웃들” 갤러리-청계천 시장 사람들의 이모저모-의 각각 한 장면을 클로즈업한 정도로 보였지요.

하지만 독자를 살짝 속이는 역동적인 구성을 할 줄 알고, 또 단편마다 깊숙이 찔러오는 장면-“첫눈 내리던 날”에선 송이와 아빠가 있는 병실에 단풍잎이 한가득 밀려드는 듯한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과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있으니, 다음에 발표하는 작품은 좀더 제 마음을 움직이겠지요.

표제작 "나른한 오후"와 200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만화 부문 초대 당선작인 "과꽃", 그리고 "첫눈 내리던 날" 세 편이 실림.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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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1-0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외출했다가 조금 전 돌아왔어요.
사연 잘 읽었고요. 괜찮아요. 너무 걱정 마세요.
비디오테입 어쩌다 눈에 띄면 사서 돌려주시고요.
일부러 여기저기 구하려고 너무 애쓰지는 마세요.
비누 잘 쓸게요.^^

숨은아이 2004-11-0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