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개똥밭은 몹시 천한 곳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에서 보니 땅이 건 밭, 곧 토질이 기름진 밭을 “개똥밭”이라고 한단다. 하하, 개똥밭이 천하기만 한 곳은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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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7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땅을 가꿀때 덩을 썼으니께^^;;;

플레져 2006-03-0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기름진 밭에 구르려했으니...ㅎㅎㅎ

마태우스 2006-03-07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담 만든 분이 잘 모르고 만든 거군요^^

숨은아이 2006-03-0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그렇지요. ㅎㅎ
플레져님/그러니까 이승이 나은가 봐요.
마태님/설마요. ^^ 개똥밭에 구른다는 게 죽어라 농사 짓는다는 뜻이겠지요. 기름진 밭에 짓는다 해도 농사란 게 힘들잖아요.
 

전에 남부 지방에서는 새 집을 지어 이사한 날 저녁에 마을 사람들과 일가붙이들을 불러다

큰 잔치를 베풀어 집들이를 했는데, 농악대가 합세하여 흥을 돋웠다고 한다.

마루나 마당에서 한바탕 농악을 치고 나서 상쇠가 덕담을 늘어놓기를

‘마루 구석도 네 구석, 방구석도 네 구석, 정지 구석도 네 구석,

삼사십이 열두 구석 좌우 잡신 맞아다 맞아들이세’ 했다고 한다.

다른 곳은 다 놔두고 구석에 먼저 관심을 나타내는 그 마음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비록 귀신의 거처로서의 구석이라고 해도 말이다. 정지는 부엌이다.

 -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56쪽


구석에 먼저 관심 보이는 것도 그렇지만, 집안에 먼저 귀신을 “맞아들인다”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람이 홀로 사는 게 아니라, 자연과 하늘의 기운을 맞아들여 같이 사는 풍습.

전에 듣기로 ‘농악’이란 말은 일본 학자들이 ‘농사꾼만의 음악’으로 한정지어 붙인 이름인데, 농악은 음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공동체 놀이’이므로 농악이라 하지 말고 ‘풍물’이라 하는 것이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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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6-03-0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풍물패사람들한테 들은듯^^

숨은아이 2006-03-0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풍물패한테서 들었어요. ^^
 



50쪽 열두째 줄, 독 체제 → 독재 체제

56쪽 일곱째 줄, 강단에 수 → 강단에 설 수

60쪽 다서여섯째 줄, 나는 내 자신이 ‘여성학’의 이름으로 해 온 것 생각해 냅니다.
→ 나는 내 자신이 ‘여성학’의 이름으로 해 온 것을 생각해 냅니다.

67쪽 셋째 문단 첫 줄, 가나자와 로 가는 기차 → 가나자와로 가는 기차

85쪽 각주 두 번째 문단 아래에서 둘째 줄, 대 상태 → 대치 상태

86쪽 두 번째 문단 셋째 줄, ‘입원 → ‘입원’

107쪽 아래에서 일곱째 줄, 군 복 의무수행 → 군 복무 의무수행

159쪽 아래에서 여덟째 줄, 다른 쪽 보다 ‘뒤져 있다’ → 다른 쪽보다 ‘뒤처져 있다’

211쪽 맨 아랫줄, 누있던 → 누워있던

213쪽 아래에서 여덟아홉째 줄, ‘나이차별’과 ‘학력차별’ 사이에 무슨 차별이 하나 더 있었던 모양인데, 그냥 ‘차별,’이란 글자만 남아 있다.

245쪽 본문 첫 문단 아래에서 셋째 줄, 결정 한다 → 결정한다

245쪽 맨 아랫줄, 일치 하지 → 일치하지

248쪽 베델의 집에 대한 주 첫 줄, 카이도 → 홋카이도

250쪽 첫 줄, 뒤져버리는 → 뒤처져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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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3-06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뭐 이리 오탈자가 많은지... 너무 성의 없이 책 낸거 아닌감..

숨은아이 2006-03-06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찾아서님 안녕하세요? ^^ 요즘 출판사에서 갈수록 교정에 시간을 덜 들여서(편집 업무 중 기획을 중시하면서 교정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죠)... 이 정도는 사실 적은 편이어요.

stella.K 2006-03-0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게 눈에 들어 오는군요. 요즘엔 헷갈리는 게 너무 많아서 오자인지 새롭게 바뀐 마춤법인지 모르겠더라니까요. 아주 미치겠슴다. 뭐 좋은 책 없을까요? >.<;;

숨은아이 2006-03-0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그때 국어사전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해요, 스텔라님. ^^;

  ☜ 이 책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듯. 전 사놓고 아직 안 읽었는데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stella.K 2006-03-06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고마워요.^^

숨은아이 2006-03-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말씀을. :-)
 
경계에서 말한다 - 당비생각 02
우에노 치즈코.조한혜정 지음, 사사키 노리코.김찬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조한혜정과 우에노 치즈코를 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한혜정 선생의 이름은 익히 들었지만, 글은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우에노 치즈코 선생의 글은 [내셔널리즘과 젠더] 한 권 읽은 게 고작이다. 두 사람이 일본의 월간지 [세카이(世界)]와 (지금은 폐간된) 한국의 계간지 [당대비평]에 공동 연재한 공개편지라면 두 사람의 현실 판단과 지향점을 잘 알려주리라 생각했고, 내 생각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두 사람은 내내 우애와 친분을 드러내며 서로의 글을 칭찬하고 다정하게 화답하지만, 나는 왠지 매번 우에노 치즈코가 조한혜정을 한 방 먹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를테면 조한혜정이 “서울의 엘리트 여자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던, 또한 식자층 어머니를 가진 의욕적인 딸들이 택할 수 있는” 코스로서 미국 유학을 했던 경험을 들려주며 우에노에게 “여행을 좋아하고 자유분방한 편인 당신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분명 멀리 떠나고 싶었을 터이고, 그래서 서양으로 유학을 가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을 터인데 유학을 떠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요?” 하고 묻자, 우에노는 1969년 전공투의 싸움이 끝나고 황폐해진 일본의 대학을 떠나 유학을 가고 싶었으나 “평범한 중산계급의 딸에게는 후원자 없이는 유학 같은 것을 생각하지도 못하던 시대”였기에 어느 재단의 유학생 시험을 보았는데 그 시험에서 떨어지고 말았다고 이야기한다.

또 조한혜정이 첫 저서인 [한국의 여성과 남성]의 서문에서 미국의 마가렛 미드가 [남성과 여성]이란 책을 쓸 때 “제목에 ‘미국의...’라고 붙이려는 생각이 정말 조금이라도 머리를 스쳤을까” 하고 쓴 데 대해, 우에노 치즈코는 자신의 저서 [내셔널리즘과 젠더]가 영어판으로 간행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거기에 ‘일본의 경우...’라는 말을 덧붙이자는 제안을 나는 거부했습니다. 어떤 연구에든 ‘한국 사회’라든가 ‘일본의 경우’ 같은 말을 붙이게 되면 지역 연구의 하나로 특수화되어버려, 아무도 뭔가 보편적인 메시지를 취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고 말하는 식이다.

그러나 네 번째 편지에서는 조한혜정이 제대로 역공을 펼치는데(http://www.aladin.co.kr/blog/mypaper/833278 참조), 그것을 보며 어쩌면 조금 더 불리한 위치(좀더 뒤떨어진 나라, 좀더 불이익이 많은 사회, 좀더 불편한 몸...)에 있는 사람이 그만큼 더 예리할 수 있지 않나, 그것이 바로 약자의 이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것은 모두 관객인 나의 제멋대로 해석일 뿐이다. 그런 건 신경쓰지 말고 알맹이만 보자. 이 책에서 얻을 것은 새로운 ‘답’이다. 나는 그동안 교과서와 사회생활을 통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법칙에 근거한 ‘모범답안’에 길들여져 왔다. 남자도 아닌데 남자라는 병에 걸렸던 모양이다(http://www.aladin.co.kr/blog/mypaper/833279 참조). 고령화 사회, 노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 나 자신의 미래를 두렵게 하는 이런 문제에 대해 우에노 치즈코는 “누구든지 노년을 맞이하게 되는 초고령화 사회는 돈과 권력이 결국 모든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없는, 약자가 계속 살아가기 위한 사회를 설계하는 기회(chance)”라고 말한다. 노인, 곧 약자가 다수가 되는 사회, 그러니까 약자들이 서로 도와가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바로 고령화 사회라는 생각! 그렇다면 약육강식의 피라미드 사회보다 훨씬 살 만할지도 모르잖아!

우에노 치즈코가 약자들이 ‘보살핌의 유대’를 맺는 공동체의 실례로 든 곳 중에 ‘베델의 집’이 있어서 반가웠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란 책에서 소개하는 베델의 집, 바로 그곳이다.

우에노 치즈코는 바이링궐이니 글로벌리제이션이니, 영어를 직수입한 표현을 많이 쓴다는 점이 조금 불만.

* 궁금증 하나. 이 책 89쪽에서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해방 다큐멘터리를 찍는 영화감독 구리하라 나나코(栗原 奈奈子)의 [룩킹 포 후미코]라는 영화를 잠깐 언급한다. 후미코? 최근 개봉한 영화 [메종 드 후미코]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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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3-06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저는 YWCA 같은 단체의 간사와 같은 사람들에게
호감이 안 가요.
조한혜정 씨는 Y와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그런 쪽으로 비호감.
숨은아이님의 리뷰를 보니 이 책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숨은아이 2006-03-0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리뷰를 늘 후하게 봐주시는 로드무비님... ^^ 재미있어요. 편지 글이라 술술 읽히고... 조한혜정 선생은 Y하고는 관련이 없어요. 인류학자이면서 여성학자이면서 문화 운동에도 관여하는 분이지요. Y 활동가들 중에서는 존경스러운 분도 많지만 저도 YWCA YMCA는 별로 좋아하지 않네요.

숨은아이 2006-03-06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치요, "또 하나의 문화" 동인으로 활동하셨지요. 개인적인 호오는 그다지 없는데, 탈학교 청소년을 위한 대안 교육장 "하자 센터" 운영하신 이야기를 듣고는 꽤 좋은 쪽으로 기울었어요. ^^ 아이를 낳았기에 청소년 대안 교육에 관심 갖게 된 조한혜정 선생과 아이를 낳을 만큼 무모하지 않았기에 고령 노인의 삶과 권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우에노 선생의 충돌(?)도 재미있습니다.

로드무비 2006-03-06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하나의 문화>가 요즘도 나오나요?
또문에 실린 그의 글을 읽으며 뭔지 비위가 좀 안 맞았던 듯해요.
부분적으로.ㅎㅎ

숨은아이 2006-03-07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하나의 문화, 동인지는 요새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단행본은 내는 것 같던데... 사실 또문은 겉표지만 구경해서, 거기 실린 글들을 잘 몰라요. ^^a (소곤소곤 : 또문 사람들이 거개 "있는 집 딸"로 유학파들이라선지 엄청 현학적이란 얘기 많이 듣긴 했어요.)

숨은아이 2006-03-08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저런. ^^

2006-04-18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경계에서 말한다 - 당비생각 02
우에노 치즈코.조한혜정 지음, 사사키 노리코.김찬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7월
품절


그가 일본 중등학교의 변화에 대해 일러준 이야기가 아직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 교실에 들어가면 머리 염색을 하고 짙은 화장과 피어싱을 한 저항적 모습의 아이들이 많았답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하고 있어도 그들은 필기를 하고 공부는 했었다고 합디다. 1990년대 후반 교실에 가보니 상표가 있는 똑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얌전하게 앉아 있었는데, 전혀 필기도 않고 가끔 거울을 보곤 하더라고 했습니다. 몸을 교실에 있어도 마음은 딴 곳에 가 있더라는 것이지요. - 조한혜정의 다섯 번째 편지-210쪽쪽

학생들이 졸업식 때 교사의 자동차를 부수거나 수업 중에 저항의 몸짓을 보이는 한 학교는 건재하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더 이상 저항을 하지 않을 때가 바로 정말 학교가 붕괴된 시점일 테지요. 학교는 ‘대량 국민 생산적인 국가 통제’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야 하지만 어쩌면 다시 태어날 시간을 갖지 못한 채 거대한 자본의 물결 속에서 묻혀 버리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을 그때 얼핏 했던 것 같습니다. - 조한혜정의 다섯 번째 편지-212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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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3-0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글이 맘에 와닿네요.
전 반항이라고는 해본적이 없지만, 그래서 그 의미가 어떤 건지 요즘 더 절실한것 같아요.

숨은아이 2006-03-0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글에 대한 글쓴이의 해석이 두 번째 글이지요. 반항... 제대로 반항할 줄 알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