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1시다.  

어제 같았으면, 애들을 재우는 핑게로 잠을 자고 있을 시간.
요즘 좀 많이 잔다.
별시리 피곤한 일도 없는데, 자고 자고 또 자고.
그런데, 열심히 자 봐도, 별로 개운함은 없는 것이... 많이 자도 보람이 없더라.  

해서, 오늘은 애들 재우고, 혼자 거실에 나와 주저리 주저리.
남편은 아직도 들어오질 않고,
핸드폰도 안 받고,
얼마나 또 마시고 있는 것인지 ...
이럴때는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트위터를 시작해 볼까 말아볼까 고민하다, 역시나 나한테는 안 맞을 거야 그러면서 또 포기 모드.
그럼에도 개설은 했고, 10여 명에게 팔로잉까지 해 두었다. 
아이폰도 없으면서(그래도 아이팟은 있다. ㅎㅎㅎ 아이팟에서 파랑새가 가능하다)
무슨 트위터를... 그러다가, 살짝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해 기웃기웃.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을 수 있는 서재가 맘 편하다.

(남편에게 집으로 출발하는 택시를 탔다는 전화가 방금 왔다) 

오늘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던 생각은,
그러고 보니, 내 일하는 스타일이 얇게 넓게 일을 펼쳐놓고, 이것 저것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편에서는 단점이 될 수 밖에 없다.
한가지 사안에 몰두해서 그것을 매듭짓는 것이 더디다는 문제.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고민은 유의미하겠으나,
아마도 내 일하는 방식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한가지씩 집중해서 매듭을 짓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저리 주저리는 여기서 끝내야 겠다.
어제부터 읽고 있는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가 궁금하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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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일 01시. 국회 본회의장 앞. 곧 노동관계법이 한나라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될 상황이다. 

표로도, 물리력으로도 막아낼 수 없는 상황. 피곤과 분노와 체념과 짜증이 섞인 사람들의 표정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국민 여러분 깨어나십시오~" 라며 새해 벽두 노동법 날치기 사실을 국민들이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고,
권영길, 이정희 의원은 눈물로 의원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금배지를 지켜내기 위해, 양심을 닫고,
모두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것에 한표를 던졌다.  

이 표결로 인해, 앞으로 우리들의 노동조건은 어떻게 후퇴하게 될 지 가늠하기 어렵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로 노동조합 활동이 위축될 것이고, 산별교섭이 인정되지 않아 기업별 선택받은 몇몇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노조들만 교섭권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답답했던 것은 예산 날치기.  

예결특위가 아니라, 한나라당 의총장에서 대한민국 예산이 통과되는 것도,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못한 노동관계법을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쓰며 본회의에 직권상정시킨 것도,
더이상 어떤 것도 충격적이지 않은 상황이 돼 버렸다.   

이대로라면 법도 무슨 필요가 있을까. 말도 안되는 개똥해석을 늘어놓으며, 합법적으로 진행했다며 목청을 올릴 것이 뻔한데, 무엇보다 이 사실에 대해 보수언론은 한마디 토를 달지 않고, 정당성을 부여해 줄 것인데.....

예산 심의를 하느라,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며, 헛웃음이 나왔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두고, 각 상임위별 예산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의원실 요구안을 만들고,
상임위 전체회의에 제출하고, 
상임위 예산소위를 통해 예산 한건 한건에 대해 심의를 거치느라, 얼마나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가. 행정부를 비롯해 예산 관계자들은 의원실 문턱이 닳을 정도로 드나들었고, 

상임위 안을 만들기 위해 종일 회의를 몇차레...합의가 되지 않아 오고갔던 고성들..

상임위에서 합의된 예산안은 다시 예결특위로 넘겨졌고.... 

하지만, 작년에 그랬던 것 처럼, 일련의 과정들은 모두 물거품이 되어 날라가 버렸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마련한 예산안을 한나라당 의총장에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예결특위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점거농성중이었다) 

12월 31일. 7시부터 시작된 한나라당의 대단한 추진력은 하루만에 모두 통과됐다.
무소불위 한나라당. 맘만 먹으면 안될 것이 없다는 추세다.    

올해에도 이같은 일을 계속 반복해야 할까? 그것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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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라는 걸 내본 건 처음인 것 같다.  

쉬고 싶었는데, 뜻하지 않은 일로, 병가를 내고 4일 집에서 쉬었다. 주말까지 하면, 총 6일.
아무 계획없이 하루 하루 보내보기는 처음인 것 같은 기분. 

암튼... 약속한 휴가는 오늘로 끝이 난다.
소설 책도 좀 보고, 실컷 누워서 뒹굴어보겠다는 결심이었는데,
역시 그러기는 어려웠다.

일어나자 마자, 아이들 도시락 가방 챙겨서 유치원 보내고,
이틀은 병원, 하루는 엄마랑 마트, 또 하루인 오늘은 아이들 방에 페인트 칠을 하느라 하루를 보냈다.  

역시 집에 있어보면, 직장맘으로서 내 자리가 마음에 든다.
집에서 지내는 하루 하루가 어찌 이리 허전하고, 허투로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드니...

암튼, 주말을 보내고 다시 내 자리로 가게 돼 있다는 사실이 살짝 설레기 까지 하는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병이다 싶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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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9-12-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플루라도? 뭐 크게 아프신거 아닌듯 하긴 한데... 주말까지 일단 즐기고 복귀하시길.

섣달보름 2009-12-1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 나았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슬럼프 시기로 접어드나 보다.  

아니, 재충전이 필요한 시기이며,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할 시기이다.  

따듯한 스파에 몸을 담그고,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여긴 사무실 내 자리.
2010년 예산심의 자료를 넘겨주고, 멍 때리고 있다.  

잠깐 해외 여행 사이트를 기웃거리다, 다시 국내 스파 좋은 데 없을까 마음을 고쳐먹었다.  
또 한숨... 멍 때리다, 알라딘으로 오게 됐다.  

재충전이 필요한 데... 내 시선은 역시 사람으로 향하고 있다. 
누구를 만날까? 내 에너지는 결국 내 안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에게서 비롯되었던가 하는 생각까지... 

국회에 들어온 지 정확히 1년.
국회 일정을 한바퀴 돌았다.
예산을 시작으로, 법안, 정부의 업무보고, 국감, 또 예산까지. 

앞으로 1년, 난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엇을 향해 달려갈 것인가?
꼭 달려가야 할까? 쉬엄쉬엄 세상을 구경하는 구경꾼 처럼 그렇게 느릿느릿 살아가면 안될까 하는... 국회에서 그게 가능키나 한 일인가 하는...  

목욕탕이라도 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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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발치한 곳이 다 아물고 (4개나 뽑았다) 

교정 장치를 붙였다.
이가 번쩍 번쩍. 

아들 왈, "엄마. 왜 이빨에 그런 걸 붙였어?"
허나 뭐라고 해야 할 지 난감.

이럴 땐 솔직하게 가자 싶어... "응. 이런 걸 하면 입이 쏙 들어가" ㅎㅎ 

허나 5살짜리 아들 놈은 입이 들어간다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암튼... 할머니 입 처럼 입이 쏙 들어간다는 말인가 보다 하는 정도로 이해하는 듯 했다.
입을 모으고 꼭 그렇게 말을 했으니. ㅎㅎ 

암튼... 나이 40을 앞두고, 교정이라~
유난스러워 보이기도 하겠지만...
암튼 숙원 과제를 시작한 셈이다.

입안이 헐기도 할테고,
이가 움직일때는 이가 쑥쑥 아리기도 할테다.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기 힘들다는 가장 큰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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