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정책당대회가 있었다.  

많이 후지고, 많이 실망스러웠던 가운데,
기층에 있는 빛나는 일꾼들을 보면서 민노당이 아직은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던 당대회 밤.  

해운대에 있는 숙소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그냥 잘 수가 있나...
해운대 밤 바다를 잠시 봐주고,
술을 마셨다.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사무실 사람들과 이야기마당을 펼쳤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나였다.  

살짝 왕따였떤 나.  
물과 기름처럼 사무실 여자들과 잘 섞어지 못했던 나.
그런 상황에서 충고도 오가고, 걱정도 오가고, 따뜻한 마음도 오가고, 진정 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려고 가슴을 열고 다가오는 구나 하는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완전히 나도 그들을 내 마음에 받아안을 준비는 안돼 있지만,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을 너무 가리면 친구가 없다"는 말처럼
너무 가리지 말고,
맘껏 가슴을 열고, 이들을 형제처럼 느껴보자는 다짐을 해 본다.  

더이상 깍쟁이 처럼 굴지 말고,
더이상 소심해 지지 말고, 
저들이 뒤에서 나를 씹지 않을까 불안해 하지 말고 
신나게 부딪혀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날 밤 4시까지 사무실 사람들과 술을 먹고, 모 선배들과 새벽4시 2차 마시고,
5시 30분 가방을 챙겨서,
6시 15분 부산역에서 서울행 기차를 타고 서울 도착하니 9시.
참... 부산 가까워 졌다.  

집에 도착해서 1시간쯤 자다가 아이들과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으로...
착한 남편, 아이들 데리고 동물원 구경하는 사이,
벤치에서 입벌리고 잠을 잤다. ㅎㅎㅎ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냐 2009-06-24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맘을 자처하면서, 때로 이렇게 술 한잔 나눌 수 있는 관계들이 있다는 자체가 대단히 고마운 일이기도 합니다. (어떤 전업주부 왈...내가 만난 남자는 우편배달부 뿐이었어..라고 했어요. 굳이 남녀 따지긴 그렇지만...사회생활 하면 더 많은 인연 만나죠..) 좋은 인연, 잘 가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