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쉬게 되면,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아니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조용히 차 마시면서 책도 좀 볼 수 있을 줄 알았고, 
밀린 사진도 좀 정리하고, 
밀린 집 정리도 하고,
요리도 좀 하면서.... 등등

그러나, 한 일도 없이 아이들 따라다니다 하루 해를 다 보내고, 벌써 밤 11시. 자정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새 학기라 아이들 따라다니는 일이 좀 많았다 싶기는 하지만,
내일이라고 별 수 있는 건 아닌 듯 하다.  

등교(등원), 집안일, 아이들 돌아오면 그때부터 아이들 잘때까지 내 시간은 없는 이런 하루~ 

이렇게 보내다간, 직장 복귀는 점 점 멀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제발~~ 담주 부터는 좀 여유를 가져보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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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6개월 근무한 직장. 오늘 마지막 근무다.
또 한 매듭을 짓는 기분이다.  
형식상은 육아휴직이나, 사실상은 실직.

16개월의 경험으로 무언가를 했다고 말하기는 조금 짧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번의 예산 심의를 했고, 국감을 치뤘고, 몇가지 법 개정안을 발의 했고, 몇건의 토론회 등을 진행했으니, 짧았으나, 굵게 보내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당분간 푹~ 쉬고, 5월쯤 복귀하기를 희망해 본다. 다른 의원실로~  

3월 큰 아이 입학과 초등학교 1학년의 긴장을 함께 치뤄낼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라 싶다.
밀린 여행들을 몇군데 다녀볼 계획이다.
일단 제주올레길에 나서려고, 비행기와 숙소 예약을 마쳤다.  

실직했으나, 가슴속은 설레임 95%다. 
유사동종의 직장이 100여곳이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싶다.
버려야 새로 얻게 된다는 믿음... 그것을 확인하고 싶다.   

4월 국회 도서관에서 책의 향기에 빠져 있을 나 자신을 꿈꿔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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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농성장. 

설 명절 마지막 날, 하루종일 민주노동당 중앙당 당사에서 농성 중이다.  

오늘 새벽 4시, 시골에서 반쯤 졸면서 차를 몰고 서울에 와서,
졸리는 눈으로 농성장에서 또 이렇게 똑딱 똑딱 서재에 글을 남기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중요한 기록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민주노동당이 불법적으로 빼돌렸다며, 사무총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해 둔 상황이고,

민주노동당은 합법적으로 받은 자료로,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의 중요한 기록이니 만큼 절대로 내 줄 수 없을 뿐 아니라, 명백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설 명절 내내 중앙당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문제는 경찰, 검찰.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을 쓰며, 정치탄압을 하고 있으니...

한편, 씁쓸한 것은 우리의 대응이라는 것이 결국 농성 밖에 없는 가 하는 점이다.  

내일 여기 모여 있는 수많은 당직자와 보좌관들은 당장 내일이면, 일상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
당장 담주에 예정돼 있는 상임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 여기서 이렇게 농성을 하며, 힘을 빼야 하는 가 하는... 

농성은 생활이 돼 가는 상황.
다른 뽀대나는 대응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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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2-1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세상이 다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힘내시길...함께 농성하진 못해도 마음속으론 응원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이렇게 어이없을 수가...
이렇게 난감할 수가... 

정신을 차려보니, 
큰 아이 은수는 아파트 입구 길바닥에 앉아서 절망스럽게 울고 있었고,
작은 아이 규헌이는 엄마와 누나가 벌이는 기 싸움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동요없이 이러저리 뛰어다니고(다만 불똥이 자신에게 튀지 않기만을 조심하면서) 
나는 울부짖는 은수를 향해 야단을 치며 윽박을 지르는...

순간 술기운이 느껴지면서, 지금 내가 야단을 치고 있는 것이 술 주정인지,
아니면 의미있는 훈계인지, 은수의 절망스런 표정 앞에서 갑자기 난감해 졌다.  

내가 화를 내는 이유는 대단한 게 아니었다.  

엄마 집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찾으러 엄마 집엘 갔고(오늘 회식이 있었다. 와인을 좀 마셨다. 비싼 TALBO에 욕심을 내고, 좀 많이 마신 듯 하다)
애들을 빨리 재워야 겠다는 생각에, 빨리 집에 가자고 말했음에도,
은수가 빨리 옷을 입지 않고, 딴전을 피고 있었다. (은수는 할머니 집에서 자고 싶어 했다) 

그랬다.
이유는 빨리 옷을 입으라는 엄마인 나의 말을 무시한 채,
딴전을 피웠다는 점이다.  (참... 어이없다) 

야단을 치다가, 때리기 까지.(옆에 있는 죽도를 보니, 때리고 싶어졌다. 살짝!)  

그러다가
오늘 하루 할머니 말을 듣지 않아 할머니가 힘들지 않았겠냐,
니가 빨리 일어나지 않으니, 엄마도 할머니도 너무 힘들다. 등등 

야단을 쳐야 할 갖가지 얘기들이 술술 잘도 나왔다.  

당하는 은수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더군다나, 맞을 이유도 아닌데, 평소에 때리지도 않던 엄마가 
때리기 까지 했으니 
아무래도 정신이 나간 듯 하다.  

황당하게 우는 아이를
아무튼 강압적으로 끌고, 안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다시는 이런 나쁜 엄마가 되지 않기를. 

물론 은수는 엄마가 하는 말, 어른들이 시키는 말에 빨리 빨리 움직이는 아이는 아니다.
걱정이 되는 건 학교에 가서, 행동이 굼떠서 선생님의 미움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긴 하지만, 이건 아닌 듯 하다.  

뿐만 아니라, 엄한 부모 밑에 효자 난다는 말....
이러라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친절과 엄함 사이....
아직은 확고한 방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아니다.  

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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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10-02-12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로 부끄럽고..아니 종종. 많이 미안하고. 엄마 자격도 없는데 왜 이러나 싶고...그리고 가끔은..엄마연습 안해본 많은 엄마들이 이런 비슷한 마음 갖지 않을까 싶슴다. 그래도 힘내서, 다시 정신차려야 하는 엄마들. 모성이란 이름의 압박 플러스 알파까지 겪는 엄마들. 그래도...그래도..힘내죠.
 

우울한 뉴스가 많았던 날이다. 

엠비씨 엄기영 사장의 사퇴 선언이 있었고, MBC노동조합은 또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또, 민주노동당은 당사에서 농성에 돌입, 정치탄압 중단 요구 등을 하기로 했다.

MB정부 들어 농성과 투쟁은 생활이 돼 버린 듯 하다.

투쟁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투쟁을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은 피곤할 수 밖에 없다.

9시까지 당사에서 촛불문화제와 농성에 결합해 있다가 퇴근했다.
밤을 새는 농성이었으나, 아이들을 엄마 집에서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라,
안면몰수하고 퇴근해 버렸다.

늘 이런식이다.
투쟁이 있을 때면,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집에 있는 아이들 문제다.

밤을 새야 할 때도 있고, 늦을 때가 다반사가 되는 농성 상황에서
어린 아이를 둔 소위 일하는 엄마들은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   

늦은 시간 까지 회식에 함께 하지 못해서, 별 다른 일은 없으나 퇴근 후 한잔하고 싶어하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올때면, 늘 미안해 지는 이런 상황은 언제나 끝이 날까.
무엇보다 농성 상황이 되면, 그 미안함은 더 해질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돌보며 내가 오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는 육십이 넘은 엄마에게 너무 너무 죄송하다.  

괴롭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0대 육아기에 접어들면서 부터 꺾어지는 M자형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한 범 정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음에도,
현실은 이렇듯 녹록하지 않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제 막 남편이 들어왔다. (11시 15분)
비실 비실 웃는 폼이 소주 2병은 마신 분위기다. 
한잔 더 하자고 할 텐데... 아 ~~ 피곤한 워킹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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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일하고 싶은 워킹맘, 이런 교육은 어떨까?
    from 2000가지 행복 2010-05-04 09:24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힘들다’는 말이 있듯이, 직장을 다닐 수 있는 연령은 점점 짧아 지는데, 취직은 매우 늦어지고 있습니다. 스펙 또한 높아지는 추세라 남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더 자신에게 공을 들이고 있죠. 특히, 남성은 대학 중간에 군대를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2년이라는 시간을 지연할 수 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취직은 먼저 한다 해도 사실상 오래 다니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얼마 전, ‘여성직장인 별 달기 힘들다’..
 
 
2000가지 행복 2010-05-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2000가지 행복입니다.
좋은 글 엮어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