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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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피디 팬이다. 피디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아무튼 메모>가 현재까지 가장 좋았다.

소장용 추천!

메모에 대해 꽤 철학적으로 다가간다. 나도 워낙 기록하는 것을 좋아해서, 핸드폰 메모장에도 기록, 다이어리에도 기록, 달력에도 기록, 노트장에도 기록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하나로 모아야되나 고민중이다.


메모를 삶을 위한 예약 과정이라고 한 부분이 와 닿았다. 메모를 하면서 나는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적는 것이다.

기억하고 싶다는 것은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꿈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도 동의한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는 꿈을 물어보면 직업을 물어보는 것과 동의어가 되었다.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꼭 목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꿈이란 이 세상의 일부분이 될 방법을 찾는 것이다. 꿈은 우리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도록 도와준다. (86쪽) 


그래서 내 꿈이 뭔지 생각해보았다. 나는 약자들이 착취당하지 않고 폭력에 노출되지 않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생각해보면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공부를 하고 직장도 구한 것 같다.

직업이든 돈이든 이 꿈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도 주변에 꿈에 대해 더 얘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게 꿈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좀더 대화를 하다보면 본질적인 답이 나오지 않을까?


아마 죽을 때까지 나의 메모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메모를 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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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 1일 1장 아모르파티 : 나를 사랑하게 되는 문장 따라 쓰기 - 엄마를 위한 큰글씨 손글씨
독개비 편집부 엮음 / 독개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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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구들을 필사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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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 1일 1장 아모르파티 : 나를 사랑하게 되는 문장 따라 쓰기 - 엄마를 위한 큰글씨 손글씨
독개비 편집부 엮음 / 독개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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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큰글씨 손글씨

이렇게 큰글씨로 된 손글씨 책은 처음 접해본다.

기획력이 돋보인다.

눈이 침침하고 잠이 없는 엄마에게 딱 필요한 책이다.

우리 엄마도 한때 잠이 안 온다고 불경을 필사하신 적이 있다.

이 책 한 권을 다 필사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그래도 넉넉잡아 한 달은 걸리지 않을까?


특히 마음을 안정시키고 차분하게 하며 생각거리를 주는 문구들이라 고요한 밤 따라 쓰기 좋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글귀는 "무엇을 해본 뒤에 후회하는 편이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보카치오, 데카메론)

데카메론을 안 읽었는데 이 기회에 읽어봐야겠다.

"나이가 들수록 많은 걸 포기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걸 포기하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이다" (시어도어 프랜시스 그린) 

문구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뽑은 흔적이 보인다.

나이든다는 것은 요즘 차차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포기한다기보다는 현명해진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무엇이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잠이 들지 않는 밤, 찬찬히 마음속으로 되새기고 싶은 문장들이다.

특히 요즘 시를 많이 찾게 되는데, "자기 자신 속에 시가 담겨 있지 않다면 어느 곳에서도 시를 찾을 수 없다" (조제프 주베르)의 말이 특히 와닿는다.

나이 들수록 시가 좋아지는 건 나만 그런 것일까?

요즘은 시가 갑자기 쓰고 싶어졌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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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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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다. 하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니 마지막 장까지 손에 놓을 수 없었다.

120% 공감가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40대 여성으로서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적절한 곳에 적절한 시를 넣은 센스나, 책과 잘 어우러진 사진들도 이 책의 품격을 높였다.

소장용으로 하드커버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형성은 '출산' 유무와 상관이 없다. 남자의 성숙이 '군필' 유무와 무관한 것과 같은 이치다. 

나에게 엄마로 사는 건 인력이 물오르는 경험이 아니었다. 외려 내 안의 야만과 마주하는 기회였다. (31쪽)

모든 물음은 질문자의 입장과 욕망을 내포하는 법이다. (35쪽)

밥에 묶인 삶. 늘 떠남의 욕망에 시달린다. 먼 곳에 대한 그리움이 바다 되어 출렁이고 마음만은 지중지중 물가를 거닌다. (56쪽)

열 번 잘하다가도 어느 순간 남처럼 등 돌리는 남자들.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서 씻지도 못하고 널려 있는 빨래를 걷는데도 꼼짝 않고 누워 있는 남편. 결혼 전에 아빠를 볼 때면 좀 궁금했다. 옆 사람 힘든 게 왜 안 보일까.... 나중에 알고 보니 못 본 척하는 게 아니라 아예 안 보이는 거다. 대대손손 소통 불능의 장애를 겪는 남성들. 그렇게 살아도 삶이 유지됐으므로 타인의 심정을 헤아리는 능력이 퇴화한 것이다. 무심함이 무뚝뚝함, 남자다움으로 미화된 데다가 학교나 학원에서 안 가르쳐주니까 관 뚜껑 닫힐 때까지 모른다. 모르고 편하게 살다가 죽는 남자들이 많으니까 그만큼 한평생 고생만 하다가 죽는 여자들도 많다.(58쪽)

한 여성 소설가 인터뷰. 소설은 주로 밤 10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쓴다고 했따. 아침밥은 어떻게 해주느냐고 물었더니 아침밥 안 먹는 아이로 키우면 돼요라고 답했다. (64쪽) 밥의 탈을 쓴 저 사사로운 질문이 얼마나 정치적인가를. 

남들처럼 평범하게'가 이 땅의 엄마들에게는 너무 소박한 바람으로 통용된다. 하지만 자동차나 보험회사 광고에 나오는 정상 가족의 판타지를 버리지 못하는 한, 엄마의 자리에서는 늘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신문이 조종하는 대로 사고하고, 광고에 나오는 대로 욕망하는 엄마, 사회적 모성으로서의 엄마, 어떤 개념을 걸어도 '엄마'는 문화적 산물이고, 가부장제의 희생양이다. (95쪽)

평범함.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일본의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 (114쪽)

연심의 변심 혹은 절심은 언제나 비약으로 다가오는 사건이지만 생물성이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이치이기도 하다. 나도 그랬다. 어디든 데려다주는 날개이자 비바람을 막아주던 존재가 불편하고 갑갑해지는 순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생의 시기마다 필요한 옷이 있고 어울리는 색과 취향이 있듯이 삶의 체형에 맞게 인연도 변해간다. (130쪽)

일흔을 앞둔 어느 목수. 사람 마음이 참 그렇더라고. 내가 한 가지 욕심이 생겼어. 더 좀 살았으면 좋겠다. 옛날엔 살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돈도 쉽게 벌리고 일이 잘되니까 오래 살고 싶다.(140쪽)

공자의 나이 도식에 따르자면 사십 줄은 안정권이다. 미혹되지 않음. 그런데 불혹이란 말이 쓰인 것은 유혹이 그만큼 많아서란다.

박완서도 마흔에 소설가로 데뷔해 알곡 같은 글을 생산했다. 

삼암월드컵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 류춘수는  사십 대를 두 번 산다고 했다.  (148쪽)

경험과 관계가 엮인 '장소'는 사라지고 편리와 효율만 있는 '공간'만 남은 서울 (156쪽)

게으름을 지혜의 알리바이로 삼지는 말되 게으름이 아닌 느긋함으로, 조급함이 아닌 경쾌함으로, 주변의 것들과 어우러지는 행복한 삶의 속도를 만들어나가야겠다. (160쪽)

여성이 책을 낼 수 없었던 19세기, 남편의 폭력에 못 이겨 애 둘을 데리고 이혼한 뒤 뭇 예술가들과 자유연애를 구가한 스캔들의 여왕이자 쇼팽의 뮤즈였던 소설가 조르주 상드에서부터 1930년대 파리지앵과 바람나서 이혼당하고 행려병자로 죽은 우리의 신여성 예술가 나헤석까지, 금기와 위반의 서사는 사랑, 자유, 욕망, 존엄 같은 큰 물음 앞에 나를 세워놓았다. (198쪽)

다른 사람의 삶으로 들어가서 이해하기 위한 마라건넴이 아니라 바깥에서 자기 생각을 주장하기 위한 말 던짐이다. 저 질문의 형식을 띤 모욕하는 자리는 왜 사라지지 않는가. 

사회적 약자는 가진 게 없는 사람이 아니라 부지한 질문에 답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몸으로 겪었다. 

사람이나 책이나 이름 대면 알 만한 반듯한 명패가 방패가 되어주는 세상에서 (279쪽)

유독 출판, 사유와 집필 노동의 성과물에는 그 자체로도 번듯한 지위가 부여된다. 판매량에 비례해 사회적 위상이 수직으로 상승한다. 지식 노동 전반에 관한 우대 풍토는 교육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와 생산성이 최고라는 산업사회 이데올로기가 만나서 형성된독특한 현상이 아닐까 싶다.  저자에게 부여된 과도한 권위와 선망을 (288쪽)





전지적 홍상수 부인 시점
연애 근본주의자
당하면 외로움 선택하면 고독
혼자 한 달간 모든 관계로부터 놓여나 오롯이 글만 쓸 수 있는 상황
수다는 공회전이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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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일요일들 - 여름의 기억 빛의 편지
정혜윤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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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피디님을 좋아한다. 

작가의 책 중 여행 에세이는 처음 읽어본다.  작가는 여행을 좋아한다. 특히 생각 여행. 이번 책의 사진들도 무척 마음에 든다.

하지만 역시 정혜윤 작가는 여행보다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들은 사연에 대한 이야기가 더 감동적인 것 같다. 이번 책은 뭔가 딱딱하고 그리 공감가진 않았다. 아마 내가 그리스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다른 느낌일 것 같지만...


매주 일요일에 이 글들을 썼다는 것이 부럽다.

일요일의 냄새 - 해야 할 일은 잘 쉬고 잘 먹어서 회복되는 것뿐인 그런 일요일, 바로 그것. 

나는 안전하다! 밖에서 광풍이 불어도 나는 편안하고 안전하다!

일요일은 휴식의 시간이지만 그 휴식은 하루 종일 자는 것, 늘어져 있는 것, 빈둥거리는 것, 몸을 회복하는 것을 포함하는 동시에 언제 마음이 편한지, 언제 심장이 뛰는지, 어디로 마음이 가는지를 느껴보는 시간이기도 했던 거다.


나도 이런 느낌을 몇 번 느낀 적이 있었다.

창으로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아침에 일어나는 기분. 새소리도 들리고 바람도 나를 어루만지는 듯한 기분. 

최근에는 그런 기분을 못 느낀 것 같다. 가까운 미래 그런 느낌이 또 날 찾아오면 좋겠다.


자기 안에 말들이 넘쳐 흘러 글을 쓰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아직 나는 그런 갈망을 느껴보지 못했다.

언젠가는 꼭 느껴보고 싶다.


그래서 그리스 여행갈 때 읽기 위해 이 책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산토리니 피라 마을 고고학박물관
에피다우로스
헨리 밀러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풍경을 닮아 간다.
올리버 색스 = 고맙습니다
쇠똥구리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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