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클래식에 문외한이라는 소리는 여러번 이 자리에서 이미 말했고(그게 뭐 자랑이라고), 문외한에게 말러라는 존재는 (심하게 과장하면) 두려움이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만큼은 아닐 지라도, 말러라는 이름 역시 귀가 따가울 정도로 대단하다고 회자되는 편인 세상에서, 아직도! 나만 말러를 모르는 것 같은 두려움. 그리고 그 대단하다는 말러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도 드물다는 현실이 일러주는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 그나마 억지로라도 들어봐야지 하고 한 곡 듣기 시작하면 어느새 음악은 저 멀리, 혼자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뭔지 모를 음울함과 난해함에 사로잡혀 기분이 영 안 좋아졌던 경험의 기억까지. 아, 나는 말러를 이해하지 못하나봐, 그치만 음악이란 게 꼭 이해해야만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 왜! 다들 대단하다고 하는 거지? 흐응. 

이런 마음을 오랫동안 품고 있던 내게 10월 신간으로 말러가 다시 다가왔다. 오케이, 어차피 무조건 페이퍼를 올려야 하는 약속이 있고, 이 책으로 하자 싶은 오기(?) 돋는다.  

말러씨, 이번에 걸리면 난해해도 끝까지 들어봐야겠습니다. 어떤 곡이 초보 청취자에게 가장 무난할 지는 책 속에 힌트가 있겠지요. 그 정도 힌트도 없다면, 이 책을 미워할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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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 2010-10-2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틀러 유겐트가 생각난다' 하고 있었는데, 역시 나치와 관련된 거였군요.
전에 읽었던 파시즘 생각도 나네요... 덕분에 잘 봤습니다, 오늘밤 2부 꼭 봐야겠어요!

치니 2010-10-26 13:17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Kircheis님! :)
어젯밤 보셨어요? 저는 생각보다 2부가 헐렁해서 책을 읽어봐야할까 그랬는데, ^-^ 아래 saint236님이 좋은 정보 주셨네요.

Kir 2010-10-26 14:53   좋아요 0 | URL
저도 기대가 컸던 탓인지 2부는 좀 아쉬웠어요. saint236님이 알려주신 영화, 찾아봐야겠습니다. 영화를 보면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 들 것 같아요.

2010-10-26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6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0-10-26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이걸 소재로 만든 영화가 있죠. 디벨레라고. 그 영화를 보면 이것보다 더 느낌이 확 옵니다.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어떤 식으로 변질되고 타자를 차별하는지에 대해서 잘 묘사하고 있지요. 시간이 되시면 한번 영화를 보심이. 공식적으로 수입된 것이 아닌지라 인터넷에서 서핑을 하셔야합니다.^^

치니 2010-10-26 13:20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 시간은 마구 마구 되는데 인터넷 찾아보는 건 조금 자신이;; 그래도 찾아보겠습니다. 어제 맛만 본 기분이라 영화가 있다면 제대로 함 보고싶네요.

제 깐에는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 따위, 그리고 소수를 차별하는 마음 따위 절대 없다고 은근 착각하고 살았는데 이걸 보고 새삼 자각했어요. 닥치면 나도 별 수 없겠구나 싶으니 마음이 얼마나 ㅎㄷㄷ 인지요. -_ㅠ

파고세운닥나무 2010-10-2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리모 레비가 <휴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독일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엄청난 것들을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독일인 각각은 우리에게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 아우슈비츠에 대해, 자기 집 문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상적으로 자행된 조용한 대학살에 대해 '그들'은 알고 있었던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길을 가고 집으로 돌아와 자기 자식들을 바라보고 교회의 문턱을 넘어 들어갈 수 있었단 말인가? 만약 아니라면 그들은 경건하게 우리에게서, 나에게서 모든 것을 당장 들어야 하고 배워야 한다. 그래야 한다. 나는 내 팔에 문신으로 새겨진 숫자가 쓰라린 상처처럼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을 들었다." 너무도 과묵하고 깔끔한 독일인들을 보며 레비의 팔에 새겨진 수인번호가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비명은 학살을 방조한 독일인들이 질러야 하는데 말이죠. 유익한 영상 잘 봤습니다.

치니 2010-10-27 14:15   좋아요 0 | URL
아...프리모 레비, 사실 이 책을 읽고 맨 먼저 떠오른 사람이었어요. <주기율표>의 은은한 충격도 동시에 떠올랐구요. <휴전>도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저도 파고세운닥나무님의 좋은 인용구 잘 읽었습니다. :)

2010-11-03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4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4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4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제목 한 번 거창하게 써봤습니다. 막상 신간평가단이 되고나니 막중한 책임감을 누를 길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외치다' 로 과장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서 딴에는 눈에 불을 켜고 예술/대중문화 신간 중에 9월에 나온 책들을 살펴 보았는데요, 하아 -  생각보다 쉽지 않군요.

 

 솔직히, 이 책이 표지로 보나 제목으로 보나 19금 딱지로 보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옵니다. 온라인 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어딘가 오프 자리에서 신간을 죽 갖다 놓았다면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펼쳐보았다,에 1000원 겁니다. 

장미인애는 오래 전 제가 좋아했던 시트콤 <소울 메이트>(? 제목이 맞는가 확실치 않네요, 킁, 좋아했다면서도 이렇습니다, 제가)에 나왔을 때 눈 여겨 본 분이에요. 이후에 나왔던 선덕여왕의 포스를 시트콤에서 뿜었던, 보기 드문 여걸에 섹시하면서도 진정성을 갖춘 인물로 '저런 친구 하나 내 주변에 있었으믄 좋겠다' 라는 소박한 바람을 품게 해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후에는 이천수 선수와의 염문설 이외, 연기자로서는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어요. 저로서는 어디서 무엇을 할까, 약간은 궁금한 연예인 리스트에 올라갈 분이기에 이 책이 확 눈에 들어왔습니다. (네, 아무렴요, 이성애적인 시각에서 볼 때, 여성인 제가 굳이 여성의 나체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또 하나, 누드화보집이라는 걸 전 생애에 걸쳐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몰려 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책을 봄으로써, 전혀 다른 행성에서 산다고 회자되는 남성이라는 존재의 심리를 엿볼 수도 있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구요. 여기에, 장미인애씨의 화려한 몸매와 제 초라한 몸매 비교를 처절하게 하고나서 10월에 다니기로 한 헬스장에 조금쯤 더 성의를 보탤 수도 있겠다는 영악한 계산도 있고요. 이래저래 탐이 나지만 '추천'이라고 도장 꽝! 하기에는 무리수. 저도 무한도전 길이처럼 될까봐 무리수는 안 마시기로 했으니, 

자, 이제 진짜로 주목할 만한 신간을 골라야 할텐데, 이거 참 난감합니다. 고르다 보면 벌써 7월, 혹은 5월까지 밀리고 있군요. 예술 분야는 신간이 별로 안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체감하고. 다시 9월 분을 들여다보니 제가 무슨 슈퍼스타 K 오디션 장의 심사위원도 아닌데 왜 이렇게 까탈을 부리게 되는지요. 

각설하고, 음, 그래서 굳이 골라낸 책은 이 책 한 권 뿐이라는 말씀을 (죄송함을 담아) 드리고자 하는 겝니다. 

 제 서재에 오시는 분들은 (아주 가끔이나마 제가 사진이랍시고 올렸던 걸 보고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사진에 완전 문외한일 뿐더러, 사진예술에는 더더욱 문외한이고 왜 전국민이 디카를 들고 다니매 사진작가 행세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툴툴대는 인간입니다.  

그러니 나름 유명하시다는 이 작가분의 사진도 당연히 모릅니다.  

그래도 이 작가에게 우선 호감을 갖는 이유는, 얼핏 너무나 단순해서 주목을 끌지 못할 것 같은, 완전히 은유를 배제한 제목 때문이에요.  

사진을 잘 찍는 법, 이라니. 요즘은 이렇게 제목을 달면 성의 없다고 할 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이 수수한 제목이 좋습디다. 책 내용은 사진 잘 찍는 법, 혹은 셀카 잘 나오는 법이면서 제목은 마치 대가의 영혼과 사진을 연계하는 식이라면 곤란하지 않겠어요. 요즘 그런 수법이 너무 많아선지, 이런 정공법이 마음에 들었어요. 딱 제목만큼만 기대하면 되는 거니까요. 혹시 압니까, 삐뚤이 치니도 이 책을 읽고나서,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찍을 때, 내가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을 찍을 때, 제법 오래 간직할 만한 예술작품을 건지게 될 지.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뭐든지 전혀 모르는 걸 새롭게 배운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잖아요. 이 책에서 적어도 그런 배움의 즐거움만 준다면, 만족할 것 같아서 함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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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2010-10-0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잉? 신간평가단에서 평가하는 책이 참으로 다채롭군요 오호호호호호!!
(나도 좀 보여줘봐여 으흐)

치니 2010-10-04 18:15   좋아요 0 | URL
에헤, 저도 보여드리고 싶지마는 이것은 신간평가단에게 보내준 책들이 아니고 (혹시 보내줄 지도 모르지만) 그저 신간평가단이 봤을 때 주목할 만한 게 뭐더냐, 리스트일 뿐이옵니다.
예술 분야에 신청한 덕에 제 편협한 책 읽기 버릇을 좀 고쳐볼 수 있을까 기대가 되어요. :)

라로 2010-10-0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은 아시는 것도 많아~~~.^^
장미인애라는 사람은 이천수의 여자친구 였군요~~.암튼,,,ㅎㅎ
요즘 예술 분야에 신간이 많이 나와 있던데 치니님께 뽑힌 저 책 급관심.
지난 주에 그렇잖아도 나의 첫 사진책인가 뭐 그런 책 샀는데,,호호호
자기 말대로 사진작가 행세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그런데 왜 추천이 없지?? 이렇게 잘 쓴글에?? 내가 꾸욱

치니 2010-10-05 11:19   좋아요 0 | URL
아흐흐, 제가 입 터지면 알라딘 연예가중계 생방송 가능한 사람인데, ㅋㅋ 자제하고 있는 거랍니다. 언니는 티비를 안 보시고 워낙 바쁘시니 모르는게 많으실 거야요.
언니야말로 그 바쁜 와중에 사진책도 벌써 구입하시고, 참으로 대단하셔요. 몇 번 본 걸로는 이미 사진 꽤 잘 찍으시는 거 같던데, 아이들 사진 더 많이 찍어서 보여주세요 ~

굿바이 2010-10-0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장미인애 사진집 표지를 보면서, 막 스치고 간 화보집이 생각났어요.
혹시 기억하시나요? 그 유명한 <산타페>를요? 미아자와 리에의 화보집 말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본, 그것도 달러로 돈주고 산, 누드 화보집이 <산타페>였습니다.
그 화보집을 보면서, 참 예뻐서 울컥 슬펐더랍니다.
물론, <산타페>는 지적당할 부분이 많은 화보집입니다. 특히 나이어린 여배우를 모델로 썼다는 점부터....

여하간, 저 화보집 표지의 장미인애도 예쁘다는 생각은 드는데, 뭔가 울컥하지는 않습니다.
적당히 요염하고 맑고 자극적인데 잘 짜여진 컨셉만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아침부터 뭔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산타페> 빌려간 그 인간은 올 가을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진짜 울컥하네요 ㅋㅋㅋ



치니 2010-10-06 10:52   좋아요 0 | URL
오와 - 내 진즉에 굿바이님이 멋진 분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돈 주고 누드 화보집을 사다니, 역시 ~ 그런데 아쉽게도 전 <산타페>를 모르네요. 흑.
장미인애는 예쁘다기보다 도발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왜 그런 여자 있잖아요, 딱 보는 순간 왠지 저 여자는 우리 같은 애들하고 다르다, 왠지 저 여자는 남자들을 다 휘어잡을 것 같다, 왠지 저 여자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가장 아름다운 지 잘 알고 있을 것 같다...그런 차별화를 내뿜는 여자. 그런 느낌이에요. 시트콤에서는 유일한 단점이 자기 분야 외에는 좀 무식하다는 거였는데, 뭐, 그까잇 지식 좀 없으믄 어때 하고 쿨 하게 넘어가는 여자였죠. ㅎㅎ
아침부터 반갑습네다, 굿바이님.
<산타페> 같은 책은 빌려주면 무조건 못 받는 걸텐데, 빌려주시다니. 흐흐.

사과쨈 2010-10-0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치니님 완전 반가워요!!!!!
알라딘서재 돌아다니다 어느분 댓글을 보고 호옥시 했는데 캭캭캭~~
아 그리고 그분도 계시고 ^^
그리고 또 치니님 추천하신 "사진잘찍는법"의 작가님 전시도
얼마전에 인사동에서 본터라 더욱 반가워요
그 작가님의 시선과 색감이 정말 좋아서 전시회장 한켵에서 판매하는
책을 들어다놨다 들었다놨다 하다
소심하게 엽서만 구입하여 저희집 창에 떡 하니 붙여놓았지요 ^^
그런데 H군의 옆라인이야말로 예술이예요 ^^
그런데 와 ~~~ 치니님 2008년 서재의 달인이시고~~~~
그러니까 저만 몰랐던 유명인이신거였어요 !!!!
오호호 왠지 뿌듯~~

치니 2010-10-08 14:33   좋아요 0 | URL
와하하핫, 사과쨈님! 저도 완전 반가워요!
역시 세상은 좁고 인터넷은 더 좁다! ㅋㅋㅋ

서재의 달인은 대체 어떤 기준이었나 몰겠어요. 그다지 열심히 쓴 편은 못 되는데 감사하게도. ㅎㅎ 달인은 절대 아니지만 여기 이용한 지는 오래 되었어요. 2003년인가 시작했으니 벌써 7년이 넘었네요. 책 구매도 거의 여기서 하고.
오호호, 앞으로 자주 오셔요 ~ :)

사과쨈 2010-10-0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방금 떡하니 붙여있던 사진엽서를 다시 보니
그 분이 아니셔요 ㅜㅜ
부끄...물의...죄송...흑흑....

치니 2010-10-08 14: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물의는 무슨 물의. 괜찮습니다.
귀여운 사과쨈님.

2010-10-11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10-12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수경 장미인애 사강이 <소울메이트>로 유명해졌는데 사강은 결혼했으니 그렇다 쳐도...이수경은 그뒤로 활발하게 활동하던데 장미인애는 좀 뜸하죠...늘씬한 누나였는데...

치니 2010-10-12 15:40   좋아요 0 | URL
와핫, 이럴 줄 알았어요. 누군가는 거기 나온 삼인방에 대한 얘기를 해줄 줄 알았는데, 그게 노이에자이트님이군요! 반갑습니다,오랜만이에요. :)
장미인애는 그 당시에도 일반적인 티비용 드라마에 어울리는 분위기는 아니었죠. ㅎㅎ 그래서 제겐 더욱 독보적이었는데.

노이에자이트 2010-10-14 15:42   좋아요 0 | URL
아하...이런 이야기는 아무래도 제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요.대한민국의 미인들에게 관심이 많으니까요...
 

 

 

 지난 주말 세간의 관심이 매우 높았던 <남자의 자격> 합창 미션이 끝났다. 평소 꼬박꼬박 이 프로그램을 보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나 역시 합창 미션 만큼은 꾸준히 챙겨보게 되었다. 이는 아마도 음악이 주는 선물 - 자막에 계속 '알 수 없는 눈물'로 표현되던 그 감동이 (아무리 쇼를 보여주는 예능이라 짜고치는 고스톱에 익숙해져 있다 해도) 남격 멤버들 뿐 아니라 합창에 참여한 모두에게 진심으로 전해지는 면면을 지켜보는 게 흥미롭거니와 일요일 저녁 다음 날부터 시작될 일주일 간의 가혹한 생존경쟁을 앞두고 마음이 그윽해지는 순기능도 주는 것 같아서 였을 거다. 내게도 '죽기 전에 할 101가지'가 있다 친다면, 합창을 포함시키겠다 마음 먹은 건 아니지만 '남자'를 '치니'로 치환했을 때 소위 자격 운운한다 쳤을 때, 나도 죽기 전에 좋은 음악을 귀가 물려 터질 정도로 많이 듣고 싶기는 하다. 오늘 아침, 쌀쌀해진 날씨에 목도리를 두르고 멍 하니 눈길을 버스 창가 밖으로 두고 이 노래를 이어폰으로 듣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합창하지 않았지만 내가 이 웅장한 오케스트라 속 코러스와 한 몸 한 마음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행복했다. 많이. 이런 음악을 듣고 느낄 수 있는 <치니의 자격>이 된 것이 마냥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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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2010-09-29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아요. 가사를 궁금해할 틈도 없이 음악 자체에 빠져들었어요.

치니 2010-09-29 09:57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가사를 상상하면서 듣는 것도, 그래서 오히려 음악 자체에 빠져드는 것도 너무 좋기는 한데, 가사를 알고 들으면 또 다른 감흥이 있을 거 같기는 해요.

다락방 2010-09-2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음악에 대해 말하는 치니님이 참 좋아요!

치니 2010-09-29 09:58   좋아요 0 | URL
히, 음악에 대해 말하는 저는, 어떤데요? 다락방님이 좋다고 하니 나도 좋아요.

다락방 2010-09-29 10:12   좋아요 0 | URL
음악에 대해 말할때는요 치니님, 치니님이 뭐랄까, 되게 '제대로 된' 사람인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여자사람. (표현, 기분 나쁜가요?)

치니 2010-09-29 11:28   좋아요 0 | URL
기분 나쁘긴요, '너 그렇게 살지마' 의 반댓말이잖아요. 그러니까 '너 괜찮게 사는구나' 같은 거. ^----^ 기분 좋지용. 왕창 좋지용.

라로 2010-09-2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나도 요즘은 날씨 때문에 그런지 그냥 눈물이 나올것 같고 마냥 감사한 마음이 들거든,,
나도 치니의 이런 글이 넘 좋아~~~.>.<
죽기전에 할일 101가지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지만 그렇잖아도 버킷 리스트 보면서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하나 생각해 냈는데,,,하나씩 적어봐야지.
남격은 못봐서 안타깝다.ㅠㅠ
하지만 자기가 하는 말 다 느껴져~~~추천

치니 2010-09-29 11:30   좋아요 0 | URL
글게요, 언니. 나이 먹을수록 날씨에는 점점 더 민감해지는 거 같아요. 나, 스스로 소녀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날씨 이러면 아주 맥을 못 추는 듯. ^-^;;
아우 버킷리스트 명절에 해준대서 보려고 찜 했다가 놓치고 말았어요. 그날 따라 어찌나 졸린지. ㅋ 그래서 언니 리뷰도 제대로 안 읽었음, 나중에 보고나서 읽으려고요.
티비 안 보시니 남격도 안 보시는구나. 안 보고도 다 느껴진다니, 역시 감수성 만땅이셔요. :)

nada 2010-09-2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는 아이슬란드 소설을 읽고 있어요. [버림받은 천사들]이라는.
소설을 읽고 느낄 수 있고, 음악을 듣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인 게 감사하고 행복해요.
그리고 그런 행복을 아는 분들이 여기 다 모여 계셔서 그것도 행복하구요. :)

치니 2010-09-29 12:25   좋아요 0 | URL
오 방금 말씀하신 소설을 검색해보고 왔어요. 구미가 땡기는데, 일단 꽃양배추님이 어떻게 읽으셨는지 소감 좀 컨닝하고나서 읽어볼래요.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기에 이런 음악과 이런 소설을 만들어낼까, 갑자기 궁금증이 하늘을 치솟을 기세, 마치 1년 내에 여행이라도 가봐야 할 것만 같아요.
여기 다 모여계신 참에 꽃양배추님도 이렇게 댓글 달아주시니, 저는 더욱 행복하답니다. :)

2010-09-30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30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30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30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Rule 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좋게 쓰일 수도 있구나. 하아 -  

Buskers - If I ruled The World
(Leslie Bricusse/Cyril Ornadel)

If I ruled the world
Every day would be
The first day of Spring
Every heart would have
A new song to sing
And we'd sing of the joy
Every morning would bring

If I ruled the world
Every man would be
As free as a bird
Every voice would be
A voice to be heard
Take my word
We would treasure each day
That occurred

My world would be
A beautiful place
Where we would weave
Such a wonderful dream
My world would wear
A smile on its face
Like the man in the moon
When the moon beams

If I ruled the world
Every man would be
As free as a bird
Every voice would be
A voice to be heard
Take my word
We would treasure each day
That occur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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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9-16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닐리리 삐로롱 뱌옹뱌옹~ 좋다요 :-)

치니 2010-09-16 17:58   좋아요 0 | URL
닐리리 삐로로롱 ~ 할종일 이 노래를 속으로 흥얼거렸어요. 한 10년 전인가 라디오에서 듣고 뿅 갔는데 잊고 있다가 음악 좋아하는 지인이 트윗 올린 거 보고 얼마나 좋던지! ㅎ

다락방 2010-09-16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장님 계셔서 음악을 듣지 못해 속타는 다락방 (시무룩)

치니 2010-09-16 17:59   좋아요 0 | URL
나는 맨날 못 들어요, 오늘도 다락방님 거 못 들었구요. 맨날 시무룩. 힝.
(그리고 오늘은 왜 자꾸 금요일 같은 거에요?!!! 요번 주 정말 이상해, 힝)

네꼬 2010-09-16 20:13   좋아요 0 | URL
(어어 치니님 나 완전 동감! 요번 주는 매일 매일 금요일 같아요. 으아아아앙)

치니 2010-09-17 10:15   좋아요 0 | URL
음하하하, 드디어 금요일입니다, 여러분!

라로 2010-09-16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네로 이사가고 시포~~~~흑

치니 2010-09-17 10:15   좋아요 0 | URL
흑, 어쩌겄어요, 언니, 우리라도 그렇게 세상을 만들어봐용 ~

라로 2010-09-2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가위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래~~~~.^^

치니 2010-09-20 12:06   좋아요 0 | URL
네, 언니도 친정가서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 :)
전 이번 추석엔 암데도 안 가고 딩가딩가 집에서 딩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