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세간의 관심이 매우 높았던 <남자의 자격> 합창 미션이 끝났다. 평소 꼬박꼬박 이 프로그램을 보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나 역시 합창 미션 만큼은 꾸준히 챙겨보게 되었다. 이는 아마도 음악이 주는 선물 - 자막에 계속 '알 수 없는 눈물'로 표현되던 그 감동이 (아무리 쇼를 보여주는 예능이라 짜고치는 고스톱에 익숙해져 있다 해도) 남격 멤버들 뿐 아니라 합창에 참여한 모두에게 진심으로 전해지는 면면을 지켜보는 게 흥미롭거니와 일요일 저녁 다음 날부터 시작될 일주일 간의 가혹한 생존경쟁을 앞두고 마음이 그윽해지는 순기능도 주는 것 같아서 였을 거다. 내게도 '죽기 전에 할 101가지'가 있다 친다면, 합창을 포함시키겠다 마음 먹은 건 아니지만 '남자'를 '치니'로 치환했을 때 소위 자격 운운한다 쳤을 때, 나도 죽기 전에 좋은 음악을 귀가 물려 터질 정도로 많이 듣고 싶기는 하다. 오늘 아침, 쌀쌀해진 날씨에 목도리를 두르고 멍 하니 눈길을 버스 창가 밖으로 두고 이 노래를 이어폰으로 듣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합창하지 않았지만 내가 이 웅장한 오케스트라 속 코러스와 한 몸 한 마음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행복했다. 많이. 이런 음악을 듣고 느낄 수 있는 <치니의 자격>이 된 것이 마냥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