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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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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 시대의 시는,
- 다들 쓰는 것(홍상수의 ‘하하하’ 중 문소리 대사)이다가도,
- 아무나 쓰기는 힘든 것이고,
- 아름다움을 볼 줄 알아야만 쓸 수 있으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시정(詩精)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에 품어둔 그것을 펼쳐 낼 수만 있다면 시는 문득 써지기도 하고,
- 그런데 우리 시대에는 시가 없다고 하기도 하며,
- 사람들이 시 따위는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지만,
- 술과 낭만이 감도는 카페에서 낭송되면 왠지 멋스러운 것이라서 사람들은 그걸 원하고,
- 그 중 어떤 이는 시를 쓰려면 어찌 해야 하는 지 절규하고,
- 어떤 이는 살아오면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는 것을 힘겨워 하고,
- 그래서 이 모든 미약하고 어렵고 아름답고 추한 우리들의 상징.
- 아무튼 모두들 눈물은 흘리더라.   


내가 만일 극 중 미자의 어떤 유의미한 행동이나 사고방식을 몹시 닮은 사람을 혈육으로 두고 있지 않았다면 가슴이 미어질 듯한 감동만을 안고 극장을 떠난 뒤에도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에 지극한 상찬만 올릴 수 있었을 터인데,
나는 기껏 ‘영원한 친구’도 되지 못하는, 시를 배운다는 엄마의 말에 ‘엄마 잘 어울리겠네, 툭 하면 이상한 말도 잘 하고 꽃도 좋아하니까’ 라는 응대를 하고서, 엄마가 쓴 ‘아녜스의 시’는 죽을 때까지 이해할 수 없을, 아니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진, 그런 사람이 되어 있다는 걸 깨닫자, 눈물조차 내 억울함으로부터 나온 것만 고인다 생각하자, 참 쓸쓸하고 슬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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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7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0-06-09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지!!!!울음터뜨리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치니양의 문학적 소양은 어머님으로부터???

우리엄마는 영화보고 나오시면서
실제로도 양미자같은 사람들이 있다고,,,본인이 아시는 분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시면서,,,암튼
마지막 문장 멋지다,,,,쓸쓸하고 슬픈 문장인데 말이지,,,"눈물조차 내 억울함으로부터 나온 것만 고인다 생각하자"

암튼 그래도 <시> 좋았지????
꾸준히 입소문 타고 있는 듯~~~

치니 2010-06-09 15:40   좋아요 0 | URL
문학적 소양, 이라고까지야 말할 수 없지만, 확실히 문학적 분위기는 어머니가 많이 조장하셨죠. 제 이름으로 라디오나 잡지에 사연을 보내서 상도 많이 타셨구, 저에게 편지도 자주 보내시죠(꽃을 말려 붙이거나 시를 쓰기도 한 편지!). 그래서 아마도...다른 사람보다는 미자에 대해 덜 객관적이랄까, 아니 더 복잡한 심경으로 봤어요.

암튼 좋았어요, 정말.
아무 영화나 막 보고 다니면 안되겠구나, 막 그런 생각도 들구.

로드무비 2010-06-0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보는 내내 미자보다 그 형사에게 더 눈길이 가더구만요.
제가 남자였으면 바로 그런 스타일.^^

치니 2010-06-09 16:02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 로드무비님이 나른한 오후에 웃음 한 방 주시네요.
남자였으면 그 형사 스타일이라고요? 이야 ~ Y담 한번 걸죽하게 하시나분데요? 은근 디게 궁금하네욥!

로드무비 2010-06-09 17:03   좋아요 0 | URL
뚱한 얼굴로, 나름대로 애쓴다는 거죠.
Y담은 싫어합니다.=3=3=3

치니 2010-06-09 17:15   좋아요 0 | URL
아, 오해해서 죄송. ㅎㅎ 근데 싫어한다고 하시니 강한 부정은 긍정, 뭐 이런게 떠오르기도 하고. 헤헤 객쩍은 농담입니다.

음, 형사가 울고있는 미자에게 시가 안 써져서 우냐고 묻는 장면을 떠올리면 로드무비님 주장이 맞는 거 같기도 하고요. :)

비로그인 2010-06-10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흙탕과 연꽃을 한 번에 보았다.


-저 영화를 부부동반으로 보신 저희 부모님 말씀.

치니 2010-06-11 09:12   좋아요 0 | URL
으음, 명언입니다. 두고두고 생각하게 되는 영화에요.
 
하하하 - ha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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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공히 문소리는 최고의 배우임을 입증, 김상경은 역시 홍상수랑 놀아야 돼,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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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05-1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꼭 보고 싶은데 이 것, 저 것 일이 많아서요.
보고 싶은 굴뚝 같은 마음을 다시 되새깁니다^^

치니 2010-05-10 11:36   좋아요 0 | URL
네, 영화는 늘 1순위가 되지 못하죠?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자꾸 2순위로 미루고. ^-^ 근데 그런 게 영화의 좋은 점 같기도 해요. :)

굿바이 2010-05-1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기도 연기이지만, 문소리양이 점점 예뻐져서 너무 좋습니다!!!그럴 이유가 있거든요ㅋㅋㅋ
저도 살살~ 웃으며, 하하하를 보러갈까 합니다.

치니 2010-05-10 13:24   좋아요 0 | URL
아앗 궁금하네요, 그럴 이유가 뭘까요?
굿바이님 보고나서 소감도 올려주세요 ~

2010-05-16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6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7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2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불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3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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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밑줄긋기로 옮겨 적으라면 잔뜩 하겠는데 정작 간단한 서평이라도 남겨야지 하고 마음 먹으면 참으로 쓰기가 망설여지고 뭘 써도 쓸데없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어지는 원인이, 내 경우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경외심이고 다른 하나는  소심함이다.

밀란 쿤데라의 이 책도 마찬가지다.

뭐라고 쓰자니 결국 내 말은 다 사족이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내내 사라지지 않는다. 내 잡상을 옮겨 적어본들, 불멸할 것이 분명한' 작가의 책에는 발끝만큼도 못 따라가는 문장 실력과 얄팍하기 짝이 없는 이해력 정도만 드러내고 말 게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이런 생각을 시작하니 또 뭐라도 몇 줄 안 쓰고는 못 베기겠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건만, 혼자서 쓸까 말까 한 사나흘을 꼼지락 거리다가, 이러고 있으니. 

아무튼 나는 괴테, 헤밍웨이, 밀란 쿤데라는 당연히 안 되고 심지어 그들을 좇아 자신의 이름을 억지로 끼워 넣은 베티나도 안 된다. 나는 불멸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불멸할 조짐이 보이는 사람들을, 아니 정확히는 그들의 역작을 쓰게끔 채찍질하며 (좀 더 쓰란 말이야! 이래가지고 불멸하겠어?!) 그들이 피눈물 흘리건 창작의 온전한 기쁨에 도취되건 아랑곳 하지 않고 내 마음껏 즐기련다. , 불멸할 작품을 창조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여! 너무나 감미롭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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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04-1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장바구니 고고싱 :)

치니 2010-04-15 13:30   좋아요 0 | URL
니나님 요새 실행력 짱! :)

쎈연필 2010-04-16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신간 불멸 장바구니로 ㄱㄱ씽

치니 2010-04-16 09:25   좋아요 0 | URL
니나님, 제랄님, 땡투 잊지 마시고요 ~ ㅎㅎ 알뜰한 치니.

Tomek 2010-04-19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상찬! 굉장히 궁금해지네요. 책이 밀려있어서 일단 보관함에 담습니다. ^.^;

치니 2010-04-19 09:42   좋아요 0 | URL
^-^; 제가 너무 이래놔서 기대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크게 되면 어쩌나, 살짝 걱정되네요.
천천히 보세요, 꽤 두꺼운데다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책이라.

토니 2010-04-2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 퇴사하면 책 몇권 빌려볼 수 있어요? ^^ 조만간 백수가 될거라.

치니 2010-04-30 09:37   좋아요 0 | URL
네 ~ !

stillyours 2010-05-0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 님 리뷰보고 나도 바로!
그나저나 제목부터 일단 너무 멋지잖아요!

치니 2010-05-06 12:04   좋아요 0 | URL
moon님, 으흐흐 땡스투는 잊지 않으셨죠?

stillyours 2010-05-06 13:37   좋아요 0 | URL
그러믄요ㅎ 추천도 잊지 않았고
으흣

치니 2010-05-06 13:59   좋아요 0 | URL
헤헤 친절한 moon님. :)
 
클래스 - The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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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라는 영화를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우리 세대에게 학교는 조금 과장하면 감옥이고 순화해서 표현한대도 사육 당하는 우리정도 된다. 그 양과 질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이유 없는 매질과 훈육을 핑계로 한 인권 침해, 무서운 친구들을 귀가 길에서 만날 때의 공포, 돈이나 배경과 관련되지 않는 한 한 학생의 개인사에 무관심하기 이를 데 없는 선생님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물꼬물 냄새를 겨우 피워보다가 사그라지던 반항의 추임새 까지, 어제나 그제나 우리 때나 옛날이나 이 학교나 저 학교나, 대한민국에서 교육 환경이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슬픈 현실을 인정하고 이 영화를 보면!

당신은 실망한다. 비교하지 말자. 나름 프랑스의 교육에 큰 구멍과 허점이 있고, 이를 해결해보려는 시도 조차 무색하다는 전제 하에 만들었을 레알리티 가득, 음악 하나 변변하게 쓰지 않은 건조한 이 영화에서 우리는 그래도 손을 버쩍버쩍 들어 말하려고 하면 어떤 말이든 들어주는 선생님을 보고, 교사회의에서 아이들의 성적을 매기는 동안 그 토론회에 당당하게 학교 대표로 참관한 2명의 여중생을 보고, 모자는 교실에서 꼭 벗어야 하는 교칙이 있지만 귀걸이나 헤어스타일, 심지어 문신에까지 관용적인 학생들의 아웃룩을 보게 되는데, 비교하면 무엇 하겠나.

비교를 던져두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자면, 이제 프랑스 사회에서 학교의 권위는 바닥에 떨어졌고 교육은 유명무실하여 한낱 백화점의 철자도 제대로 못 쓰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일년 내내 배운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할 뿐 아니라 선생이 적절하지 못한 단어 하나 교실에서 구사했다고 눈 부릅뜨고 몰아낼 만큼 드세다. 문제를 해결하자고 권위 구축을 위해 교칙을 강화하고 퇴학을 많이 시키고 아이들과 유치하게 말싸움을 거듭하는 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 같아 보인다.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들 역시 선생 혹은 학교에 대한 불신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고.

, 그런데 비교를 던져두자고 했지만, 여기까지 쓰고 나니 또 한숨이 난다. 저 정도 문제는 어느 나라 어느 학교에나 다 있는 것 아닌가 말이다. 저 정도 가지고 뭐 문제라고 우리 앞에 들이대냐 지금, 돼지 앞에서 코 뒤집는 건가 싶다.

열 받으니까 내용은 이제 그만 이야기하고, 영화의 형식만 보자면, 아유 웬만한 참을성 아니면 지루해서 참기 힘들다 소리 나올 것. 수다는 또 얼마나 심한지. ㅋㅋ 혹시 상 탄 영화라고 함 볼까 싶어 가실 분들은 말리고 싶다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간만에 오래 전 잊고 있었던 학교에 대한 적의도 불살라보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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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4-0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영화를 보면 말이죠, (몇 편 보진 않았지만!)
지나치게 말을 생략하거나(난 이해도 못했는데!)
지나치게 말을 많이하거나(아까 다 알아먹었는데 쓸데없이!) 하는 경우가 좀 많더라구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해요. 아, 왜 저렇게 말이 없지? 아, 왜 저렇게 말이 많지? 하는 경우요.

그게 바로 제가 프랑스 영화에 제대로 꽂히지 못하는 이유인것 같아요. 저랑 뭐랄까, 흐름이 자꾸 엇나가는 듯한 느낌요. 저는 프랑스 영화도 그렇고 일본 영화도 저랑 자꾸 흐름이 제때 제때 안 맞는것 같아요.

그래서 이 영화는 보고 싶었던 영화기는 한데, 음, 포기해야지 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그나저나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갑자기 [폭풍전야]를 보고 싶어지네요. 흐음, 퇴근하고 극장을 갈까요, 말까요? 전 김남길이 나온 영화나 드라마 본게 없고, 황우슬혜도 마찬가진데, 아 폭풍전야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왜 궁금할까요? 그들은 폭풍을 제대로 맞으려나요? 아 쓰다보니 더 궁금해지네. ㅎㅎ

치니 2010-04-05 13:47   좋아요 0 | URL
아, 근데 다락방님, 저 [폭풍전야]를 지난 주에 ebs 씨네마천국에서 대략 봤거등요, 아아 추천하고 싶지 않은데 아아 어쩌지. ㅋㅋ
황우슬혜는 길에서 봤는데욤, 아아 제 취향이 아니었고욤. ㅋㅋ

프랑스 영화,라고 고유명사처럼 회자되는 일련의 그런 분위기가 있죠. ㅎㅎ 한국인 정서에 잘 맞지는 않는 거 같기도 하고. 뭔가 먹물스럽기도 하고. 뭔가 된장녀 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그 애매함이, 아마 다락방님의 명쾌한 성격이랑 부딪히는 게 아닐까요.

다락방 2010-04-05 14:0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 이 댓글 왜 이렇게 웃기죠, 치니님.
어쩐지 폭풍전야를 꼭 봐야할 것 같아요. 보고 나서 얘기할게요, 치니님.

1. 치니님 말씀대로 보지 말걸 그랬어요, 라든가
2. 치니님, 아녜요, 좋더라구요! 라든가

하는 식의 얘기를. 아 왜이렇게 재밌지. 하하하하하

치니 2010-04-05 19:51   좋아요 0 | URL
흐흐흐, 다락방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일단 함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연! 결과는? 오, 이거 정말 궁금한데요 ㅋㅋ

다락방 2010-04-05 23:39   좋아요 0 | URL
연기도 별로고 어색하긴 했는데 오, 전 괜찮았어요!

치니 2010-04-06 09:06   좋아요 0 | URL
으앗, 반전이다! 그렇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도...라고는 하지만 황우슬혜 때문에 역시 망설임. ㅋㅋ

Tomek 2010-04-13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위대한 침묵>보다는 시끌벅적하겠군요. ^.^;

치니 2010-04-13 10:00   좋아요 0 | URL
아, 토멕님. :)
<위대한 침묵>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수다 아닌 수다는, 가끔 숨이 턱까지 막히게 하던 주범. ^-^;

토니 2010-04-2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시간되심 프랑스 영화 "예언자" 꼭 한번 보세요. 종교 영화 절대 아니고요. 기가막히게 멋진 영화에요. 이것 역시 센스 만점인 남동생이 추천한.^^

치니 2010-04-21 09:08   좋아요 0 | URL
네 , 저도 그 영화 너무 보고 싶었어요! 원래 '예언자'를 찜했는데, 시간이 도저히 안 맞아서 이 영화 본 거에요. ㅋㅋ
근데 아직 상영 중이려나.

비로그인 2010-05-1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무척 보고 싶었는데 역시 서울에 살아야 하나 봅니다 ㅠㅠ

치니 2010-05-11 13:23   좋아요 0 | URL
앗 Jude님이 왜 당연히 서울시민이라 생각했을까요.
볼 때는 은근히 지루하다 싶었지만 여운이 그래도 남는 영화였어요. :)

도넛공주 2010-06-10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럽영화제때 이 영화랑 '예언자' 모두 봤어요.
'예언자'는 정말 문득문득 다시 생각나고 곱씹게 되는 영화입니다.
작년에 꼽은 내 '올해의 영화'랄까요.

치니 2010-06-10 16:35   좋아요 0 | URL
어휴 그러니까, 예언자를 봤어야 했는데!
말 나온 김에 디비디로라도 꼭 챙겨봐야겠어요!
 
쉘 위 키스 - Kiss 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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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우리에게 묻는 것들: 

1. 키스는 당신에게 중요한가, 예스라면 그 이유를 대시오. 

2. 당신은 키스가, 섹스 혹은 사랑을 위한 첫 단추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별개의 독립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는가. 

3. 당신은 관계에서 키스를 비롯한 스킨쉽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그것이 때로 당신의 인생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 스킨쉽 뿐 아니라 아주 단순한 하나의 행위 때문에 일생을 사랑한 사람을 뒤로 하고 새로운 사람에게 이 사람이 소울메이트였군 , 엿 바꾸듯이 바꿀 수 있다거나 그런 건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이성으로 감정을 꽉 잡고 그런 불가항력조차 외면하고 자신이 현재 사랑하는 사람을 온전히 (이 때 온전히, 가 정말 온전한 지는 논외로 하고) 지키려고 노력할 것인가.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대충 저런 걸 지속적으로 묻는 느낌의 영화다. 당연히 백명의 사람이 본다면 백가지의 답이 나올 수 있는 문제들. 그래서 극 중의 커플들이 나누는 대화는 우리의 통념상 좀 급진적이긴 해도 흥미롭고 근원적이다. 감독은 구성애 여사처럼 수다하게 그것들을 심리적, 육체적, 철학적으로 요리조리 풀어버리는데서 영화의 차별성을 구가하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차별성이 아니라 프랑스 영화란 저래서 안돼라는 식의 지루함으로만 각인될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모처럼 봄날 같은 날씨. 키스하고 싶은 날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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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ss kiss」 ♬
    from 내가 읽은 책과 세상 2010-03-29 10:02 
                     I'm gonna believe in your eyes                So please don't say love is blind 
 
 
굿바이 2010-03-2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중요하다!!!! → 키스하자는 사람 있을 때는 몰랐다!!! 늙고 병드니까 막 중요해요^^
2. 독립적인 행위다!!!
3. 비밀이다!!!ㅋㅋㅋ

날씨가 풀리니까 정신도 풀리고 있어요ㅎㅎ

치니 2010-03-24 14:47   좋아요 0 | URL
^-^ 인생 뭐 있나요 가다가 살짝 풀리기도 하고 그러죠 뭐, 저도 오늘 그럴래요 ~

1,2,3번의 답으로 추정하건대, 굿바이님은 이 영화 재미나게 보실 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추천!

nada 2010-03-24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음, 중요하긴 한데 나이 드니까 깨끗한 사람하고만 하고 싶어요. -.-
어릴 때 술김에 해버린 그 드러운 키스들.. 어휴.
2. 오, 이 질문은 너무 어려워요.
3. 인생은 아주 작은 구멍으로도 쉽게 찢어질 수 있는 거 같아요. 경험상으로도, 관념적으로도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더구나 스킨쉽은 말해 무엇하겠어요? 얼마 전에 본 [키친]도 이것과 비슷한 질문에서 시작한 영화였는데, 너무 피상적이어서 괜히 봤다 투덜거렸어요. 다 큰 애들이 어린애처럼 구는 모습을 늘어놓고는 그게 '순수'라고 주장하는 게 역겹고 한심하더라구요. 심지어 그 영화에선 신민아가 별로 이쁘지도 않더군요(다리만 이뻤어요). 어휴, 어떻게 저런 애를 심은하랑 비교하지? 그런 생각까지 했다니까요.ㅋㅋ

치니 2010-03-24 15:26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쵸그쵸 어렸을 때는 술 안 먹으면 키스가 안 될 지경이었죠. 저도 지금은 키스 보다는 산뜻한 뽀뽀가 좋은데 드..드러운 거 싫어서 그런가? ㅋㅋ

이 영화가 조금 특이했던게, 가볍게 볼려면 가벼울 수 있는데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도끝도 없겠다 싶은, 그런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호오가 갈리기도 하겠고.
아아, 3번은 정말 동감이에요. 아주 작은 구멍으로도 찢어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가끔 미치도록 두려워요, 지금 이 일상의 안온함을 지키려는 내 헛된 희망 때문에.
키친, 별로였구나. 어떤 영화일지 대충 짐작이 가는데, 신민아 이뻐서 볼까 했는데 것도 아니라니, 엥.

다락방 2010-03-2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중요하다 -> 좋으니까.
2. 아 이건 저도 어렵네요. 독립적인것 같기도 했다가 첫단추 같기도 했다가. 패쓰.
3. 상대에 따라서 스킨십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거나 많아질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어느 하나의 행위 때문에 일생을 사랑한 사람을 뒤로 하는것 역시 가능할 것 같기도 해요. 이를테면 이런거죠. 일생을 사랑한 사람을 정말 사랑했고 그렇게 쭉 살아왔어요. 만약 내가 이 영화에서처럼 다른 사람을 만나서 다른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그 사랑은 늙어 죽을때까지 갔을수도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건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 다른 경험을 했다는거고, 그 다른사람과의 다른 경험이 결코 잊을 수 없고 강렬했다면, 일생동안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것은 좀 어렵지 않을까..이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내가 몰랐던 신세계가 열리는데, 계속 그렇지만 저기에 깊이 빠지지 않겠어, 라고 다짐하는게 과연 실행가능할 것인가..아, 역시 어려워요. 이것이 남녀관계일때 정말이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이건 별도의 질문.

치니님은 치니님 본인에게 플라토닉 러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이건 사적인 질문이어요.)

치니 2010-03-24 16:36   좋아요 0 | URL
응응, 그렇죠, 좋으면 중요한 거에요. 1번 동감. ㅎㅎ

저는 머리로는 키스가 독립적일 수 있다 생각해도, 실제 경험에서는 늘 첫단추 역할을 해왔던;;; 거 같아서 아무래도 키스는 그런 역할이 큰가봐 그러고 있어요. ㅋㅋ
네, 상대에 따라 비율은 정말 다르겠죠, 위 양배추님이 드러우면 안하고 싶다고 했던 것처럼. 스킨쉽도 상대가 자꾸 만지고 싶은 사람이냐 아니냐에 따라 좀 다를 거에요. 아,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엉뚱하게도, 저런 신세계가 내게 절대로 안왔으면 하고 바랬어요. 그냥 지금 이 상태, 이 사람 그대로 영원히, 앙드레 고르처럼 80세 넘어서까지 한 여자만, 그랬음 좋겠다 싶었어요.

별도의 질문에 대한 답: 오오오 그럴 리가요. 하하. 저는 스킨쉽을 아주 좋아해요. 부비부비, 발가락이라도 닿고 자야 해요. 만약 아주 마음에 꼭 드는 상대가 저더러 플라토닉러브 하자고 하면 기필코 자빠뜨려 버릴 걸요. ㅋㅋㅋ

다락방 2010-03-24 17:34   좋아요 0 | URL
치니님은 참...

여러모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분이세요!
:)

네꼬 2010-03-30 12:54   좋아요 0 | URL
다락님, 내 말이.

chaire 2010-03-25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프랑스 영화 식의~ 지루함이라 함은,
혹, 제목과 달리 제대로 된 '키스신'이 하나도 안 나오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볼 이유가 한결 덜해지겠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치니 님이 던지신 세 가지 질문, 영화에서 저런 질문을 던졌든 말든,
치니 님이 던지신 그 질문들은 무척 예리하군요.
하여, 저로선 도저히 답을 못 찾겠어요. 끙.
(지문: 그러면서 남들 답은 열심히 딜다본다)


다락방 2010-03-25 08:30   좋아요 0 | URL
예리하시군요! 네, 제 마음에 드는 키스는 한번도 나오질 않더라구요. orz

치니 2010-03-25 09:01   좋아요 0 | URL
뭔가 19금스러운 걸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하겠지만, 그렇다고 키스신이 없지는 않아요, 제목을 저렇게 해놓고 키스신도 없다면! 진짜 변태 감독이라고 해야죠. ㅎㅎ

카이레님, 답을 달아보아요, 재밌잖아요. 헤헤.
다락방님, 없었어요? 그래도 마지막 그건 괜찮지 않았어요? ㅎㅎ

네꼬 2010-03-3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태그 OTL.

치니 2010-03-30 12:57   좋아요 0 | URL
저도 참, 징한 인간이죠 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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