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까닥 캠프 소원어린이책 11
김점선 지음, 국민지 그림 / 소원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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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를 보는 듯 주인공 '미루'는 엄마의 소원이면서 자신의 습관을 고치기 위한 여정을 향해 재까닥 캠프에 입소합니다. 클레이로 만든 인형이긴 하지만 사자와 생쥐와 기린을 만납니다. 촉촉한 물기가 있어야 클레이 반죽도 자연스럽게 됩니다. 물기가 사라지고 버석버석해지면 오색찬란한 클레이도 주무를수록 가루가 됩니다. 재까닥 캠프에 입소한 미루는 재까닥 열차를 타야 목적지까지 도달합니다. 가루로 변해버린 동물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서 미루는 미루는 습관을 고쳐야합니다. 엄마의 잔소리로도 고칠 수 없었던 미루의 미루는 습관은 재까닥 캠프에 다녀와서 완전히 달라집니다. 습관이 바뀝니다. 

 

미루는 습관은 어린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죠. 미루는 습관은 어른들에게도 있습니다. 제게도 부끄러운 습관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화장실 세면대에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머리카락 등이 엉켜 물이 나가는 구멍을 막아버린 경우입니다. 그럴때면 얼른 번거롭지만 나사를 풀어 세면대 물여닫이 부분을 분해해서 엉킨 이물질을 싹 씻겨 내려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 힘들지만 조립해서 원상태로 복구해 놓아야 합니다. 그러면 당분간은 물이 쏵쏵 금방 내려갑니다. 꼬르르 시원하게 물 내려가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마저 상쾌해집니다. 반면 천천히 물이 세월아 내월아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 속이 답답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이런 광경을 목격하면서 바로 해체해서 조립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출근한다는 핑계로 저녁 이 시각까지 미루고 있습니다. 미루가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미루만 나무랄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름 휴가 기간을 이용해서 나름 학기 중에 해야 할 일을 하려고 애씁니다. 올해 홀수년도 해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건강검진 대상자입니다. 이때 하지 않고 미루다 보면 연말에 가서 사람들이 많이 몰릴 때 하게 됩니다. 더운 여름이지만 고민끝에 예약하고 삼일간 음식 조절을 하고 전날 수면 대장 내시경과 위 내시경을 위해 대장을 완전히 비워내는 고통스러운 약을 섭취하면서 밤새 화장실을 이십번을 다녀온 것 같습니다. 만 하루가 안 되는 시간인데도 정말 시간 시간이 고통스러웠습니다. 고통의 순간을 참지 않으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없었기에 참고 참으면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검사 후 병원을 나오는데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아, 이제 2년 뒤에 건강검진 받으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에 재까닥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몇 배 시간이 소요되면서 병원에도 자주 가야합니다. '재까닥'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말입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제가 어렸을때만 하더라도 방학 끄트머리 쯤되면 방학 숙제를 벼락치기로 하는 못된 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했던 때가 있습니다. 긴긴 방학 기간에는 숙제는 싹 잊어먹고 꼭 개학 전날 못다한 숙제 하느라 밤샜던 기억들이 납니다. 재까닥 숙제를 미루지 말고 해 놓았다면 이러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 독서 목표치를 100권에도 어느새 150권으로, 조금 욕심부리면 200권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8월달이니 반환점을 돌고 하반기로 향하고 있으니 최소한 1년 독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때쯤이면 최소 100권은 넘겨야 합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저만의 약속이니만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까닥 캠프>를 읽고 서평을 쓰면 2021년 168권째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졸린 눈을 부비며 모니터를 켜고 글을 쓴 노력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제 자신에게 아낌없이 칭찬합니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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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팔도 지리 자랑
조지욱 지음, 염예슬 그림 / 사계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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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찾고 싶은 지역이 있을 때 언제든지 접속해서 검색하면 알고자했던 정보를 짧은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다. 위성에서 찍은 선명한 사진으로 직접 가보지 않은 지역도 생생하게 현장을 목격하듯 안방에서 볼 수 있는 시대다. 자동차로 운전하면서 길찾기도 네비게이션이 실시간 교통량을 체크해 정체 구간을 안내해 주고 있고 찾고자 하는 건물 이름만 입력하면 누구든지 문 앞까지 안내 받을 수 있다. 참 편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예전에 소중하게 간직했던 책들이 사장되어버렸다. 안내지도는 더 이상 손에 쥐지 않아도 된다.

 

학창 시절 심심할 때 즐겨 보던 책이 있다. 일명 사회과부도라는 책이다. 사회 교과 별책으로 나눠 주던 책이다. 종이질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칼라로 인쇄되어 교과 공부를 넘어 여행 길라잡이로도 사용할 수 있었다. 사회과부도를 통해 왠만한 지리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각 나라의 수도를 외우는 일도 재미나게 했던 기억이 난다. 국가별 면적을 비교하거나 인구수를 기록해 놓은 깨알같은 도표를 보면서도 즐겁게 나름대로 분석했던 추억이 있다. 대한민국 지역을 확대해 놓은 지도들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외에 다른 지역에 관심을 갖게 했고 여행이라는 개념이 없었을때에는 나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지역의 특산물과 명소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던 도구가 사회과부도였다. 

 

<전국팔도지리자랑>을 펼치면서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현대판 사회과부도였다. '북쪽 지방을 자랑합니다!', '남쪽 지방을 자랑합니다!'라는 두 개의 코드를 만들어 각각 여행 지도처럼 소개하고 있다. 차례에 나열되어 있는 소제목만 보더라도 특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저자의 의도적인 배열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비교적 관심 지역이 아니었던 북쪽 지방을 앞부분에 배치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건너뛸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뒷부분에 배치해 놓았다면 배꼼 쳐다만 보고 책장을 덮는 독자들이 많지 않았나 싶다. 

 

지리에 관한 정보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으로 채워지고 변화되고 있다. 인구수, 관광명소, 특산물, 지역 특색도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가변적인 요소임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강원도를 설명해 놓은 부분을 보면 이렇다. '한반도 등줄기 강원도'로 시작한다. 영동과 영서의 기후 차이, 고랭지 농업과 목축업, 통일 전망대, 강원도 축제 등의 설명이 있고 커다란 강원도 지도 안에 각 지역의 관광 명소가 아담한 크기의 그림으로 자리잡고 있다. 강릉으로 거리를 좁혀 보면 강릉단오제와 경포호가 그려져 있다. 동해는 묵호항, 삼척은 대이리동굴지대가 그려져 있다. 대이리동굴지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석회 동굴 지대를 일컬는 말인 것 같다. 삼척 지역 일대에 석회 동굴이 많아 건물을 지을 때 특히 사전 조사를 꼼꼼히 해야 한다고 한다. 지대 아래로 석회 동굴이 있으면 큰일이니까. 

 

전국팔도에 펼쳐져 있는 지리들을 간단하지만 핵심을 놓치지 않고 눈여겨 볼 수 있는 책이라 자녀들에게 지리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으로 읽어봄직하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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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키워주는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
박재찬(달리쌤) 지음, 김영주 그림 / 테크빌교육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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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이다. 스마트폰에 길들여져 있는 초등 학생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한 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써 보게 할까 하는 심정으로 학급에서 실천한 자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차곡차곡 주어진 주제에 따라 글쓰기를 실천한 학생들이 이 신비한 글쓰기 노트의 효능을 책 앞부분에 자신의 말로 적어 놓았다. 이 책을 홍보하는 글인 셈이다. 학생들의 책 소개 글을 읽어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학생들이 스스로 글쓰기의 효과를 터득하니 누가 잔소리를 하지 않더라도 친구들에게 적극 알리고 싶어 하는구나!" 였다. 맞다. 어른들이 또는 선생님들이 글 쓰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이 글 한 번 써보라고 얘기하는 게 훨씬 효과 만점 인 것 같다. 그런면에서 <자존감을 키워주는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는 실천을 보장해 주는 책임에 틀림이 없다.

 

초등 글쓰기는 복잡하지 말아야 한다.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글쓰기를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이 써야 할 내용이 많거나 자신의 생활과 동떨어진 주제로 글을 쓰라고 한다면 더더욱 형식적인 글쓰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를 과제로 여긴다면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그림에 떡이다. 반면 '한 번 써 볼까', '어! 재밌겠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라면 한 번 쯤 쓸쩍 권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에서는 담임 교사의 의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글쓰기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호기심을 끄는 주제로 질문거리를 하나하나 던지는 형식으로 주어진 노트이다보니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충분히 한 쪽을 써 볼 용기를 가져보지 않을까 싶다. 가정에서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책을 펴 보면 알겠지만 학생들이 한 번 쯤 써 볼 만한 주제들로 가득차 있다. 가령 예를 들면 이와 같다. 

 

"내 짝이 하루에 20번씩 나에게 멋있다! 라는 말을 해야만 하는 마법에 걸렸습니다. 마법에 걸린 짝과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호기심과 상상력을 끌어내는 질문이다. 책 제목처럼 '자존감을 키워주는' 글쓰기를 지향하고 있다. 자존감은 일단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주변의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연히 자신감이 떨어지고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있다. 관계를 거부하고 점점 더 가상 현실이나 게임 세계로 대리 만족을 하게 될 것이다. 글쓰기의 목적은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함이다. 자신의 생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글쓰기는 자존감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잘못한 부분에 대한 반성도 글쓰기로 표현되어진다면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쓰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전혀 시도해 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권해 줄 수 있는 글쓰기 책을 한 번 권해 보시라. 강압적으로 과제 내 주듯이 할 필요는 없겠다. 100일 정도의 글쓰기 과정이다. 세 달 정도 꾸준히 글을 쓰다보면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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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박! 춤추는 변기 저학년 씨알문고 2
박현숙 지음, 박규빈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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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사람이나 동물이 먹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난 뒤 항문을 통해 몸밖으로 내보내는 찌꺼기라고 한국어사전(다음)에 나와 있습니다. 한자로 '변'이라고 하죠. 똥 보다는 어감 상 부드럽게 들립니다. 아뭏든 '똥'이든 '변'이든 우리의 입으로 들어간 음식물이 우리의 신체 기관을 통해 나오는 것 뿐인데 썩 기분좋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도 냄새 또는 생김새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을 애정을 담아 귀엽게 부를 때 '똥강아지'라는 말을 씁니다. 할머니가 손주를 부를 때 흔히 쓰이지요. 그래도 좋은 느낌보다는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똥장군, 똥지게, 똥바가지, 개똥처럼. 새 중에서 텃새는 아니지만 아주 친숙한 새인 개똥지빠귀도 있습니다. 정확한 명명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종류라서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가장 터부시하는 낱말인 똥을 이야기 소재로 많이 활용합니다. 박현숙 작가도 똥을 소재로 <오대박! 춤추는 변기>를 쓸 구상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 속 주인공은 지독한 변비 때문에 고생하며 천덕꾸러기 취급 당했지만 똥 때문에 일약 스타가 됩니다. 똥을 소재로 기가막힌 발명품을 만들었거든요. 변비 때문에 고생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생활 밀착형 발명품을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희 가정에서도 똥에 관련된 사연이 참 많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의 얘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1학년 때 입니다. 반 친구들이 다 보는 교실에서 의자에 앉은 체로 그만 똥을 싸 버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때 수업 시간이었나 봅니다. 손 들고 화장실에 다녀오면 되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나봅니다. 순식간에 똥을 팬티에 넣어 버렸습니다. 제 딴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들키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똥이라는게 냄새가 보통이 아니지 않잖습니까? 냄새 때문에 그만 들통 나 버립니다. 당장 교실 밖으로 쫒겨 났습니다. 그리고 뒤처리를 하지도 않은 체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바지 사이로 똥이 다 새어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40년도 넘은 세월인데 말이죠. 

 

두 번째 똥과 관련된 충격적인 사건이 제게 일어납니다. 똥을 누다가 그만 똥통에 빠져 버렸씁니다. 옛날 화장실은 지금과 전혀 다른 푸세식 화장실이었습니다. 땅 속에서 큰 고무 함지박 같은 것을 묻고 그 위에 널판지 두개를 올려 놓은 것이 옛날 저희 집 화장실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널판지에 잘못 발을 올려 놓았다가 똥통에 빠진 것입니다. 비명 소리에 어른들이 달려와 구출해 줬기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이미 저 세상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세 번째도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저는 방구를 자주 뀝니다. 어떨 땐 방구를 뀌다보면 약간의 똥이 튀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찝찝한 느낌이 오래 갑니다. 똥과 관련된 경험으로 글을 쓰다보니 저도 금새 작가가 된 기분입니다. 저희 집 자녀 중에 한 명은 정말 놀라운 일이지만 똥의 굵기가 어른인 저의 두 배만합니다. 늘 화장실 물을 내릴 때면 변기가 막히는 일이 생깁니다. 변기를 뚥는 기구를 활용해서 몇 번 뚫어 보았지만 정말 힘든 일입니다. 얼굴에 땀이 범벅이고 뚫는 과정 속에 똥물이 튀기도 합니다. 아내가 참다 못해 팔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굵은 똥을 토막 토막 냅니다. 그리고 물을 내렸더니 귀신같이 쏙 내려갑니다. 그래서 매번 우리 집에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처음에는 비위가 상했는데 자꾸 하다보니 익숙합니다. 아마도 자녀 똥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남의 똥이라면 감히 엄두도 못 내겠죠? ^^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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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문재갑 지음, 최승협 그림 / 아롬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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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2학기부터 사회 교과 시간에 역사가 등장한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당연히 전쟁사다. 누가 가장 힘이 센지 학생 관계에서도 최고의 관심사인 것 처럼 나라끼리 싸우는 전쟁 이야기는 역사에 있어서 최고의 관심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학생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부분은 역사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인류의 시작부터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다. 그렇다보니 호기심이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하품부터 하는 학생들도 발견된다. 삼국시대의 나라별로 진행되는 다양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장면을 대할 때부터 이야기 꽃이 하나 둘 씩 피어난다. 차라리 학생들에게도 시간의 순서보다 주제별로 역사를 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교과서 구성을 심사숙고해서 만들었겠지만 말이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는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를 다룬다.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작년부터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병은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 왔다. 고구려와 중국 수나라와의 전쟁에 있어서도 감염병은 결정적인 승패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수나라 군대는 장마와 폭풍, 그리고 전염병과 식량 부족 때문에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어" (17쪽) 100만 대군을 징잡한 수나라 군대의 진영은 요즘 말로 풀이하자면 '밀집도'가 빽빽했을 것이고 전염병으로 순식간에 병력의 손실로 나타났을 것이다. 전염병은 고구려의 편이었다!

 

고구려와 당나라의 한 판 승부. 고구려는 유일무이한 제국이었다. 중국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연이어 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위용을 거뜬히 지켜낼 수 있으니 말이다.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알 슈는 없지만, 당나라 병사들은 분명 흙산을 영성하게 쌓았을 테고, 그것이 산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 (47쪽) 당나라는 안시성을 점령하기 위해 흙산을 쌓을 정도로 집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는 고구려의 편이었던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비' 였다. 이렇게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화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날씨도 따라주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안시성 전투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사건이 있으니 바로 양만춘 장군의 활 솜씨다. "당 태종은 그 전쟁에서 안시성 성주 양만춘 장군이 쏜 화살에 맞아 한쪽 눈을 잃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어" (49쪽) 올림픽 양궁으로 실력이 검증된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량이 하루아침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1쪽에 장보고도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신라가 통일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이런 유형의 질문들을 많이 한다.

 

"당나라가 왜 약소국 신라와 연합하려고 했을까요?" (56쪽)

"잘 나가던 백제가 멸망한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요?"(63쪽)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가 바로 답해 주는 것보다 사슬처럼 얽혀 있었던 당시의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역사는 정답을 찾아가는 학문이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고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갔었을지 예상해 보는 학문이다. 따라서 삼국시대와 남북국 시대는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들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왜 고구려는 내부적으로 분열되었는지, 신라는 왜 고구려의 영토를 강건너 불 보듯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 발해가 갑자기 멸망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학생들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발해는 우리의 역사이지만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이 만만치 않았다. 발해사 연구는 조선 후기 유득공에 의해 시작되었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발해는 다민족 국가였다. 국가의 지도자는 통합의 리더십이 강조된다. 세계화 시대, 다민족 시대를 열어갈 앞으로 대한민국은 다민족을 통합하여 해동성국의 시대를 열어갔던 발해로부터 충분히 교훈을 얻어야 한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해 발해가 어이없이 무너졌던 것을 보면 국가의 미래란 결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당시 국제 정세를 학생들의 말로 풀어보면 어떨까 싶다. 

 

반면 발해와 대비되는 신라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특히 귀족들의 흥청망청한 생활이 국가 쇄락의 원인이라니 후회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불교의 사상 중 윤회 사상은 국민을 통합하는 가치관이 되기도 하지만 기득권 세력들의 자기 합리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안락한 삶은 과거의 삶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하며 당신네들도 현재의 삶을 불평할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실에 안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라고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종교가 있는 자들의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할 때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19 감염병에 노출된 청해부대 이야기가 국민들을 분노케 한 적이 있다. '청해' 부대의 이름은 어디에서 따 왔을까? 생각해 보니 장보고가 완도에 설치한 '청해진'에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싶다. 학생들과 이런 얘기도 함께 해 보면 역사란 결코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021년부터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 방식'을 번호를 붙이는 방식에서 국보, 보물 등으로 단순화 시킨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지정번호가 문화재를 서열화하는 사회적 인식을 불러 오기 때문이며 문화재에 번호를 붙인 자체가 일제강점기 때 이루어진 것이기에 전면 개선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교과서나 안내판에 지정번호 사용을 중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출판될 역사 관련 책에도 문화재 표기 방법을 변경해야 할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 175쪽에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현재 국보 126-6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국보 126-6호 에서 그냥 국보로 수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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