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필수 자신 있게 따라 쓰기
좋은친구 편집부 지음, 황명석 그림 / 좋은친구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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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바른 글씨 예찬론

 

나는 지금 현직 교감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일이다. 강원도 산골 학교에서 5학년과 6학년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던 시절이다. 일명 복식학급 담임교사였다. 학교 전교생 수가 30명 남짓했다. 교사는 딱 3명. 5학년과 6학년을 모두 모아 봤자 10명이 안 됐다. 학기 초 의욕적으로 담임교사인 내가 직접 학습지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3월부터 12월까지 우리 반 아이들을 위해 나만의 학습지를 손수 제작했다. 그 학습지에는 <초등 필수 자신있게 따라쓰기> 처럼 바른 글씨체를 위해 따라 쓰기란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따라 쓸 글자들은 학교 이름, 학교의 교목, 마을 이름 등 학생들과 친숙한 이름들을 따라 쓰도록 구성했다. 수학적 창의적을 길러 주기 위한 코너, 영어, 재미난 퍼즐 등 다양하게 학습지 한 쪽 지면을 빼곡히 채워 아침 활동거리로 내 주었다.

 

아이들 중에 특별하게 아직도 기억나는 학생이 있다. 당시 6학년 이었던 김*민, 고*현 학생이다.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 이유는 정말 글씨체가 똑발랐다. 격자 정사각형 칸에 글자 한 자 한 자를 또박또박 써 냈다. 1년 내내 말이다. 뭉툭한 연필을 손에 꼭 쥐고 힘껏 눌러 쓴 흔적이 학습지에 고스란히 남았다. 약간 비뚤어진 글씨는 지우개로 지워 다시 고쳐 쓴 흔적까지 남길 정도로 정성껏 글씨를 썼던 학생들이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분명 자신의 주어진 역할들을 성실하게 감당하며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에 비해 오늘날 학생들은 어떨까? 아이패드, 키보드, 스마트폰 등 IT 도구의 발달로 글씨를 쓸 기회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금의 아이들을 가리켜 '포노사피엔스'라고도 하지 않나. 정말 직접 손 글씨를 써 보낼 기회가 많지 않다. 가정에서는 물론이거니와 학교에서도 글 쓸 기회가 많지 않다. 대부분 교실 안에 있는 커다란 TV화면에 의지하여 학습 활동을 한다. 고작 종이에 쓸 일이 있다면 자신의 생각 몇 자 적는 일 밖에는 기록하는 활동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상급학교로 진학하더라도 글씨 모양이 나아지지 않는다. 손에 필기도구를 쥐어본 적이 없으니 자신의 이름 석 자 쓰는 것도 지렁이 기어가듯이 흘려 쓸 뿐이다. 학생들만 그럴까? 아니다. 학교에 있어보면 성인이 된 교직원도 매 한가지다. 가끔 서명부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쓴 것을 보면 어른 글씨체라기보다는 초등학생 글씨체처럼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연 글씨를 바르게 쓰는 것이 필요할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대신 해 주고,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말로 명령을 내리는데 과연 글씨를 쓸 필요가 있을까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요한 것을 결정하고 서명을 할 때, 직접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들을 종이에 써야 할 일들은 시대가 변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에 정갈한 글씨체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그것이 결국 다른 사람들과 구별된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바른 글씨체는 바른 자세에서 시작된다. 힘주어 또박또박 정성껏 시간을 들여 쓰는 행위는 신체적으로 바른 자세를 갖게 만들어준다.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손에 힘을 줄 수 밖에 없다. 손가락 근육을 움직여 주니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준다. 어릴수록 글씨 쓰기를 권장해야 하는 이유가 뇌의 발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바른 글씨체는 자신감을 갖게 해 준다.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제법 자신만의 멋드러진 글씨체를 간직하고 있다. 서명을 할 때에도 나만의 글씨체로 종이에 족적을 남긴다. 젊은 교직원들이 서명지에 씌여진 글씨체를 보고 '글씨가 참 멋있다' 라고 한 마디씩 하곤 한다. 나와 비슷한 세대의 선생님들의 글씨체는 하루이틀만에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오랫동안 써 온 나날들의 흔적들이다. 반면 글씨를 많이 써 본 적이 없는 분들은 글씨가 가벼워 보인다. 


글씨 연습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반복적 훈련이라 생각하고 글씨를 써 보면 노력한 것만큼 글씨의 모양이 잡힌다. <초등 필수 자신있게 따라쓰기>와 같은 교정본을 따라 쓰다보면 어느새 글씨가 바르게 잡혀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 쓰도록 견본으로 나온 글들이 우리말 동시, 이솝 우화에 나온 글들이라 글씨체를 만들어가기도 하지만 어휘와 문장의 이해도를 높이는 능력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맞게 재미난 그림을 보고 따라 쓰도록 구성되어 있다. 어른들 글씨 교정할 때도 사용하면 좋을 듯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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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코 이야기
김민정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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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성노예제에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우리 모두가 다 아는 바와 같이 일본은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까지 각 국의 어린 소녀들과 여자들을 강제로 잡아다가 전쟁터로 보내고 일본군을 위한 성노예로 활용했다. 그 증거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인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와 정반대로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끝까지 사죄하며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독일과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 : 라우 대통령은 "독일의 수도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 했던 훌륭한 신앙인이었고-독일 개신교 장로- "독일의 현자"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미래를 내다보며 약자를 돌보고 참된 화해를 몸소 실천해간 정치가 였다) 는 강자만이 살아남는 무한 경쟁을 추구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고 독일식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철저히 지켜가려 했다. 그런가 하면 2000년 2월 16일에는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독일 대통령 중 처음으로 과거 독일이 유대인에게 저지른 죄악을 진심으로 사죄하여 독일과 이스라엘이 진정으로 화해할 길을 열어 놓았다"(번역과 반역의 갈래에서, 233~234쪽)

 

"독일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오늘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게 빌리 브란트 수상이 무릎 꿇고 사죄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왜 모르는지 모르겠어. 아시아 국가들은 점점 더 힘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가 더 큰 문제야" (정글만리1, 411쪽)

 

일본군 성노예로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이 요구하는 것은 이렇다.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이다. 반면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이렇다. 전쟁은 이미 끝났다,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과거에 얽매여 살고 있다, 협상을 통해 사과도 했다, 배상도 다 끝났다, 그런데 왜 한국 정부는 약속을 안 지키는가, 일본 사람들은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식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도 이런 인식의 연장선이다. 요지부동이다. 

 

역사 문제가 곧 외교 문제로 확전되고 국가 간 대립으로 이어지는 모양새가 한일간의 양국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독일이 이스라엘에게 보인 국가적 차원의 사죄, 배상은 좋은 본보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다양한 주장을 펼치며 교과서에 조차 일본군성노예가 자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왜곡하고 있으니 감정이 격화될 수 밖에 없다. 일본군성노예 피해를 입은 용기 있는 할머님들이 없었다면 영원히 잊혀질 뻔한 역사가 되었을 것이다. 1988년에 최초로 김학순 할머니에 의해 폭로가 되면서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난 성노예 피해 사실은 과거에 일어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이야기하기엔 국제 사회가 결코 용인할 수 없을 것이다. 거짓은 거짓을 낳는다. 우리 사회에서도 개인이 거짓으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을 때 결국 거짓이 탄로나게 되고 엄청난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물며 국가가 저지른 범죄라면 국가가 사죄하고 배상하는 것이 순리다. 꽃다운 한 개인의 인생을 처참히 짓밟혀 놓고 지금 와서 없던 것처럼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그 누가 그들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역사를 잊는 국가는 패망한다. 역사를 왜곡하는 국가는 신뢰받지 못한다. 잘못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사죄할 일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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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로드 뷰 별숲 동화 마을 36
전성현 지음, 오승민 그림 / 별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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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는 왜 급식소에서 밥을 먹지 먹지 못하고 급식소 밖 계단에서 밥을 먹을까?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던 태우는 왜 직접 뛰지 않고 구경만 할까?

태우는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볼 때마다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 놓는 이유가 무엇일까?

윤지는 정든 고향을 떠나는 이유가 뭘까? 

 

세 친구는 모두 소라읍에 살았던 친구들이다. 지금은 새로운 학교에 다니고 있다. 정든 집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 중이다. 세 친구 모두 아픔을 지니고 있다. 어떤 아픔일까? 모두 지진이라는 공포스러운 광경을 직접 경험한 친구들이다. 엄마를 잃어 버린 수아, 집 안에 갇혀 있다가 뜨거운 라면 국물에 화상을 입은 태우, 현관문이 열리는 않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갇혀 버려 폐쇄 공포증을 앓고 있는 태우, 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구 공장이 온데간데 없이 무너져 삶의 터전을 몽땅 빼앗겨 버린 윤지. 세 친구 모두 말 못할 아픔을 지닌 친구들이다. 새로 옮겨진 학교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지진 때문에 이주한 아이들이라는 꼬리표, 상대방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자신들이 겪지 않았다는 안도감으로 가볍게 던지는 불편한 위로, 그들이 앓고 있는 보이지 않는 지진에 대한 공포 휴유증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분위기 때문에 세 친구들은 고향을 더욱 그리워한다. 

 

강원도에서도 몇 년 전 큰 산불로 집을 잃고 가족을 잃은 이재민들이 지금까지 임시 거처에서 불편하게 생활하는 모습들이 언론에 공개된 적이 있다. 수해로 피해를 잃은 분들도 금방이라도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으로 살아왔는데 정부의 미온적 대처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소식도 듣게 된다. 언론에서는 천재지변 당시에는 피해를 당한 이들을 취재하며 아픔에 동참해 달라고 방송을 끊임없이 흘려보내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남의 일처럼 여기는 듯 하며 정부의 다양한 보상 대책 방안들도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현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피해를 당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재민들의 고통을 내 일처럼 공감할 수 없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 아픔을 감내해 내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년전 로드뷰>의 세 친구들도 일년 전 자신이 살았던 소라읍을 다시 찾아간다. 일년 전 끔찍하게 경험했던 지진의 현장을 찾아간다. 모두가 외면해 버린 지진의 현장을. 세 친구들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 자신이 다녔던 학교, 학교 운동장에 묻어 두었던 학급 보물상자를 찾아 나선다. 태우는 잃어버린 축구공을 찾는다. 수아는 뜻밖에 선물인 고양이 까망이와 재회한다. 까망이는 유일하게 수아 엄마가 담장에 깔린 체 누워 있는 것을 끝까지 곁에서 지킨 장본인이다. 윤지는 소중하게 자신이 쓴 편지를 찾아낸다. 폐허가 된 곳에서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현장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로드뷰' 사진 때문이다. 로드뷰는 일년 전 자신이 살던 마을의 골목골목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태우가 학교에서 화장실 문을 열어 놓고 볼 일을 보는 모습은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태우의 지진 휴유증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아는 엄마의 부재를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엄마 없는 애라고 놀림 받을까봐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학교 안에서 우리가 알 지 못하는 다양한 아픔을 지닌 아이들이 있다. 며칠 전 한 교실에 수업을 하러 들어갔다. 맨 앞에 친구들 보다 키가 작은 아이가 앉아 있다. 수업에 통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색종이 접기 시간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비행기를 접더니 나에게 날린다. 색종이로 집게 모양의 종이를 접더니 내 팔을 꼬집 듯 접근해 온다. 그 아이의 반응에 리액션을 크게 해 주었더니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반응을 내게 보인다. 좁은 교실 안이지만 짧은 시간을 내어 술래잡기도 했더니 나를 종종 쫓아온다. 그리고 뭔가 내게 이야기를 하고 연필을 가져와 내 이름을 적어 달란다. 공부하자고 할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 풀 죽어 있던 아이가 놀이 시간에는 꽤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 아이는 전에도 학교 교문 앞에서 등교할 때 본 적이 있다. 엄마랑 손을 붙잡고 매일 등교하는 아이다. 등교할 때도 기운 없이 걸어오던 모습이 생각나다. 교실에서 몇 번 만나면서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아픔이 무엇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이의 삶을 들어보지 않고서는 아이가 보인 행동의 원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이의 삶을 들여다 보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다. 코로나 시기에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결국 교실 안에서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방법 밖에 없다. 말 문을 닫아 버리고 입을 떼지 않는 아이라면 입을 떼는 뭔가의 접촉점이 있을 때 그 순간을 기억해 두었다가 그 아이에 맞게 다가서야 한다. 교실 안에 담임 선생님들이 힘과 에너지를 뺏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교 밖 사람들은 꼬맹이 얘들 가르치는 것이 뭐가 어렵냐고 하는데 모르는 소리다.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들 모셔다가 교실 안에서 일주일 정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시라고 한다면 모두 두발 두손 다 들며 차라리 일하는 게 낫다라고 할 것이다. 그만큼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생활하는 일은 엄청난 힘이 드는 일이다. 아이들이 눈높이에서 하나하나 맞춰가야하니까 말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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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 동물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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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 보도못한 지구상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멸종위기 동물부터 시작해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이색적인 장점들을 읽노라면 대부분의 내용이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동물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구나라는 느낌이 대번 든다. 어린아이들이 즐겨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눈으로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300가지 동물들의 이야기를 금새 다 읽게 된다. 어제 초등학생인 막내에게 책을 건넸더니 침대에 엎드려 책 장을 펴기 시작하자마자 아빠인 나를 부른다. 그것도 작은 목소리가 아니라 큰 목소리로 말이다. 

 

"아빠, 여기 좀 와 봐. 정말 신기하다" 

 

하던 일을 멈추고 엎드려 있는 아들 방에 갔더니 새로운 동물 이야기를 아빠에게 얘기해 주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모습이다. 아들이 설명해 주는 동물 이야기를 듣고 나갔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부른다. 새로운 동물 이야기가 있다며. 생소한 동물 이름이 나오면 뭐냐고 계속 물어댄다. 동물 이름이 책에 나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진을 보며 생김새 어떻다며 왜 이렇게 생겼나며 웃긴 표정으로 손가락을 가리킨다. 동물이 그려진 도감 책들을 어렸을 적에 전집으로 사서 함께 읽어 주었던 적이 있다. 그때도 역시나 동물 사진에 몰입을 잘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동물 책은 아이들에게 있어 실패할 확률이 없다. 누구든지 동물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아이들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룡소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사전>은 현재까지 4권을 펴낸 상태다. 동물, 공룡 우리 몸, 엽기 상식. 아이들의 호기심을 당기기에 충분한 주제거리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들도 이 정도 반응인데 아마도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반응은 안 봐도 뻔하다. 다만, 곁에서 함께 맞장구를 쳐줄 부모의 역할이 크다. 책만 던져줄 것이 아니라 함께 반응해 주고 이야기해 주며 상상의 나래로 함께 들어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면 책에서 얻는 효과는 배가가 될 것이다. 책장이 너덜 너덜해질 정도로 읽혀질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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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 궁금해! - 세상을 뒤흔든 세계로 한 발짝
박동석 지음, 우지현 그림 / 봄볕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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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중에는 정치 혁명, 종교 혁명 외에도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정보 혁명 등 다양한 혁명들이 있다. 그 중에 세상을 뒤흔든 혁명 중에 정치, 종교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최근 아프간 탈레반 무장 세력의 재집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입장에 따라 다르다. 한 쪽에는 '사태' 로 보고, 또 한 쪽에는 '혁명'으로 본다. 탈레반 무장 세력을 우려하는 서방 국가에서는 당연히 '사태'로 볼 것이고, 탈레반 입장에는 '혁명'으로 주장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이와 같이 사례들이 있었다. 동학(민)란, 동학농민운동, 동학농민혁명 등 동일한 사건을 부르는 이름들이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지배자의 시각을 많이 반영한 쪽에서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의미에서 '란'으로 명명했다. 민주주의 시대로 변화되면서 약간 순화하면서 사회에 변화를 촉진했다는 의미에서 '운동'으로 불리웠고, 지금은 사회를 변혁시켰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혁명'으로 부른다. 촛불혁명도 유사하다. 이처럼 혁명은 입장 차에 따라 달리 불려졌다. 

 

<세상을 뒤흔든 혁명이 궁금해>에서는 세계 역사 속에서 대부분이 사람들이 혁명이라고 인정할 만한 사건들을 담아냈다. 동서양 막론하고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변혁을 촉진시켰던 혁명들을 알기 쉽게 읽혀지도록 정리해 놓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세계 역사의 획을 그었던 혁명들을 되짚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 의미를 축소시켰거나 간과했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다룬 혁명에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신분 구조가 철저했고 하늘로부터 왕이 점지되었다는 왕권신수설이 팽배했던 시대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주장을 하며 철옹성과 같은 계급 구조에 대해 반기를 들고, 움직여질 것 같지 않았던 지배 구조를 뒤흔들었던 혁명을 요약한 '왕 중심의 정치를 바꾼 혁명' 에는 청교도 혁명, 명예 혁명, 프랑스 혁명, 신해 혁명, 러시아 혁명이 있다. 여기에는 신해 혁명의 발상지가 특이했다.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에서 시작된 점이다. 후베이성의 우한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된 지역으로 지목된 곳이다. 두 번째 영역인 '종교를 바탕으로 일어난 혁명'에는 기독교 사상과 유사하여 처음에는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얻었지만 내부적으로 변질된 태평천국운동, 동학농민혁명이 소개되어 있다. 세 번째 영역에서는 '외세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혁명'으로 네덜란드 독립 혁명, 미국 독립 혁명, 아이티 혁명, 쿠바 혁명을 소개해 놓았다. 모두 독립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밑바닥 민심들이 움직였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네덜란드는 에스파냐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였고,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아이티는 프랑스로부터, 쿠바는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일궈냈다. 독립을 이끌어냈던 지도자들은 현재도 각국의 국부 또는 존경받는 지도자로 숭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에서는 4.19혁명, 튀니지 혁명, 이집트 혁명을 소개한다.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렸고 튀니지 혁명과 이집트 혁명은 은 무능한 군사정권에 항거했다. 

 

세계의 역사는 혁명의 역사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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