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러지지 않는다 낮은산 너른들 17
탁동철 지음, 김종숙 그림 / 낮은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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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있지 않으면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한국전쟁이 일어난 날이다. 6.25. 

 

민족분단의 단초가 되었던 한국전쟁은 많은 이산가족들을 낳았고 그 흔적들이 오늘날에도 도처에 남아 있다. 특히 <길러지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강원도 속초는 실향민 마을로 유명하다. 시에서 운영하는 실향민 민속촌에 가면 한국 전쟁 후 고향에 찾아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임시로 거주하며 살았던 집의 모양을 그대로 복원하여 전시하고 있다. 모형으로 당시 생활상을 묘사해 놓았는데 잠깐이지만 그들의 고향 잃고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볼 수 있으며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전작 <배추선생과 열네 아이들>, <하느님의 입김>, <달려라 탁샘>에서도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길러지지 않는다>도 장편동화이긴 하지만 책장을 펴고 읽어보면서 대번에 저자의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초시 청호동 일대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기에 이런 동화를 쓸 수 있겠구나 싶었다. 투박스럽지만 정겨운 실향민 사투리를 마치 아바이 마을 어르신을 곁에 두고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할마이', '안카서' 등은 북한 실향민들이 주로 썼던 말투이기에 누구도 흉내내어 쓸 수 없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길러지지 않는다>라는 책 제목에서도 본인의 교육철학을 은근히 드러냈듯이 길러지지 않는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한다. 틀에 짜여진 형식적인 아이들이 아니라 비 오는날 바닥에 누워 빗물을 입 안에 가득 담아내는 천덕꾸러기와 같은 아이들을 키워내고 싶어 하는 교육자다.

 

이웃집 할아버지, 할머니의 오래된 사연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아이들, 길 고양이가 낳은 새끼 고양이의 생명을 지켜 주기 위해 째복(조개)도 캐내어 장에 내다 팔고, 토란이며 나물이며 캐어 고양이 사료값을 벌고자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독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펴 줄 것 같다. 자신에게 늘 잔소리하는 교장 선생님도 알고 보니 실향의 아픔을 지닌 어릴 적 추억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며 미워하는 대상에서 위로해 드려야 하는 대상으로 이해하는 아이들의 놀라운 이해심은 과연 어디에서 나왔을까? 

 

일반적인 지식 교육에서는 공감하는 아이로 키우기가 사실 상 어렵다. 저자가 책의 말미에서도 고백했듯이 '길러지지 않는 아이들' 은 곧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타인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아이는 자신과 동떨어진 시대를 살아왔지만 들은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가며 살아갈 수 있는 아이이며 단언컨대 이 아이들은 21세기 더불어 살아가는 탁월한 인재가 아닐까 싶다. 

 

강원도 속초, 그러니까 3.8도선 윗쪽에 있는 마을에는 점점 잊혀져 가는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헤어진 가족들을 가슴에 묻게 살아가는 슬픔과 애잔함이 담겨 있다. 지금은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지만 그곳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포함한 지역 주민들의 정서에는 그리움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가오는 6.25 한국전쟁일에 길러지지 않는 속초의 아바이 마을 아이들은 과연 그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지낼까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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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9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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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가 미제의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눈여겨 따라가보면, 그의 추리 능력이 어느 정도로 놀라운지 알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사물과 흔적들도 그는 항상 머리속에 저장시켜 놓는다. 사건의 단서로 써 먹기 위해서.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 20권 중 19번 째, 공포의 계곡은 지금까지 홈즈가 다뤘던 여러 가지 범죄들 중에 단연코 으뜸인 끔찍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늘 언제나 그렇듯이 경찰 당국의 수사의 초점은 빗나간다. 결국 해결사는 탐정 홈즈다. 

 

공포의 계곡이라는 별칭이 담긴 복잡 미묘한 사건은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지구 끝까지라도 달려가는 범죄 조직단의 악랄함을 발견할 수 있다. 추리 소설이긴 하지만 범죄 조직들은 자신의 조직을 위해하는 사람들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반드시 복수한다. 범죄 조직단의 손길을 피해 이곳 저곳 해외 곳곳으로 빠져 나가보지만 결국은 그곳까지 따라와 복수를 하고 만다. 

 

주인공은 수년 동안 쫒고 쫓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목숨을 지켜 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숨어든 곳은 영국 근교의 대저택이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영국 국왕들의 피난처로 사용된 곳이기도 하다. 이 저택에는 비밀 공간이 있다. 예전에 국왕들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도 저택 안의 비밀 공간에 은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택의 비밀 공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단, 이 저택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에는 비밀의 공간이 기술되어 있다. 

 

일반 경찰 당국의 수사관들과는 달리 탐정 홈즈가 저택 안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책을 통해 단서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명탐정이 되기 위해서는 타고난 감각도 필요하겠지만 후천적인 노력에 의한 것도 필요한 듯 싶다. 탐정 홈즈의 명쾌한 사건 해결로 주인공은 정당방위로 판정되어 수감 생활을 면할 수 있었지만 더 큰 범죄 조직에 의해 의문사를 당하게 된다. 

 

마지막 셜록 홈즈 시리즈 20권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종결될 지 여지를 남겨두고 19권이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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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8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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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범죄는 점점 지능적이 되어가고 있고, 범인을 찾아내기 위한 기술도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듯 싶다. 

19세기 영국에서 일아날 법한 범죄를 아서 코난 도일이 소설로 꾸며낸 이야기이긴 하지만 충분히 개연성이 높은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책 표지에서도 셜록 홈즈가 어떻게 범인의 행적을 찾아내고 단서를 잡기 위해 추리 능력을 발휘하는지 약간 엿볼 수 있다. 

 

소위 지금으로 말하면 수십조의 자산가가 후손 없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돈을 노리는 사람들의 범죄 행각이 벌어진다. 액자에 나온 사진은 사실 자산가가 자신의 후손들을 그린 인물화다. 자녀가 없는 자산가는 만일 하나 자신이 죽었을 경우 액자에 나온 후손에게 자산을 상속시키겠다는 무언의 유언을 남긴 셈이다. 

 

그러나 나중에 범인으로 잡힌 사람이 바로 액자 속 인물이다. 참 아이러니컬한 것이 액자 속 인물은 자신에게 거대한 유산이 내려올 것을 모른체 자신의 친적뻘인 자산가를 죽이며 혼자서 독차지하려는 음모를 계획하고 범행에 옮긴다. 

 

범인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변장을 하며 주변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만 셜롬 홈즈가 누군가? 그의 추리력을 통해 서서히 범죄 행각이 드러나게 된다.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돈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결국 사람은 돈으로 망하고 돈으로 파멸에 이르게 된다. 돈 때문에 자잘한 싸움이 일어나고 생명을 경시하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라는 부제로 쓰여진 18권 시리즈도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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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7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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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앞에서는 약속도 없다!

범인은 보물을 위해 20년 이상라는 교도소 생활도 이겨낼 수 있었다. 의족을 차고 불편한 몸이지만 교도소 밖을 나가는 순간 보물을 손에 쥘 수 있고 평생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을 포함하여 4명의 사람들이 똑같이 보물을 나누겠다는 서명도 잊는다. 나는 놈 위에 뛰는 놈이 있다는 속담처럼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 버리자 복수의 칼날을 간다. 보물 앞에서는 누구도 뵈는 것이 없나 보다. 돈이라는 속성이 그런가 보다. 가난할 때에는 먹을거리가 있어도 감사하고, 교도소 안에 있을 때에는 출소할 수만 있다면 감사하고 네 사람과 보물을 나눠 가져도 풍족할 것을 혼자 차지하기 위해 머리를 쓰다가 그만 보물은 보물대로 잃어버리고 자신의 삶을 삶대로 다시 풍지박산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범인을 추적해 가는 홈즈의 수사 방법은 늘 놀랍다. 소설이긴 하지만 추리력을 통해 하나하나씩 단서를 풀어가는 그의 능력은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물론 100년 전의 유럽에서 있었던 일들이긴 하지만 사건을 들여다보고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독자들도 탐정의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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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눈물 글라이더 문고 3
서동애 지음, 김유진 그림 / 글라이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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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 미쓰비시가 통째로 사서 탄광사업을 운영했던 곳이 바닷속 탄광이 있던 하시마섬이었다.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리우는양질의 석탄은 지하 1천 미터 아래까지 내려가야지만 캘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모진 곳에 조선인들을 강제로 잡아 와 일을 시켰던 곳이 하시마섬이었고 섬의 모양이 군함처럼 생겼다고 해서 군함도로 불리웠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같이 일본은 노동력을 얻기 위해 조선의 젊은 청년과 심지어 어린 학생들까지 강제로 잡아다가 징용을 시켰다. 어떤 동의로 없이 강제로 말이다. 영문도 없이 끌려와 힘든 일을 매질을 당하면서까지 해야 했던 조선인들은 먹을 거리조차 얻어 먹지 못하고 어두컴컴한 지하 갱도에 내려가 자신의 몸보다도 큰 곡갱이를 들고 석탄 가루를 마시면서 일을 해야 했다. 

 

하루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며 갱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악랄한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 뿐인가. 잠도 바닷물이 스며드는 반 지하방 좁은 칸에 수십명씩 집어 넣고 가축 대하듯이 몰아 넣었다. 많은 조선인들이 견디다 못해 죽거나 탈출하다가 잡혀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검은 눈물>은 저자의 아버지 이야기다. 등장 인물 모두 실존 인물이며 이름도 실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그 고된 중노동이 끝날 수 있었으며 저자의 아버지는 가까스로 부산항 배를 타고 탈출할 수 있었으며 부산에서 고흥 나로도까지 걸어서 고향집에 다다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 강제 징용도 없던 일처럼 깡그리 거짓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조선인들의 땀과 피가 서린 하시마섬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반성은 고사하고 역사의 아픔이 담긴 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자랑할 만한 곳으로 내세우다니.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해서는 안 된다. 일본을 용서하지 못할 것은 없다. 다만 역사를 왜곡하며 반성하지 않는 죄를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군함도의 비극적 역사를 오래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이와 비슷한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기 위함이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처럼 악랄할 수 있음을 알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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