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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 ㅣ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2
문재갑 지음, 최승협 그림 / 아롬주니어 / 2015년 7월
평점 :
초등학교 5학년 2학기부터 사회 교과 시간에 역사가 등장한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당연히 전쟁사다. 누가 가장 힘이 센지 학생 관계에서도 최고의 관심사인 것 처럼 나라끼리 싸우는 전쟁 이야기는 역사에 있어서 최고의 관심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학생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부분은 역사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인류의 시작부터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다. 그렇다보니 호기심이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하품부터 하는 학생들도 발견된다. 삼국시대의 나라별로 진행되는 다양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장면을 대할 때부터 이야기 꽃이 하나 둘 씩 피어난다. 차라리 학생들에게도 시간의 순서보다 주제별로 역사를 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교과서 구성을 심사숙고해서 만들었겠지만 말이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는 통일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를 다룬다.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작년부터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병은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 왔다. 고구려와 중국 수나라와의 전쟁에 있어서도 감염병은 결정적인 승패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수나라 군대는 장마와 폭풍, 그리고 전염병과 식량 부족 때문에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어" (17쪽) 100만 대군을 징잡한 수나라 군대의 진영은 요즘 말로 풀이하자면 '밀집도'가 빽빽했을 것이고 전염병으로 순식간에 병력의 손실로 나타났을 것이다. 전염병은 고구려의 편이었다!
고구려와 당나라의 한 판 승부. 고구려는 유일무이한 제국이었다. 중국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연이어 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위용을 거뜬히 지켜낼 수 있으니 말이다.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알 슈는 없지만, 당나라 병사들은 분명 흙산을 영성하게 쌓았을 테고, 그것이 산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 (47쪽) 당나라는 안시성을 점령하기 위해 흙산을 쌓을 정도로 집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는 고구려의 편이었던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비' 였다. 이렇게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화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날씨도 따라주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안시성 전투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사건이 있으니 바로 양만춘 장군의 활 솜씨다. "당 태종은 그 전쟁에서 안시성 성주 양만춘 장군이 쏜 화살에 맞아 한쪽 눈을 잃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어" (49쪽) 올림픽 양궁으로 실력이 검증된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량이 하루아침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1쪽에 장보고도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신라가 통일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이런 유형의 질문들을 많이 한다.
"당나라가 왜 약소국 신라와 연합하려고 했을까요?" (56쪽)
"잘 나가던 백제가 멸망한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요?"(63쪽)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가 바로 답해 주는 것보다 사슬처럼 얽혀 있었던 당시의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역사는 정답을 찾아가는 학문이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고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갔었을지 예상해 보는 학문이다. 따라서 삼국시대와 남북국 시대는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들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왜 고구려는 내부적으로 분열되었는지, 신라는 왜 고구려의 영토를 강건너 불 보듯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 발해가 갑자기 멸망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학생들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발해는 우리의 역사이지만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이 만만치 않았다. 발해사 연구는 조선 후기 유득공에 의해 시작되었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발해는 다민족 국가였다. 국가의 지도자는 통합의 리더십이 강조된다. 세계화 시대, 다민족 시대를 열어갈 앞으로 대한민국은 다민족을 통합하여 해동성국의 시대를 열어갔던 발해로부터 충분히 교훈을 얻어야 한다. 백두산 화산 폭발로 인해 발해가 어이없이 무너졌던 것을 보면 국가의 미래란 결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당시 국제 정세를 학생들의 말로 풀어보면 어떨까 싶다.
반면 발해와 대비되는 신라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특히 귀족들의 흥청망청한 생활이 국가 쇄락의 원인이라니 후회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불교의 사상 중 윤회 사상은 국민을 통합하는 가치관이 되기도 하지만 기득권 세력들의 자기 합리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안락한 삶은 과거의 삶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하며 당신네들도 현재의 삶을 불평할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실에 안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라고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종교가 있는 자들의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할 때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19 감염병에 노출된 청해부대 이야기가 국민들을 분노케 한 적이 있다. '청해' 부대의 이름은 어디에서 따 왔을까? 생각해 보니 장보고가 완도에 설치한 '청해진'에서 유래되지 않았을까 싶다. 학생들과 이런 얘기도 함께 해 보면 역사란 결코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021년부터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 방식'을 번호를 붙이는 방식에서 국보, 보물 등으로 단순화 시킨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지정번호가 문화재를 서열화하는 사회적 인식을 불러 오기 때문이며 문화재에 번호를 붙인 자체가 일제강점기 때 이루어진 것이기에 전면 개선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교과서나 안내판에 지정번호 사용을 중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출판될 역사 관련 책에도 문화재 표기 방법을 변경해야 할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2> 175쪽에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현재 국보 126-6호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니 국보 126-6호 에서 그냥 국보로 수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