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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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저자가 실제 경험한 사례를 가상의 현자(노인)와의 대담으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단순히 돈의 쓰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조언을 늘어놓는 방식을 지양하고 이야기 속에 독자들이 돈의 본질과 돈을 다루는 능력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메세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부자의 그릇, 돈의 가치를 보는 시선이다! " 

 

돈에 지배를 당하는 사람과 돈을 지배하는 사람의 차이는 돈을 바라보는 시선에 달려 있다.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돈에 지배 당하는 사람의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시야가 닫혀 있다. 돈에 쪼들리다보니 주변을 크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돈에 지배 당하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돈을 두려워한다. 돈은 인생을 결정하는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한데 마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점이다. 빚은 결코 나쁜 게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부채와 금리를 잘만 다루면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고 한다. 부자는 돈을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치감치 알고 있다. 돈은 순환한다. 돈에는 흐름이 있다. 은행이 자본금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돈을 빌려 더 높은 금리로 붙여 대출하는 방식으로 순이익을 얻듯이 돈은 쓰는 방법에 따라 사용 가치가 달라진다. 

 

돈을 지배하는 사람은 돈을 쓸 줄 안다. 나름 규칙에 따라 사용한다. 부자와 빈자를 나누는 능력은 가치를 분별하는 시선에 달려 있다.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면 빚을 내어 쓸 만한 곳에 쓰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부자의 돈 쓰는 법이다. 단, 대출받은 빚을 그릇된 방향으로 잘못 쓰거나 자기 자신을 과신한 체 과욕을 부리는 것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돈은 주의해서 다루지 않으면 인생을 엉망으로 만든다. 인간이 돈 때문에 다루는 실수 중 대부분은 잘못된 타이밍과 선택에서 비롯된다. 저자의 경험이기도 하지만 문어발식 가게 확장과 같은 일을 크게 벌이는 행위,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 순간적인 기분에 휩쓸려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으려는 속성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돈은 신용이자 그 사람의 인격이다. 돈 보다 신용이 우선이고, 돈 보다 인격이 앞선다는 얘기다.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은행에서 대출을 해 주는 것처럼. 그 사람의 인격을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처럼 말이다. 

 

책의 제목인 <부자의 그릇>처럼 인간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1억 밖에 사용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10억을 잘 다룬다는 보장은 없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릇을 넓히는 것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돈을 다뤘던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고, 돈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며, 돈을 교양있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독자들 모두 2021년은 돈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돈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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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웨이즈 데이 원 - 2030년을 제패할 기업의 승자 코드, 언제나 첫날
알렉스 칸트로위츠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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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연 매출액이 국가와 맞먹는 기업이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 알만한 이들은 모두 알고 있는 기업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애플, 마이크로스프트사.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기보다 세계를 대표하는 덩치 큰 기업이다. 이 기업의 공통점은 온라인 기반 즉 웹고 앱을 기반으로 무서울 정도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 앞으로 미래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이다. 과거에는 기업의 흥망성쇄 주기가 50여년이었다면 이제는 10여년 주기로 흥하던 기업도 쇠하고, 보잘 것 없던 스타트업 기업이 매머드급 기업으로 성장한다. 현재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기업들도 현실에 안주할 수 없는 이유다. 아마존의 모토이자 세계 선두를 놓치지 않는 기업의 모토라 할 수 있는 Always Day One! 첫날은 승리다! 둘째 날은 죽음이다! 그들이 정상을 지켜가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아마존의 베조스 리더십의 원칙은 '발명'이다. 프리젠테이션 대신 여섯쪽 짜리 친필 메모를 고집하는 이유도 '발명' 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현란한 화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끄적거리는 메모에서 구현된다는 착상을 통해 아마존의 리더들은 새로운 발명을 위해 지금도 최고 회의에서는 메모지를 들고 발표를 한다고 한다. 2만가지 이상의 물품을 취급하기 위해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하는 이유도 남는 시간을 오직 '발명' 에 몰두하라는 메세지다발명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인 셈이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리더십의 원칙은 '피드백' 이다.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 내부의 피드백을 최우선으로 한다. 묻고, 듣고, 배워라! 직원들의 어설픈 아이디어에도 마음을 열어 놓고 있다. 자발적으로 토론을 제안하고, 토론에 참여케 한다. 불편한 진실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판을 하라고 종용한다. 페이스북을 재앙으로부터 구해낸 것도 '피드백' 문화가 살아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구상 가장 협력적인 조직인 구글 모든 업무를 구글 드라이브 안에서 처리한다. 브라우저 크롬, 음성 지원 서비스, 모바일 운영 안드로이드 검색 등은 조직 내 모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문화였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최고 리더조차도 한 발 물러서서 집단지성을 발휘하도록 하였으며, 지시를 내리기보다 상향식 혁신을 추구한다. 구글이 앞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것도 협력적인 문화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과 달리 애플과 마이크로스프트는 약간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고 스티븐 잡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로 디자인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여긴다.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 사업이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술보다는 디자인을 우선으로 여기는 기업 문화 때문에. 과거 애플을 성장하게 했던 보안과 하향식 계획 수립이 장애가 될 수 있음을 충고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프트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CEO가 교체 되었지만 과거 CEO는 관료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윈도우에 집착하며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방해 받았다. 창조성을 죽이는 위계질서가 팽배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바뀐 지금은 옛 영화를 다시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위에서 5개의 기업의 장단점을 살펴 보았다.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분위기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기업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위계 질서를 타파하고 상향식 혁신과 자유로운 의시결정 구조로 자체적인 필요에 의해서 변화되고 있다. 변화를 거부하다보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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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한민국을 논하다
조재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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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어제와 오늘 하루 차이로 해가 바뀌었을 뿐인데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새로운 해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리라. 매년마다 독서량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숫자를 붙여간다. 2021-001, 2021-002... 처럼. 어제까지 2020-240. 2020년 한 해 240권을 읽었다는 뜻이다. 번호를 꼬박꼬박 붙여가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몇 년 전까지는 한 해 독서 목표는 100여권이었다. 그러다가 속도가 붙다보니 100권을 쉽게 넘어가고 있다. 이제는 좀 무리가 되지만 200권을 기웃거려 본다. 2021년 첫 번째 책을 다 읽었다. 물론 나는 무작위로 책을 읽는 유형이다. 요즘에는 코로나로 인해 공공도서관을 쉽게 가지 못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에 가면 말그대로 순식간에 후닥닥 4~5권을 서가에서 뽑아온다. 출판사에서 종종 보내오는 책들을 이유식 받아먹듯 닥치는 대로 읽어간다. 내 취향인 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책도 있다. 나름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 그럼, 이제 2021년 처음으로 읽은 책을 소개해 볼까한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논하다>는 한국경제신문 기자 조재길님이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들 중에서 약간 우려시되는 부분을 다루고 있다. 정치 성향을 떠나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경제 정책들의 장단점을 따져보는 일은 무척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사실 우리 생활 속에서 정치가 아닌 것이 없고 경제가 아닌 것이 없다. 작은 것을 결정하는 일도 정치며 생산하고 소비하는 일들 모두 경제다. 다만, 이 책에서는 거시적인 경제 정책들을 다루고 있기에 나처럼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이로써는 경제 정책들이 낯설고 생소하다. 용어 자체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 많다. 그러나 대한민국 전체로 보았을 때 이득이 되는 것과 손해가 되는 것은 결국 우리 개인 생활과 직결되고 앞으로의 삶에도 관련성이 많기에 전문가의 해석들을 듣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논하다>에서 크게 현 정부에서 추진되는 정책 중에서 크게 4가지 영역에서 우려되는 부분들을 논하고 있다. 기업과 고용면, 경기와 정책면, 에너지와 환경면, 국제와 무역면이다. 각각의 면면에서 공통점으로 제기되는 부분은,

 

첫째, 정권을 잡은 정부가 다음 선거를 겨냥한 체 사람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을 국가의 미래보다 우선으로 둔다는 점이다.

 

둘째, 정권은 5년 단위로 바뀌는데 비하여 경제 분야는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정책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인데 이것을 간과한 체 정치적인 논리로 단기간 안에 결정을 지으려는 우를 범한다는 점이다. 

 

셋째, 국민의 세금을 마치 자신의 쌈짓돈처럼 사용한다는 점이며 경제 정책을 펼치다보면 누구든 실수가 있는 법인데 그 실수조차도 덮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넷째, 한 나라의 경제는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는 관계여서 감정보다 이성이 앞서야 하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고도의 전략을 수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땜방식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밝히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중 크게 우려시 되는 부분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흑자를 내던 공기업들이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한 해 수천억에서 수조 원의 이익을 내던 공기업들이 탈원전 등 대통령 공약에 보조를 맞추려다 줄줄이 적자를 돌아선 게 대표적 예다.(22쪽)

수천억 적자 내도 신규 채용을 늘릴수록,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사회적 가치와 같은 모호한 비계량 항목으로 기업을 평가한 다는 점이다.(25쪽) 

저자의 쓴 소리는 이렇다. 공기업은 사회단체가 아니다!

 

집권당의 쌈짓돈으로 전락한 전략산업기금, 전략산업기금이란 전력 산업의 기반 조성 및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매달 국민, 기업이 납부하는 전기 요금에서 3.7퍼센트씩 떼어 별도로 적립하는 돈이다.(46쪽) 그런데 그 돈들을 민생을 챙기기보다 한전공대를 설립하는데  1조 가량 활용하겠다는 방안이 검토중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손꼽히는 베네수엘라의 정치 경제상황은 우리에게 시사바가 크다고 한다. 반미 좌파 포퓰리즘의 대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적통을 이어받은 마두로 대통령은 무상 교육 및 복지 확대, 주요 산업 국유화 등 전형적인 좌파 정책을 강화하면서 GDP가 반토막나고 결국 한 해 수백만 명이 생존을 위해 고국을 등진다고 한다. 정치의 실패가 경제를 얼마나 극단적으로 망쳐 놓을 수 있는지 예를 들고 있다. 

 

한국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게 첫 번째 원인이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기업이 적다는 것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공무원과 공기업 일자리를 늘리고 있지만, 이들을 먹여 살려야 할 국민 부담만 늘릴 뿐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검찰의 경북 월성 1호기 핵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에 탈원전이란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었다는 조사로 기사가 나간 적이 있다.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탈원전하는 과정이 성급한 결정이었느냐 아니면 재생 에너지 구축을 위한 필요한 결정이었느냐다.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급기야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저자는 조목조목 사례를 들어 독자들에게 환기시키고 있다. 앞으로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에너지 안보가 전체적으로 불안해 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전 정권의 자원 개발 실패에 대한 적폐 수사 차원에서 에너지 공기업들의 해외 우량 자산을 닥치는 대로 팔고 있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탈원전을 대체할 만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LNG는 전량 수입해 오는데 단가가 높은 편이며 저수지와 임야를 깍아 태양광을 설치하지만 오히려 환경이 망가지고 있는 점은 눈감아 버린다는 점을 비판한다. 집권당에서는 조금이라도 손해볼 수 있는 집단이 생기면 표가 떨어질 수 있기에 전기료든 통신료든 바우처 개념으로 모두에게 골고루 복지 확대로 접근하면서 생기는 저소득층 및 빈곤층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이야기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8년에만 축구장 3,300개 규모인 2.443만 제곱미터의 숲이 사라졌고, 그 자리를 임야 태양광 발전소가 차지했다.(172쪽)

 

재생 에너지의 그늘을 다룬 부분에서 내가 살고 있는 강릉시 강원테크로파크 수소탱크 폭발사건을 다루고 있다. 수소 경제 활성화로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던 정부의 정책의 일환으로 수소충천소를 대거 설치하던 계획에 먹구름이 끼게 되었다. 그리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 화재 문제도 다루고 있다. 에너지를 별도로 담아두는 설비인 ESS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경제는 갈수록 태산이다. 전문가는 2020년보다 2021년이 더더욱 큰 어려움이 도래한다고 본다. 국제 경제의 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으며 이제는 경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탄식이 도처에서 들려오고 있다고 한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논하다>는 작심하고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잘하고 있는 점은 칭찬하고 응원해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은 어떤 성향의 정부든 냉정하게 비판하여 정책의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일이 국민의 몫인 것 같다. 나와 같이 경제 분야에 문외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러한 책들을 읽고 알아가는 일이며 물론 반대 시각에서 쓴 책도 읽어보며 균형잡힌 관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아뭏든 새해 벽두부터 의도치 않게 무거운 책을 읽게 되어 생각은 깊었지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점은 소기의 성과를 얻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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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속성 - 사람은 어떻게 시장을 만들고 시장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레이 피스먼.티머시 설리번 지음, 김홍식 옮김 / 부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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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간의 교류로 인해 꽤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왔다. 심지어 포로수용소 안에서도 시장은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3일장, 5일장처럼 장터를 중심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약속이라도 한듯이 어낌없이 물건의 교류를 해 왔다. 오늘날에는 시장, 장터라는 개념 말고 '플랫폼' 이라는 용어로 온라인 상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것을 보면 시장은 계속해서 진보하고 있고 시장의 역사 속에서도 흥망성쇠의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앞부분에 잠깐 언급했던 포로수용소 안에서 포로들 간의 자발적인 물건 교류로 시장이 형성되어 사례를 <시장의 속성> 첫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다. '포로수용소의 경제적 조직'이라는 논문을 작성한 래드퍼드는 실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포로로 잡혀가 수용소 생활을 하다가 풀려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포로수용소 안에 형성된 시장은 일반 시장과 유별난 특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노동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거래와 가치 창출이' 진행 되었기 때문이다. 적십자가 보내온 생필품 중 서로의 필요에 의해 물물교환식으로 거래가 진행되었지만 그곳에서도 엄격한 규칙이 존재했다.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담배가 곧 포로수용소 안에서 거래되는 물품의 화폐 기준이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담배 일곱 개비의 가격은 마가린 1회분 배급량 또는 초콜릿 한 토막 반 식으로 교환되었다. 물론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동 상황은 존재했다.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시장의 속성은 위계질서가 엄격한 군대, 수용소 보다 느슨한 분위기의 포로수용소 안에서 시장의 기능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구성원들의 생존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응용되는 사례이다. 

 

시장과 경제학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시장이 형성되면서 경제학이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겨제학은 수학적인 배경을 활용해 더욱 발전해 나갔다. 대부분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수학을 통해 객관적인 분석을 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경제를 논하지 않고서는 세상을 이야기할 수 없듯이 경제학을 뿌리내리게 한 수학이야 말로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전자상거래의 시작은 핵 연구자들이 만들어 낸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웹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1989년이다. 최초의 온라인 소매업자인 찰스 스택은 1992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사람이었다. 아마존보다도 훨씬 빨랐다. 온라인 안에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소위 정보의 비대칭이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애컬로프의 <개살구 모형>을 예로 들면, 중고 자동차 온라인 시장에서 구매자보다 판매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압도적이어서 시장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극단적으로는 구매할 자동차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구매자들이 점점 줄어들면 온라인 자동차 중고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빛 좋은 개살구 몇 개 때문에 자동차 중고 시장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온라인 상에서 판매자는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신호를 보낸다. 100% 환불 보장과 같은 말로 판매 제품을 보증하겠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거래가 성사된다. 마이클 스펜스의 <신호 보내기 모형>은 왜 유수의 증권 기업들이 하버드대 출신의 철학 전공자를 직원으로 채용하는지, 대규모 영리 기업이 왜 자선 기업에 기부금을 쾌척하는지, 폭력조직 집단이 왜 문신을 드러나게 보이는지를 <신호 보내기 모형>으로 설명한다. 명문 대학 학위는 구매자들에게 보내는 신뢰의 신호다. 문신은 범죄 조직 밖에서는 살아갈 수 없으니 일치감치 단념하라는 신호다. 시장의 지속성을 추구하기 위해 기업들은 나름대로 소비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략을 수립한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12세기~13세기 상파뉴 지방에는 거대한 플랫폼이 형성되어 있었다. 일명 박람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되었던 곳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금액이 어느 정도였냐면 상퍄뉴 플랫폼 지도자들은 당시 십자군 전쟁을 지원할 정도의 자금력을 가지고 있었고 기사단을 설립할 정도였다고 한다.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일부터 우아한 취미 생활까지 자본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플랫폼이었다. 이러한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만만치 않았다. 신용은 기본이었고 보이지 않는 법률과 규칙으로 혹여 불공정한 거래가 발생될 경우에는 인근 나라 런던에게 고발장을 제출하여 보상을 받아낼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한 곳이 상퍄뉴 지방의 플랫폼이었다. 안전장치가 되어 있었기에 수 많은 거상들이 모여 들었고 입소문을 타서 흡입력은 점점 갈수록 더해갔다. 상품의 질이 떨어지거나 블랙리스트에 오르내릴 경우에는 생존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러한 룰이 한 번 깨지기 시작하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플랫폼' 의 속성이다. 

 

오늘날 거대한 플랫폼 시장을 두고 쟁탈전이 한창이다. 신용카드 회사간의 플랫폼 전쟁, 비디오 게임 장치, 컨네이너 수송, 택배, 잡지와 신문사업, 웹 검색, 부동산 중개, 보험, 쇼핑몰 등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사라지고 있다. 구매자들을 오랫동안 붙잡아 두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손실만큼 어디에선가는 이익을 뽑아내야 한다. 아마존 같은 경우 일부 유명 상품의 재고를 확보하여 싸게 파는 수법으로 영리를 추구하기도 했다. 시장의 속성 중에 '탐욕' 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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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경제로의 전환 - 유럽 최고 석학 자크 아탈리, 코로나 비극에서 인류를 구하는 담대한 비전과 전망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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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아탈리는 <생명경제로의 전환>의 책 제목처럼 팬데믹 이후 경제는 생존위주의 경제에서 생명위주의 경제로 전환해야 미래가 소망 있음을 강조한다. 서두부터 과거 인류의 역사 속에서 진행된 각종 전염병과 팬데믹의 종류를 열거하면서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주고 있으며 2019년 11월 17일 인구 1,100만의 중국 산업도시이자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에서 처음 나타난 새로운 바이러스인 COVID-19의 여파가 지금껏 나타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후폭풍이 나타날 것으로 각종 데이터를 근거로 예측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 활동으로는 인류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힘들게 창출해 왔던 민주주의라는 제도도 한순간에 쉽게 무너질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류를 괴롭혔던 전염병 중 치사율이 높았던 흑사병(14세기) 35.1%, 유스티니아누스 역병(6세기, 페스트) 29.3%, 스페인 독감(1918)이 3.47%이었던 반면 코로나19(2019)는 2020년 6월 현재 0.0042% 수준이다. 1%도 안되는 미미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휘청하고 있는 이유는 이전과는 달리 전 세계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또 다른 변형의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는 개연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물론 강제적인 격리로 인해 반사이익을 본 산업군도 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화상회의 전문 기업 줌은 속된 말로 대박이 난 경우다. 과거에도 전염병으로 인해 탄탄한 봉건제도가 무너지는 바람에 새로운 엘리트 계급인 상업에 종사하는 부르주아가 탄생되었고 이탈리아 대표적인 가문인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기업 뿐만 개인적으로도 전염병으로 인한 강제적 재택근무가 좀 더 유리하게 적용된 사람들도 있다. <데카메론>을 집필한 조반니 보카치오는 시골에서 격리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글을 쓸 정도였다. 

 

팬데믹 이후 각광받는 산업 지형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약품, 의료장비, 위생, 기초식품, 배달, 물류, 시청ㅇ각 미디어, 온라인 오락, 만남 사이트, 원거리 화상 회의 애플리케이션, 가전제품 수리업, 중고물품을 취급하는 업종은 날개 달린 듯 치솟는 분야들이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매드트로닉, 존슨앤드존슨, GE 헬스케어는 매출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저자가 강조하는 생존경제에서 탈피하여 생명경제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생명 유지에 증폭되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의 방향도 수입의 적지 않은 부분을 건강에 할애해야 할 정도다.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는 5G, 인터넷, 도시 간 고속 이동, 데이터뱅크, 인공지능, 고압에너지, 전기자동차 충전소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도 건강, 교육, 경제, 식품위생, 사회생활, 공공행정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우려 되는 부분은 팬데믹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국가 권력의 독재화가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 차원에서 중앙집권적인 전염병 관리가 이뤄지다보니 개인정보 유출 뿐만 아니라 집회의 자유, 이동의 자유마저 제한되고 전염병 관리부서에게 경찰권과 사법권까지 일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에서는 안 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팬데믹으로 무너져 내린 경제를 조급한 마음으로 다시 일으키겠다는 과욕은 낙관주의적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앞으로의 초점은 경제의 방향을 생태계 보전으로, 생물의 다양성으로, 탄소중립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강조한다. 최초로 인간을 감염시킨 코로나바이러스는 1966년에 발견되었다. 어떤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또 출현할 지 아무도 모른다. 사소한 것처럼 여겨졌던 바이러스 감염이 세계 전체를 위협하는 무서운 결과로 나타난 것을 보건대 팬데믹은 상호의존성을 가르쳐준다. 인류 모두가 이제 좀 더 겸손해져야 하며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전투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개개인별로는 개인 위생 뿐만 아니라 질병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미리 예방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설탕류 섭취는 최소화하며 소식을 생활해 해야 한다. 

 

프랑스의 유럽 최고 석학 자크 아탈리가 주장하는 생명경제로의 전환, 귀를 기울여봄직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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