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경제로의 전환 - 유럽 최고 석학 자크 아탈리, 코로나 비극에서 인류를 구하는 담대한 비전과 전망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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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아탈리는 <생명경제로의 전환>의 책 제목처럼 팬데믹 이후 경제는 생존위주의 경제에서 생명위주의 경제로 전환해야 미래가 소망 있음을 강조한다. 서두부터 과거 인류의 역사 속에서 진행된 각종 전염병과 팬데믹의 종류를 열거하면서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주고 있으며 2019년 11월 17일 인구 1,100만의 중국 산업도시이자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에서 처음 나타난 새로운 바이러스인 COVID-19의 여파가 지금껏 나타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후폭풍이 나타날 것으로 각종 데이터를 근거로 예측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 활동으로는 인류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힘들게 창출해 왔던 민주주의라는 제도도 한순간에 쉽게 무너질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류를 괴롭혔던 전염병 중 치사율이 높았던 흑사병(14세기) 35.1%, 유스티니아누스 역병(6세기, 페스트) 29.3%, 스페인 독감(1918)이 3.47%이었던 반면 코로나19(2019)는 2020년 6월 현재 0.0042% 수준이다. 1%도 안되는 미미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휘청하고 있는 이유는 이전과는 달리 전 세계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또 다른 변형의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는 개연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물론 강제적인 격리로 인해 반사이익을 본 산업군도 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화상회의 전문 기업 줌은 속된 말로 대박이 난 경우다. 과거에도 전염병으로 인해 탄탄한 봉건제도가 무너지는 바람에 새로운 엘리트 계급인 상업에 종사하는 부르주아가 탄생되었고 이탈리아 대표적인 가문인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기업 뿐만 개인적으로도 전염병으로 인한 강제적 재택근무가 좀 더 유리하게 적용된 사람들도 있다. <데카메론>을 집필한 조반니 보카치오는 시골에서 격리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글을 쓸 정도였다. 

 

팬데믹 이후 각광받는 산업 지형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약품, 의료장비, 위생, 기초식품, 배달, 물류, 시청ㅇ각 미디어, 온라인 오락, 만남 사이트, 원거리 화상 회의 애플리케이션, 가전제품 수리업, 중고물품을 취급하는 업종은 날개 달린 듯 치솟는 분야들이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매드트로닉, 존슨앤드존슨, GE 헬스케어는 매출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저자가 강조하는 생존경제에서 탈피하여 생명경제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생명 유지에 증폭되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의 방향도 수입의 적지 않은 부분을 건강에 할애해야 할 정도다.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는 5G, 인터넷, 도시 간 고속 이동, 데이터뱅크, 인공지능, 고압에너지, 전기자동차 충전소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도 건강, 교육, 경제, 식품위생, 사회생활, 공공행정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우려 되는 부분은 팬데믹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국가 권력의 독재화가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 차원에서 중앙집권적인 전염병 관리가 이뤄지다보니 개인정보 유출 뿐만 아니라 집회의 자유, 이동의 자유마저 제한되고 전염병 관리부서에게 경찰권과 사법권까지 일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에서는 안 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팬데믹으로 무너져 내린 경제를 조급한 마음으로 다시 일으키겠다는 과욕은 낙관주의적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앞으로의 초점은 경제의 방향을 생태계 보전으로, 생물의 다양성으로, 탄소중립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강조한다. 최초로 인간을 감염시킨 코로나바이러스는 1966년에 발견되었다. 어떤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또 출현할 지 아무도 모른다. 사소한 것처럼 여겨졌던 바이러스 감염이 세계 전체를 위협하는 무서운 결과로 나타난 것을 보건대 팬데믹은 상호의존성을 가르쳐준다. 인류 모두가 이제 좀 더 겸손해져야 하며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전투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개개인별로는 개인 위생 뿐만 아니라 질병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미리 예방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설탕류 섭취는 최소화하며 소식을 생활해 해야 한다. 

 

프랑스의 유럽 최고 석학 자크 아탈리가 주장하는 생명경제로의 전환, 귀를 기울여봄직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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